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사이 전기차 전망 뒤바뀐 ‘진짜’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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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사이 전기차 전망 뒤바뀐 ‘진짜’ 이유들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2년 사이 확바뀐 전기차 판매 전망 : 에너지 조사 기관인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해마다 전기차 판매 전망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코로나가 막 시작하던 2020년 발표했던 전망과 2022년 발표한 전망 사이에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전자에선 2030년 258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후자에선 이 수치가 3950만대로 약 53%가 증가했습니다. 겨우 2년 만에 전기차 판매 기대치가 1.5배로 늘어난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1️⃣ 전통 OEM의 반격을 예상 못했다 : 2년 사이에 코로나 사태,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 선전포고,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많은 일들이 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단 애초에 전기차 시장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보는 게 맞는 듯 합니다. 시장 경제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기업-정부-소비자)들에 대한 예상이 크게 벗어났다고 보는데, 첫번째는 기업, 즉 자동차 메이커들입니다.

테슬라가 자동차 시장을 독주하던 시절 많은 사람들은 이 독주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내연 기관을 만들던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쉽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전통 OEM(완성차 제조사)들이 내연 기관 플랫폼을 변형해 전기차를 만들던 시기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2020년 폭스바겐, GM을 필두로 현대기아, 도요타, 르노-닛산 등 대부분의 자동차 자이언트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성공하며 대량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이미 60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춘 전통 OEM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가세하자 전기차 판매량은 빠르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3분기 기준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6%에 불과하며 2위인 중국 비야디(BYD)의 12%와 격차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공급자에 대한 이해 부족이 전기차 전망 실패의 첫 번째 요인입니다.

2️⃣ 각 나라의 친환경 의지를 과소평가했다 : 두번째 요인은 정부에 대한 예상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처럼 환경 이슈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산업은 규제 기관인 정부의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보조금을 통한 당근과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등 채찍을 모두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코로나가 발생하자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되었습니다. 특히 2020년엔 대다수 국가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였지요. 그러자 경제를 살리기 위해 친환경 정책이 후퇴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미국, EU, 중국 등 자동차 시장 Big 3 모두 전기차 확대 정책을 강화했습니다. 미국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연간 판매량 쿼터(자동차 메이커별 20만대)를 철폐했고 중고차 보조금 제도까지 도입했습니다. EU는 2035년부터 HEV, PHEV 등 저공해 차량의 생산까지도 금지하는 강력한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상하이자동차(SAIC), BYD 등 전기차 기업 보조금을 확대했습니다. 참고로 BYD와 SGMW(GM, SAIC, Wuling 합작사)는 각각 전기차 시장 2위와 3위입니다. 결국 각 나라의 전기차 확대 의지를 과소평가한 셈이지요.

3️⃣ MZ 세대를 이해하지 못했다 : 시장 경제를 구성하는 마지막 한 요소는 가계, 바로 소비자죠. 그 중 현재와 미래의 구매력을 결정하는 건 소위 MZ세대일 겁니다.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가치 소비인데요. 최근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의하면 더 비싸더라도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비율이 64.5%를 차지했습니다. MZ세대에게는 ESG가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된다는 얘기죠.

때문에 차를 구매하거나 렌트할 때 기성 세대에 비해 전기차 선호도가 매우 높습니다. 2018~2021년 사이 전기차 렌트 수요가 연평균 3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기차 렌트 고객의 68%가 MZ 세대였습니다. ESG를 중시하는 MZ 세대가 전기차 수요를 강하게 이끌고 있다는 말입니다. 미래 가장 큰 고객인 MZ세대에 대한 이해 부족이 전기차 전망에 실패한 세번째 이유입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31년 만에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개인투자자도 별도의 등록 없이 여권 번호만으로 국내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관련 기사). 1992년 도입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는 국내 상장 증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금융 당국에 인적 사항 등을 사전에 등록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역차별이란 비판이 많았는데, 이번에 금융위원회가 등록제 폐지를 밝히면서 외국인의 국내 시장 투자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1월 무역적자, 벌써 100억달러 넘어섰다 : 올해 들어 설 연휴 직전까지 집계된 무역수지 적자가 102억달러(약 12조6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관련 기사).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8월의 적자 폭(94억3500만달러)을 이미 웃돌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에 이어 수출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 1~20일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7% 줄어든 반면, 수입액은 1년 사이 9.3% 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수출이 감소해 6개월 연속 반도체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단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