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줄이 낮추는 신차값, 테슬라는 버블?

🚗 줄줄이 낮추는 신차값, 테슬라는 버블?

테슬라가 아시아에 이어 미국·유럽·중동·아프리카 전역에서 가격을 최대 20% 낮췄습니다. 만약 미국에서 테슬라 전기차를 구입해 세액공제 혜택까지 받는다면, 이전보다 최대 31% 저렴한 가격에 신차를 구매할 수 있는데요. 테슬라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이유가 뭘까요? 최근 전기차 수요가 감소 중인 데다, 기존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양산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실제로 작년 12월 중국 내 테슬라 판매는 전월보다 40% 이상 급감했고 올해도 수요가 늘어날 여력이 없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반값 전기차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처럼 전기차 버블이 터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전기차 버블? 좀 과한 논의 같아요

테슬라의 가격 인하를 두고 ‘전기차 버블’까지 논하는 건 과합니다. 경기 둔화로 전기차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가격이 내리는 건 곧 시장 경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하면 주주는 이익이 줄어든다고 불만을 표할 수 있겠지만, 이 상태에서 수요가 늘면 이익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습니다. 기업은 항상 이익 극대화 방향으로 움직이니까요.

이번 테슬라 가격 인하는 기업 외적으로도 좋은 소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가격 인하는 최근 인플레로 약화된 구매력을 높여 주는 조치입니다. 중앙은행 입장에선 인플레 압력을 다소나마 줄여줄 거라 기대할 수 있겠죠. 환경 측면에선 친환경차인 전기차 보급에 기여하는 환영할 만한 소식입니다. (가격 인하 직전에 테슬라 전기차를 구입한 소비자는 불만이겠지만요. 😓)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현대차냐 테슬라냐, 기술력이 승부처!

제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 같습니다. 판매 부진 속에서 현금 유동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기차 업체들의 생존 가능성이 갈릴 겁니다. 기술력 확보가 핵심 승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배터리 화재·급속 충전·충전 후 주행 거리 등은 그동안 전기차의 기술적 문제점으로 거론돼 왔는데요. 내연 기관과 비교해도 안전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기술력을 키운 업체들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현대차와 테슬라의 선두 경쟁도 여기서 결판이 날 겁니다.

📊 작년엔 최악이던 60:40 전략, 올해는?

주식과 채권 가격은 통상 반대로 움직입니다. 여기서 착안해 주식 60%, 채권 40%로 자산을 배분하는 전략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정석적인 증권 투자 전략으로 꼽혔습니다. 리스크가 큰 주식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채권이 안전 장치 역할로서 손해를 상쇄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작년 급격한 금리 인상에 지정학적 우려 등이 겹치면서 주식과 채권이 동시 하락하는 이례적 현상이 불거졌습니다. 채권이 기대만큼 안전 장치 노릇을 제대로 못하면서 ’60:40 포트폴리오’는 연간 -17%대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어떨까요? 최근 대형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60:40 전략을 둘러싼 논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골드만삭스는 60:40 포트폴리오가 여전히 유효한 접근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채권을 60%로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60대 40 전략은 이제 수명이 다한 걸까요? 아니면 작년엔 부진했지만 올해는 다시 성과를 보일 수 있을까요?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42년 중 35년간 성공한 투자법이에요

작년엔 ‘성장’보다 ‘물가’가 시장을 움직였죠. 채권은 안전 자산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의 진앙지로 작용했습니다.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한 반작용이 강달러 현상이었죠. 적절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보니 현금에 돈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향후 인플레가 완화돼 시장 동인이 다시 성장으로 옮겨가면 주식과 채권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커지고, 60:40 전략에 우호적일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이 전략은 작년에 최악의 성과를 내긴 했지만, 1980년부터 42년 중 35년간 (+) 성과를 냈습니다. 무려 83%의 성공률인데 1년이란 짧은 통계적 표본으로 매도하는 건 아직 이릅니다. 시장에선 종종 최악의 해 직후에 우수한 성과가 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해만의 수익률을 가지고 투자를 결정하는 건 자제해야 합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올해는 이 전략 유효할 것!

작년은 그야말로 특수한 상황이었습니다. 최악의 인플레하에서 연준이 지속적인 초고강도 긴축으로 대응하니 ‘예외적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 급락한 겁니다. 작년 같은 때엔 어떤 전략을 써도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올해는 다릅니다. 인플레도 차차 진정 중이고 긴축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죠. 임금 상승률도 약해지는 등 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있잖아요. 올해는 투자 자산을 주식과 채권으로 배분하는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현재 상황은 주식과 채권 시장이 모두 위축돼 있잖아요. 조만간 긴축 완화로 정책이 바뀌면 아마도 주식과 채권 가격이 모두 올라갈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될 거란 얘깁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내년 둘다 오르겠지만 기대만큼 아닐 것

60:40 포트폴리오가 성공하려면 기대대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김 교수님 말씀대로 작년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죠. 만약 인플레가 잠잠한 상황이었다면 달랐을 겁니다. 연준이 ‘페드 풋'(Fed put)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막았을 테니까요. 페드 풋이란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춰 가격 하락을 막는 조치입니다. 하지만 작년엔 주가도 내렸지만 인플레도 높게 유지됐죠. 연준의 페드 풋을 가로막던 상황인 겁니다.

그럼 앞으론 어찌 될까요? 단순히 보면 내년 초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작년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것 말입니다. 다만, 그 정도는 크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공급망이 훼손되면서 기업 비용이 늘어난 만큼, 인플레가 현 연준 목표보다 높은 3~4% 수준으로 지속될 듯합니다. 연준 기준금리는 최소한 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죠. 그러니 금리 인하는 기대만큼은 아닐 겁니다.

2️⃣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시장 금리는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겁니다. 현재 시장 금리는 이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선반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현재 3.5% 수준으로 기준금리보다 훨씬 낮아요.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면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높아야 합니다. 헌데 현재 장기 금리는 기준금리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이미 장기 금리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가정한 상태로 형성된 거죠.

때문에 연준이 추후 금리를 인하해도 시장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습니다. 주식이나 채권 가격 상승도 그만큼 탄력을 못받을 수 있단 뜻입니다.

🏡 미분양 주택 매입, 욕심 부린 건설사만 특혜?!

지난 일요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울 강북구의 한 주택(대원 칸타빌 수유팰리스) 일부를 매입했습니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를 위해선데요. 이곳은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싼 탓에 미분양된 곳으로 무순위 청약을 7차례나 진행했음에도 잔여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통상적인 임대 활용 주택 매입이긴 했으나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관련 기사). 부동산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정부가 미분양 주택 매입 카드를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민간 건설사가 무리하게 고분양가를 내걸었다 실패한 사업을 세금으로 해결해주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매우 긍정적 but 나중에 욕 안 먹으려면

정부의 미분양 주택 매입이나 임차를 통한 재임대는 매우 긍정적인 정책 같습니다. 주거 복지에도 도움되고 급속히 냉각되는 주택 시장 방어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 특히 건설 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미분양 이슈를 시장 논리에만 맡겨두기엔 여러모로 부담감이 큽니다. 물론 기사 언급대로 해당 무리한 고분양가로 인해 이미 시장성을 인정 못 받은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특정 건설사 혜택으로 비쳐질 수 있긴 합니다. 때문에 해당 정책의 확고한 기준이 먼저 설정돼야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최근 미분양되는 단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분양 받는 사람의 심리적인 측면, 즉 가성비에서 실패했고 이와 더불어 입지적인 부분에서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점입니다. 때문에 정부는 더더욱 신중한 기준 마련에 집중해야죠. 재임대를 했을 때 관심이 여전히 저조하면 세금 낭비란 지적이 더 거세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이번 사업을 특혜라고 한다면, LH가 할 수 있는 사업이 있을까요?

현재 사람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왜 미분양 주택을 사주나? : LH에서 신축 단계부터 참여하는 매입 약정 사업이 아니고서는 당연히 미분양 주택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열위 지역 매물을 비싸게 사는 건 당연히 문제겠죠. 그런데 적정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해 임대를 놓는 게 정말 문제일까요? 기사에는 일부 저층 세대의 최초 분양가와 LH가 매입한 가격을 비교해, 15%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다고 나와있는데요. 총액을 계산해 보면,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대비 30% 할인된 가격입니다. 과연 특혜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가격인지 의문입니다.

2️⃣ 건설사에 특혜 아닌가? : 서울 지역 기존 주택 매입 공고를 보면, 사용 승인일 6개월 이내 기존 임차인이 없는 신축 주택을 우선 매입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외에도 각종 상세 조건들이 있고, 대원 칸타빌은 해당 조건에 해당하는 매물입니다.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는 의미입니다. 시공사가 특혜를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LH에서 지불한 매입비는 우선 PF 대출처들에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겁니다. 이미 할인 분양이 들어간 사업장이고, LH 역시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기 때문에 시행사가 이익을 누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오히려 적자가 확실시된 상황입니다. 어느 정도 손실 폭을 제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시공사 대상 특혜라고 보기엔 형편 없는 금액입니다. 

정상적 사업까지 비판하는 건 무책임입니다. 더구나 일부 비판에 가려졌지만, 기존 주택 매입 사업은 장점이 많습니다. 물론 특혜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지적된 문제들을 개선해야겠지만요. 개인적으로는 LH가 내부 통제를 바탕으로 매입 임대 사업을 확대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이유 있는 특혜 논란입니다

정부는 올해 3만5000가구 매입을 목표로 LH 매입 임대 주택 예산을 6조783억원 편성했습니다. 1채당 매입 비용은 1억7000여만원 수준인데요. 이번 수유팰리스는 36가구를 총 79억5940만원에 매입했습니다. 각설하고, 1채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억2000여만원으로 예산보다 약 30% 높은 금액에 매입했습니다.

참고로 칸다빌 수유팰리스는 분양 당시에도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높게 분양가가 책정돼 미분양이 예견됐던 단지입니다. 7차례에 걸친 무순위 청약 공고도 소용이 없었죠. 한 마디로 악성 미분양 단지였습니다. LH가 이렇게 악성 미분양 단지를 추가 할인 없이 15% 할인된 금액에 매입한 점은 문제로 지적할 만합니다. 타 사업장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