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글와글’ 특례보금자리론, 그게 뭔데?

🏠 ‘와글와글’ 특례보금자리론, 그게 뭔데?

정부가 내년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를 공식화했습니다(🔗관련 기사). 요즘 금리가 올라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자, 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 1년간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상품인데요.

4가지가 핵심입니다. <소득 요건 제한 없이> <9억원 이하 주택 대상> <연 4%대의 고정 금리로> <최대 5억원 대출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기존에 있던 보금자리론은 소득 요건(부부 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이 있었고 6억원 이하 주택에만 최대 3억6000만원을 빌려줬습니다. 현재 7%대 중반에 달하는 변동금리 주담대와 비교하면, 연 4%대 고정금리가 훨씬 유리합니다.

그러나 실제 대출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거래량이 줄고 집값이 떨어지는 와중이니 대출 조건만 유리하게 해준다고 수요가 크게 오르진 않을 거란 전망입니다. 오히려 기존에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영끌’로 주택을 샀던 이들에게 대출을 갈아탈 기회만 제공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누구나 받을수 있는 30년 만기 고정금리 상품 있어야

미국의 모기지(주담대) 금리가 2%대에서 7%로 올랐죠. 그토록 강했던 미국 집값이 하락 전환했습니다. 집을 새로 장만하려는 사람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기존 영끌족들은 되레 잠잠합니다. 왜 미국에선 영끌족 비명이 안 들릴까요?

<장기 고정금리 상품>에 답이 있습니다. 15년이나 30년 만기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니까요. 소득이 충분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규제해서 집을 못 사게 하기 보단, 자신의 월 소득에 맞춘 안정적 상환 계획을 꾸릴 수 있도록 장기 고정금리 상품이 한국에도 있어야 합니다. 영끌족이 비명을 질러댈 때야 구제책을 던지는 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주택 금융 환경을 점검해야할 때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집값이 연간 3000만원은 올라야

특례보금자리론은 3가지 용도로 신청이 가능합니다. 1️⃣ 주택 구입 2️⃣ 기존 주담대 상환 3️⃣ 전세 자금 반환. 이 3가지 용도 중 2번과 3번을 향한 관심은 높을 것 같습니다. 집값과 전세가가 크게 동반 하락하면서, 영끌족이나 갭투자자들의 대출 부담이 높아졌으니까요.

반면 1번 관심은 낮을 것 같아요. 핵심은 ‘높은 금리’보단 ‘떨어지는 집값’이니까요. 내년에도 집값 하락 전망이 나오는데 대출을 완화해준다고 수요가 급증할까요? 실제로 계산을 해볼게요.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30년 만기로 5억원을 금리 4.5%에 빌려 원리금 균등 방식으로 상환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월 상환액은 253만원이고, 연간으론 약 3000만원 수준입니다. 자, 집값이 연간 3000만원 이상 오를 거란 확신이 들 때야 비로소 투자 수요가 늘겠죠?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중산층 겨냥한 적절한 이자 부담 완화책

다른 분들 말씀처럼 주택 거래 활성화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자 부담을 심하게 겪는 가구의 숨통은 좀 트일 것 같습니다. 특히 대출이 허용되는 주택 가격 범위가 딱 중산층 가구에 속합니다. 이번 정책이 우리 경제의 허리 계층에 큰 도움이 될 거고, 소비 위축 심리를 완화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자 압박이 세지면 당장 소비 씀씀이부터 줄이게 되니까요.)

금리는 내년을 정점으로 다소 조정이 있을 거라고들 예측합니다.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도 이 흐름을 주시하면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장 거래 활성화를 촉진시키기보다는, 기존 주담대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지속적으로 시장에 돈이 순환할 수 있게 말입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

위와 같은 유럽 속담이 있죠. 선의로 행한 정책이 시장 생태계를 교란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unintended consequence)’를 초래할 수 있어 걱정입니다.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시장 규율이 중요합니다. 투자의 이익을 향유하려 했으면, 손실도 감수해야죠. 이익은 내가 보고 손실은 정부가 부담하면 시장 규율이 무너집니다. 그럼 시장은 위험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투자자들을 양산하게 됩니다. 

투자의 제1 원칙은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위험(risk appetite)’ 범위 안에서 투자한다는 겁니다. 이를 무시하고 지나친 위험을 추구하는 투자가 늘어나면 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성도 저해됩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영세 상공인들에게 지원한 대출을 무리하게 만기 연장한 게 오히려 부실 상공인을 양산하고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잠재 부실 위험이 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미시 경제학의 창시자 앨프리드 먀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따뜻한 가슴과 함께 차가운 머리도 필요하다.”

🛬 새해 세계 경제 낙관하는 2가지 이유

새해 경기를 낙관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몇달 전만 해도 경제가 빠르게 침체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반론이 만만치 않아졌습니다. 특히 미 연준의 분위기가 달라진 게 주효한데요. 지난 8월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사실상 침체를 용인할 수 있다”며 향후 경기 침체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는데, 최근에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전망은 아주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근거는 크게 2가지입니다. 1️⃣ 고용 시장이 여전히 탄탄하고 2️⃣ 소비 역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최근 인플레가 완화하고 있음에도 고용은 꺾이지 않으며 온·오프라인 소비도 호황입니다. 이에 호응해 각국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가 내년에 연착륙할 거란 기대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경기 둔화 약해지면 긴축은 더 길어질 거예요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보다는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이 얼마나 이어질 것인가를 주목해야 합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경기가 연착륙한다면, 다시 말해 경기 둔화 정도가 약해진다면 중앙은행은 인플레에 맞서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겠죠. 그럼 실물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기업과 가계 측면으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기업 측면에선, 디지털 시대인 만큼 생산 자동화·기계화 시대가 열렸고 그만큼 기업 설비 투자가 감소했습니다. 투자 대신 기업의 현금 보유가 늘어났죠.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더라고 그 충격을 흡수할 능력이 높아졌습니다. 가파르게 금리가 올랐지만 여전히 기업 영업 이익률보단 높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여러모로 긴축 정책이 기업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 겁니다.

반면 금리가 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겁니다. 금리가 오르면 보유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듭니다. (이를 자산 효과라고 합니다.) 자산 효과는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강화됩니다. 코로나 기간에 자산 가격이 급등하자 직장을 그만두고 투자에 전업하는 사람들도 늘었는데요. 그랬던 만큼 자산 효과는 더 커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파월은 실수 만회, 옐런은 어깨가 으쓱

미국에서 인플레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던 때가 작년 중순쯤이었습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일시적 현상’이라 진단했고, 금리 인상에 미온적으로 대응했죠.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인플레가 가팔라졌고, 이내 매파로 돌변해 공격적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파월 의장과 다른 진단과 해법을 내놓곤 했는데요. 대표적인 게 고용 전망이었습니다. 작년부터 줄곧 ‘2022년에는 완전 고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죠.

자,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살펴보죠. 공격적인 금리 인상의 결과로 인플레가 잡히는 신호가 나타난 가운데서도 노동 시장은 완전 고용에 가깝고 연말 소비도 탄탄해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파월은 실수를 만회했고, 옐런은 어깨가 좀 올라갔겠는데요.

📱 빅테크들이 스타트업을 베겼다?(feat.핀다)

국내 최초로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한 기업.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가 아닙니다. 바로 스타트업인 핀다였는데요. 핀다의 대출 비교 서비스 API 명세서가 토스나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API 명세서란 모바일 앱들이 상호 통신하는 방법을 정의한 핵심 문서로 건축물로 치면 설계도면과 같습니다. 

물론 빅테크 업체들이 의도적으로 핀다를 따라한 것은 아닙니다. 대출 비교 서비스를 하려면 금융권과 데이터를 연동해야 하는데요. 이미 핀다와 서비스를 연동한 금융권이 빅테크들에도 유사한 서비스를 요구해 비슷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핀다 측에선 “대출 비교는 없던 서비스여서 API 명세서 개발은 지적재산권과 마찬가지”라며 아쉬운 입장이라네요.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결국 핵심은 스스로의 경쟁력일 겁니다

사실 위와 같은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유사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나 동종 비즈니스 모델 간 경쟁에서 자주 있었던 일입니다. 당장 몇년 전만 해도 기사에 언급된 빅테크 회사들의 간편 송금 모델도 비즈니스 모델이 유사하다는 논란이 크게 불거진 바 있었죠. 팩트 체크 결과 논란과 사실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법적으로는 지식재산권법의 저작권과 (BM) 특허권, 부정경쟁방지법 등 다양한 형태의 권리 보호 장치가 새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런 구제 수단을 통한 분쟁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장 경쟁을 저해할 역효과가 생길 수 있어 어느 한 편을 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핀다 논란처럼 기술 표준의 차별화를 법적 수단으로 보호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럼 빅테크의 잠재적 독점에 대항할 방안은 뭘까요? 뻔하지만 핵심은 스타트업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투자자 피칭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 “당장 다음달에 네이버나 카카오가 이 모델을 도입하면 어떻게 싸울 건가요?”인데요. 답을 미리 준비하고, 실행하는 게 기본일 것 같습니다. 모든 혁신 기업 앞엔 항상 공룡이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