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월의 3번째 예측도 ‘거짓말’이 될까?

🗣 파월의 3번째 예측도 ‘거짓말’이 될까?

작년 7월 “인플레는 일시적일 것” → ❌
12월 “내년 말 인플레가 목표치(2%)로 내릴 것” → ❌
올해 12월 “물가 안정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 ?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내뱉은 말들입니다. 앞선 2번의 굵직한 예측들은 모두 틀렸습니다. 인플레는 일시적이지 않았고 연준은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밟았습니다. 그럼에도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7%대 고공비행 중입니다. 결국 파월은 1년 만에 자신이 했던 말과 정반대 발언을 내놨습니다. 요즘 파월과 연준을 향한 시장 불신이 고조되는 이유입니다(🔗관련 기사). 뉴욕타임스는 파월의 발언들을 거론하며 최근 “내년 증시 전망은 잊으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월가 전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월가는 1년 전만 해도 올해 말 S&P500 지수가 완만히 오를 거라고 봤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며 증시도 회복세를 보일 거란 기대였지만, S&P500 지수는 전년 대비 20%가량 떨어진 상태입니다. 나스닥과 다우 지수도 내림세는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시장의 향후 경제 전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준은 내년에도 강한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시장 일각에선 각종 지표들을 인플레가 정점을 지났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며 물가 낙관론을 펴고 있습니다. 기정사실화된 내년 경기 침체가 섣부른 기우라는 예측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크레디트스위스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이 그렇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연준은 왜 인플레를 오판했을까?

연준이 인플레를 오판하게 만든 연준이 놓친 2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1️⃣ 수면 아래 변화되던 글로벌 공급망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중국을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중 갈등으로 훼손되면서 기업의 제조 원가에 새로운 부담이 됐습니다. 연준은 이를 잘 인식 못했을 수 있습니다. 2️⃣ 코로나 사태로 나타난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잘 읽지 못했던 것도 같습니다. 베이버부머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를 계기로 은퇴하고,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1인 기업과 전업 투자자들이 늘어나 노동 공급이 줄어든 반면, 리쇼어링·인플레 감축법 등으로 노동 수요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이게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인플레를 밀어올리게 됐죠. 

연준은 인플레가 목표 수준인 2%대로 안착되기 전엔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어요. 하지만 시장은 이를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머잖아 연준이 금리를 내릴 걸로 기대하고 있어요. (이 사실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11월 초 이후로 하락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3.5~3.7%에 머물고 있는 데서 잘 드러납니다. 장기 국채 수익률은 향후 금리를 방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준은 통화 정책이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 아파트 하락세에도 단독주택 오르는 이유?

전국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와중에 서울 단독주택 가격은 상승 중이란 뉴스입니다(🔗관련 기사). 서울 단독주택은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8월 이후에도 10월을 제외하곤 계속 올랐습니다. 이번달에도 0.16% 올라 11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특히 강남권 단독주택 상승률은 서울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최근 거래된 단독주택은 대부분 1970~2000년에 준공된 노후 주택입니다. 때문에 거주보다는 투자 목적의 거래라고 짐작할 수 있는데요. 시장에선 좁은 지역의 꼬마빌딩 재건축을 노린 투자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글쎄요, 기사에 동의하기 어려워요

개인적으로 다가구주택을 포함한 단독주택이 수요 증가로 가격 역시 상승세라는 기사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통계 기관인 한국부동산원 집값 통계를 보면, 11월부터 단독주택도 하락 전환했습니다. 9월부터 단독주택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도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이라고 하면 부촌에 위치한 1~2층 규모의 주택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 통계 상 단독주택에는 다가구주택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일명 꼬마빌딩이라고 불리는 중·소형 빌딩의 일부 층을 주택으로 사용한다면 이 역시 통계상으로 단독주택에 포함됩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강남구 소재 거래 사례들도 이처럼 근린생활시설과 주택이 혼재돼 있는 건물들이 많습니다. 순수한 주택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단 뜻입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단독주택의 가치는 결국 토지 가치

도심에 있는 단독주택, 더욱이 상권이 발달되거나 발달 가능성이 있는 밀집지의 단독주택은 결국 재건축을 통해서 가치를 재형성합니다. 1980년대부터 아파트 공급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단독주택 비중은 점차 줄었습니다. 즉 도시에서의 토지 가치 극대화에 따라 단독주택은 줄어들었으며 지금도 그 진행형의 연장선상에서 변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시나 밀집지를 벗어나면 그런 현상은 줄어듭니다. 인구가 줄어들며 도시 확산이 중지되고 있거나 소멸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죠. 단독주택 소유자나 매입자는 비교적 탄탄한 재력이 뒷받침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의 가치 상승을 노리기보단 중장기적인 가치 유지와 상승, 즉 가치 극대화를 원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재건축으로 꼬마빌딩이 건축되는 곳은 그 지역에서도 상권이 좋거나 그 영향권 아래에 있는 물건이죠. 그렇지 않은 단독주택들은 같은 동네여도 약간의 리모델링으로 용도만 변경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단독주택의 장점은 다양하게 표출돼 도시 건축 문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들이 많아서 기대됩니다.

📉 속절없이 추락하는 빅테크 주가, 왜?!

시총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최초의 자동차 회사. 작년 말 미국 대표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수식하는 어구였습니다. 하지만, 1년 뒤인 현재는 어떻게 됐을까요? 올해만 주가가 무려 69% 하락했습니다. (어젠 하루만에 11%가 넘게 하락했죠.) 한때 시총 5대 기업 안에 꼽혔지만, 현재는 20위권으로 밀려났습니다. 테슬라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빅테크 주가가 그야말로 ‘쇼크’ 수준으로 하락 중입니다(🔗관련 기사). 전 세계 시총 1위인 애플도 1년 반 만에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빅테크 기업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우선 금리 인상 여파로 내년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수요 부진이 예상되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식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투심 역시 위축된 상황입니다. 게다가 중국 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애플과 테슬라의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주가 하락을 더 가파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빅테크주의 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 강해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서학개미 최애 종목, 내년은?

빅테크 특히 애플과 테슬라는 서학개미의 ‘최애’ 종목입니다. 특히 테슬라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올해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테슬라는 매일 신저가입니다. 연초만 해도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영위할 유일한 회사 중 하나로 꼽혔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되면서죠. 금리 인상은 곧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안전 자산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것으로, 성장주의 가치 평가가 하락할 수 있단 뜻입니다. 개별 종목의 리스크 역시 커졌습니다. 애플이 개인 정보 정책을 강화하면서 메타 주가가 폭락했고, 이후 빅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죠. 테슬라는 CEO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커진 한 해였습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1️⃣ 애플 : 애플은 내년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추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최근 중국의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애플 팬덤은 여전히 탄탄합니다. 게다가 애플카 등 신사업 확장 가능성이 크고, 탄탄한 현금 보유고 등을 고려하면 경쟁사보다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양호할 수 있습니다.

2️⃣ 테슬라 : 테슬라는 변동성이 매우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머스크에게 트위터 인수 자금을 빌려준 투자은행들이 고금리 무담보 대출을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만일 테슬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 담보 가치가 떨어진다면, 은행에 담보로 제공해야하는 지분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현재도 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고려하면, 향후 테슬라 주가 변동 폭은 더 커질 듯합니다.

한편 기업들 역시 올해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될 겁니다. 애플과 테슬라 등 빅테크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업계 1위 종목이라고 해도 전반적 경제 상황에 따라 위험 자산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스타트업은 시장의 가치 평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반영해 경영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다만, 위기도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과거 굵직했던 경제 위기를 떠올리면서 현재의 경제 위기도 잘 견뎌내는 연말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관종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탁월한 창업자나 CEO는 예전에는 영웅전이나 자서전을 통해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해 왔고,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열광적인 팬덤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창업자나 CEO는 일거수 일투족이 대중에 의해 비판 받아야 하는 공인은 아닙니다. 다만, 그의 가치관과 리더십, 이미지와 브랜드가 기업 가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측면에서 또다른 엄격한 시장 검증의 대이 됩니다. 그리고 창업자나 CEO의 영향력엔 (특히 상장사의 경우, 주가를 통해 일반 대중인 투자자들의 자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상당한 법적, 윤리적 책임이 따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주가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머스크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의 최근 행보가 주가 폭락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거겠죠. ESG의 한 축으로서의 상장 기업의 가버넌스 강화의 물결이 높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기업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오너리스크의 통제입니다. 높은 명망을 지닌 CEO들은 사회적 발언을 할 때도 회사의 지향점과 가치를 놓치지 않았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오늘도 불경기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신 많은 훌륭한 창업자와 CEO들이 ‘관종으로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