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조직문화 쇄신할 비결은 ‘격려’다?

👏 내년, 조직문화 쇄신할 비결은 ‘격려’다?

회사에서 서로 격려하는 모습

올해 초가 엊그제만 같은데, 시간이 금세 흘러 연말입니다. 회사에서의 일상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출근 후 그날 해야 하는 일들을 바쁘게 처리하다 보면 어느덧 퇴근 시간이죠.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일을 처리하거나 성공적인 결과가 나온 뜻깊은 날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평범한 하루였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하루가 켜켜이 쌓여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가면 전반적인 조직 내 일상이 됩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러한 하루들이 뻔하거나 지루한 순간들로 여겨지지만, 때에 따라서는 자신들의 조직문화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구성원들이 겪는 조직 내 일상 경험

실제로 회사 내 대부분의 구성원은 다소 지루하고 반복적이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하며 일상의 한 부분을 할애합니다. 가장 역동적이며 항상 새로울 것만 같은 영업직무라 할지라도 일부 시간만큼은 반복적인 서류 작업에 시간을 투자하죠. 

특히 아직 경험이나 역량이 부족하거나, 갓 입사한 신입 직원, 안정적 운영이 목적인 조직의 경우 다소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들에 보다 많은 일상을 할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상을 주로 경험하면 대체로 조직문화에 대한 인식이 다른 사람들보다 부정적일 때가 많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그들의 노고를 인정받거나 업무의 가치를 인정받는 경험이 드무니까요. 

그리고 이들에게는 대체로 자신들의 일상이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을 겁니다. 특별히 자신의 일상이나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겠죠. 이런 경우에 이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할까요? 

의미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한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영국의 대학교수 두 명이 10개 직종 135명을 대상으로 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의미 있는 일’을 개인을 뛰어넘어 더 넓은 차원의 삶의 목적 사이에서 진정한 연결감을 느끼게 하는 일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일이 의미 있다고 느낀 경우와 무의미하다고 느낀 경우를 분류하도록 했습니다. 의미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무엇인지 각각의 경우와 특정한 패턴을 발견하기 위해서였죠.

연구를 통해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공통적인 7가지 요인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7가지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조직과 개인의 가치 부조화 ▲직원의 노고를 당연시하는 태도 ▲무의미한 업무 지시 ▲부당한 대우 ▲의사 결정권의 박탈 ▲협력적 관계의 차단 ▲육체·정서적 위험 초래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무의미한 업무 지시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낀 경우 중 하나로 지루하고 반복적이며 사실상 의미가 없는 일상 업무들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직종과 관계없이 나타난 보편적 현상이었습니다.  

반대로 일이 의미 있다고 느끼는 경우는 ‘단편적’이었습니다. 개인의 감정과 관여도가 높게 발휘돼 강렬한 경험을 겪었을 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일의 의미를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느끼는 경우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소한 격려가 일의 의미를 바꾼다

여기까지 보면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들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 구성원 본인이 주도성을 발휘하게 해주고, 스스로 내린 결정과 실행의 과정, 또 그 결과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뒤흔들 만큼 중요하고 강렬한 경험을 최대한 많이 제공해주는 것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물론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들을 되풀이하는 일상의 경험은 일의 의미를 느끼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또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의 경험 또한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모든 조직이나 직무, 구성원이 주도성이나 자율성을 발휘해 일을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주어진 절차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한 생산·현장직이라면 어떨까요? 리더가 확신·신뢰할 만한 역량이나 경험을 갖추지 못한 구성원들이라면요? 

오히려 스스로 주도성을 발휘할 것을 요구받는 이들은 이를 ‘책임 전가’로 인식할 우려도 있습니다. 자기 일이 미칠 영향력에 대해 압박감이 높고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여받은 재량권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함이라고 느끼게 되는 거죠. 반대로 반복적인 직무이거나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 중에서도 자신들의 일을 의미 있다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가 이에 해당할까요? 조직이나 리더, 혹은 동료 상호 간 자신들이 일에서 수행하는 노고나 기여에 대해 자주 인정하고, 격려하며, 서로의 노고 자체를 공유하는 일들이 일상화되어 있을 때였습니다. 사소한 격려와 인정을 받은 경험이 있는 구성원들은 “비록 반복적인 일이고, 경영진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지만(소위 높은 고과와 승진 기회는 적지만), 자신들의 반복적인 일이 거대한 일에 분명히 기여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일상적 노력을 격려하는 조직 만들기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공유하는 조직의 리더들 사이에도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구성원들로부터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어준다’ ‘자신들의 일을 잘 안다’ ‘평소 칭찬이나 격려를 자주 해준다’라는 평가받고 있었죠. 

특히 좋은 평가를 받는 리더들은 대체로 본인의 조직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들이 다수이고, 특별한 발전이나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직무임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구성원들에게 일상적인 노력 자체를 자주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해당 직무를 담당하는 구성원들의 몰입과 만족감 향상에 중요하다는 것 역시 감각적·경험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구성원의 일상, 더 정확히는 그들이 매일 수행하는 업무에서 경험이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루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할수록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 없다고 느낄 확률이 높고, 나아가 조직문화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경향이 높은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거기에 대한 해답으로 그들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해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 그 자체에 의미가 있음을 서로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일상적인 노력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효과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단 겁니다. 

조직이 개개의 일들이 갖는 의미와 당위성을 성공적으로 제시한다고 해도 구성원들은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들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일들이 조직 전체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통해 의미 없고 헛된 일은 아니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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