💡 美 부도 시나리오, 이번엔 진짜 다르다?

오늘 리멤버에서 준비한 간밤의 미국 증시 브리핑 & 국내 증시 전망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

🇺🇸 美 부도 시나리오, 이번엔 진짜 다르다?

미국이 요즘 격렬한 ‘국가 부도’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미국 정부는 국가 부채가 법정 한도인 31조4000억달러에 도달했습니다(🔗관련 기사). 6월까지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국방·행정 등 정부 재정이 들어가는 모든 사업이 올스톱하게 됩니다.

미국이 부채 한도에 다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7~2022년까지 한도를 총 22번 인상했다는데요. 하지만 이번은 좀 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야당인 공화당이 하원 다수를 점하고 있어 부채 한도를 올릴 의회 승인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은 한도 증액에 반대하며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백악관은 조건 없는 부채 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급하지 않은 예산들 위주로 지출을 중단하며 특별 조치에 돌입했습니다.

6월이 지나면 이론상 미국은 국가 부도에 빠집니다. 다만 현실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달러를 더 찍어내는 방식으로 부채를 갚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이 경우 미국 국채 신뢰도가 하락하는 등 세계 금융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미국 국채 신뢰도? 오히려 오를 수 있어!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정부 부채가 급증한 건 사실입니다. 미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130%에 육박합니다. 그러나 미국 국채 신뢰도가 약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여요. 

1️⃣ 미국 경제는 유럽·일본에 비해 비교적 견실하게 성장하는 양상입니다.

2️⃣ 글로벌 금융 시장과 정세 불안정이 지속 중이라 안전 자산으로서 미국 국채 해외 수요가 여전히 높습니다. 

3️⃣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중인 국면이라 국채 가격이 더 이상 크게 하락할 위험성이 낮습니다.

4️⃣ 공화당이 부채 한도 상향을 견제하는 건 오히려 미국 정치권이 국가 부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국채 신뢰도를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절대 안 일어날 일? 경각심은 필요해요

영국의 브렉시트? 설마 했는데 일어났죠. 경제적 손실을 감안할 때 이성적인 상황에선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고 봤지만, 이민 정책으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경제·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음을 간과한 겁니다.

미국 국가 부도는 너무 파장이 커서 절대 발생하지 않을 거란 인식이 시장 저변에 깔려 있어요. 물론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경각심도 필요합니다. 현재 미국의 정치적 갈등은 의회 난입 사태에서 보았듯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 있습니다. 여야 간 협상이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요.

한편 미국 국가 부채는 더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2008년 60%에서 현재 130%를 넘어 이탈리아(135%)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기축통화로서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특히 2008년 이후 ‘양적 완화’란 명목으로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재정 적자를 쉽게 늘리고 있어 더욱 우려가 됩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부채 이자 비용이 국방부 예산에 맞먹는 지경

미국 정부 부채는 1997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는데, 이 기간 대부분 금리가 낮았기 때문에 이자 비용은 사실상 제로로 간주됐어요. 기축통화인 달러를 쥐고 있는 국가이니 가능했죠. 그러나 금리가 많이 오른 지금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특집 기사에서 미국인이 보유한 부채의 이자 비용이 국방부 예산과 맞먹는다고 보도했습니다. 공화당은 강경한 입장입니다. 지출 삭감분만큼 부채 한도를 증액해주겠다는 강경론까지 나옵니다. 민주당도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협상은 안개 속이고 끝까지 갈 것 같습니다.

🇨🇳 중국의 리오프닝, 득일까 독일까?

억눌렸던 중국 소비가 회복세로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소비가 줄면서 저축액이 급증했습니다.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은 약 891조원에 달하는 만큼 소비를 살릴 실탄이 충분한 상황입니다. (초과 저축은 평균 수준의 저축을 넘어서는 저축액을 뜻합니다.) 단기간에 소비가 폭증하면 글로벌 인플레를 촉진할 수도 있단 우려마저 나옵니다(🔗관련 기사). 특히 중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여행에 나서면 각국 물가 역시 영향을 받을 수도 있죠. 다만, 미국이나 영국 등 주요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단 의견도 있습니다. 과연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는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세계 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

중국의 소비 증가가 전 세계 물가 상승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듯 합니다. 이유는 다음 4가지입니다.

1️⃣ 서비스업 위주의 소비 : 만약 중국 내 제조업 소비가 증가했다면 상황이 달랐을 수 있습니다. 이는 곧 해외 원자재 수요 증가로 이어져 세계 인플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중국은 올해 여행 등 서비스업 위주로 성장세가 확장될 전망이에요. 서비스업 소비 증가는 국내 소득 상승을 통해 간접적으로 세계 물가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제조업 소비 증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 영향력이 작습니다.

2️⃣ 비교적 높은 중국의 실업률 : 게다가 현재 중국의 실업률은 꽤 높습니다. 만약 미국처럼 노동시장이 강하게 유지됐다면 서비스업 소비 증가가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대로면 임금 상승 효과가 크지 않겠죠.

3️⃣ 상대적으로 저조한 통화량 증가율 : 코로나 전후 중국의 총통화(M2*) 증가율 역시 미국과 유럽, 일본에 비해 낮습니다. 통화량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M2는 현금과 은행 예금뿐 아니라 각종 저축성 예금을 포함한 통화량을 말합니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시중 통화량을 잘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기사에 나온 것처럼 중국의 저축 규모가 증가하긴 했지만,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저조한 편입니다. 초과 저축이 소비 증가에 미칠 영향도 다른 나라보다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 M2 : 시중의 통화량을 측정하는 지표는 크게 협의통화(M1)과 광의통화(M2)로 나뉨. M1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통화에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은행 예금을 더한 것이고, M2는 M1에 정기 예·적금 등 은행의 저축성예금을 합친 것을 말함. 

4️⃣세계 경기 부진 : 작년부터 이어진 고강도 긴축 여파로 중국 이외의 국가는 올해 경기 부진이 심화될 전망입니다.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여타 국가에서 수요가 감소할 수 있어 전 세계 공급 능력에 크게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겁니다. 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소비 증가 영향이 그 정도로 강력할까요?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도 일리는 있습니다. 3년간 억눌린 소비가 이른바 보복 소비로 분출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장에 묶여있던 돈들이 소비로 전환될 경우 수요가 늘어납니다. 중국의 수요 증가는 곧 국제 원자재 시장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수요 견인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 현재 전 세계가 시름하고 있는 고인플레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병목으로 촉발됐기 때문에 중국의 리오프닝이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의 소비 수요 증가가 현재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인플레를 다시 자극할 정도로 강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국의 봉쇄 해제로 수요 증가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병목 역시 완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요 증가로 인한 인플레 압력을 역으로 다소 낮출 수 있는 셈입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소비 급증,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아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주변국들에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올해 중국은 소비 회복에 힘입어 다시 4~5%대 성장률을 회복할 것 같아요. 한국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그동안 위축된 수출을 다시 확대할 기회가 열린 셈이니까요.

다만, 글로벌 인플레 관점에선 가파른 소비 회복이 다시 인플레를 높일 거란 우려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현재 반등은 일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중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산업 침체로 지방정부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소비 활성화와 인프라 투자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또 무너진 민영 경제를 살리고 국유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개혁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죠. 이런 중국 내부 문제가 해결되기 전엔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듯 합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인플레와의 싸움 복잡하게 만들 것

저는 세 분의 의견과 조금 다릅니다. 3년간 억제된 14억 중국인들의 소비가 봉인 해제된 효과는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이미 물가 상승의 초기 징후가 보이고 있어요. 1차적으로 원유 가격 추이를 유심히 봐야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최근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웃돌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수요 증가로 인한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죠. 이는 곧 그동안 인플레를 잠재우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 온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들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단 뜻입니다.

😨 미분양 1위 대구, 앞으로가 더 걱정?

작년 대구의 미분양이 1만1700가구에 달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이었죠. 정부가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는 등 규제를 풀어줬지만 우려는 여전하다는 기사입니다(🔗관련 기사). 새해 들어 대구 아파트 하락폭은 줄어들고 있긴 합니다. 특히 수성구 아파트값은 하락률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거래가 여전히 시큰둥합니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1·2순위 청약 결과 478가구 모집에 단 28명만 신청하면서 경쟁률이 0.05 대 1에 머물렀습니다. 올해 대구 입주 물량은 3만4638가구로 작년(1만9626가구)보다 훨씬 많아 우려를 키웁니다.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 추진과 서부 경남을 관통하는 남부내륙철도 착공 등 부동산 호재가 있는 부산 등지 역시 부동산 시장 회복에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부산은 미분양이 대구보다 적고,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도 나왔지만 대구·경북 시장의 침체 영향을 받아 수도권만큼의 매수세가 살아나긴 어렵다는 전망입니다. 수도권이 비규제지역으로 대다수 전환된 것도 지방 도시들에 반사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미분양 문제는 해결될 수밖에 없는 일시적 현상

미분양 아파트는 비단 경상도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충청 지역 또한 조금씩 미분양 아파트 프로젝트가 증가 중이며, 심지어 서울·수도권조차도 미분양 물건이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최근 상승 추세의 금리에서 촉발된 경기 침체 우려와 그에 따른 집값 조정 심리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 작용 중이란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이에 더해 미래 인구 감소와 현재 가계 소득 수준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양가나 집값이 거래를 더욱 주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주요 기업들이 서울에 집중하기보단 수도권과 주요 지방 도시로 확장하면서 자급 도시로서의 기능을 강화했죠. 덕분에 주택 거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거래 펀더멘털을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인구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오히려 가구수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품성이 있는 주택 수요는 존재할 겁니다. 결국 적정 수준의 가격이 만들어지느냐가 현 시점의 제일 중요한 거래 동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분양 이슈는 과도한 공급이 없다는 전제하에 해결될 수밖에 없는 일시적 현상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