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美 금리 결정, ‘가장’ 중요한 이유

🏛 이번주 美 금리 결정, ‘가장’ 중요한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FOMC : 이번주 세계가 주목하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 시각으로 화요일과 수요일 열리는 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 FOMC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일은 늘 중요하지만, 이번 회의가 특히 자산시장에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요(🔗관련 기사).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올해 내내 물가 따라 움직였던 연준 : 미국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시장의 예상과 연준의 결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오르니까 금리를 올린다’는 매우 단순한 논리로 매번 금리 인상이 이뤄졌습니다. 

시장이 궁금해하는 대목도 단순했습니다. 금리를 올려도 물가가 잘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왜 물가가 잡히지 않나> 또는 <언제쯤 물가가 잡히기 시작할 것인가>를 궁금해할 뿐이었습니다. <연준이 왜 계속 금리를 올리나> 혹은 <언제까지 금리를 올릴 것인가>는 별로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은 그저 물가라는 경제 지표에 끌려가는 모양새였으니까요. 어떤 질문을 하든 ‘물가에 물어보라’는 답을 할 게 뻔해 굳이 질문을 던질 필요도 없었습니다.

드디어 하락하기 시작한 물가 : 그런데 그 골치 아프던 물가가 11월부터 고점에서 꺾여 내려오는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12월에도 물가가 한 번 더 내려와서 <물가가 안정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느냐(A 시나리오), 아니면 12월 소비자 물가가 다시 더 반등해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느냐(B 시나리오)입니다. 

중요한 건 서비스 물가 : 여기서 언급하는 물가는 단순한 소비자 물가가 아닙니다.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는 항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관심을 모으는 건 서비스 물가입니다.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 또는 부동산 가격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식료품이나 에너지, 렌트 비용 같은 항목은 이미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거나 곧 그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게 분명합니다. 문제는 인건비의 탄탄한 상승을 바탕으로 아직 꺾일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 서비스 물가인데요. 그게 12월에는 좀 꺾이는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그러니 엄밀히 말하면 이번주의 가장 큰 이벤트는 미국 중앙은행의 회의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 회의 기간에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12월 소비자 물가, 그중에서도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근원 소비자 물가에서도 주택의 렌트비를 제외한 물가가 어떤 흐름을 보여주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주택 렌트비는 아직 내려오지는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하락하는 게 거의 기정사실인 항목이라서 변수에서 제거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인건비 하락 조짐 보일지 주목해야 : 지금까지 말씀드린 건 이미 연준도, 시장도 대부분 알고 있는 일입니다. 파월 의장도 이달 초 인플레를 잡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잡혀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앞으로 주목해야 할 사안은 <12월 소비자 물가에서 인건비가 잡힐 조짐이 발견되느냐 아니면 아직 그 조짐을 찾기 이르냐>입니다. 

이미 주식 시장은 12월에는 인건비가 잡힐 조짐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주가를 꽤 반등시켜놓은 상태여서 긴장감이 더 큽니다. 만약 12월 소비자 물가 지표에서 <당분간은 서비스 물가를 잡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는 신호가 발견된다면 잠깐 반등한 주가가 다시 폭락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여기에 시장이 예상하던 금리 고점이 더 높아질 가능성과 금리 인상이 멈춰질 시점이 더 미뤄질 가능성까지 한꺼번에 커지게 됩니다. 

과연 금리 고점은? : 올해 들어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동안 시장은 언제쯤 금리 인상을 멈추게 될지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또는 금리의 고점은 어떤 수준에서 형성될까 주목하고 있었죠. 그러나 사실 큰 의미가 없는 논쟁이기도 했습니다. 기준 금리가 5%까지 오를 거라고 생각하다가 연준의 매파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면 5.25%까지 오른 후 다시 5%로 내릴 거라는 전망이 부상했죠. 금리 인상을 멈추는 시점도 내년 초라고 예상하다가 다시 내년 중반이라고 전망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긴 시각에서 보면 별 차이는 없는 시나리오입니다.

특히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기준 금리가 5%까지 오르는 것과 5.25%까지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기간이 길면 파산하는 소비자나 기업 규모가 더 커지고 충격이 깊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주요국 부동산 시장도 요즘 자산시장의 흐름에 따라 하락 폭을 키우고 있지만, 금리가 안정되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작지 않습니다. 그 금리 안정의 신호가 곧 나올지 아니면 다시 오리무중의 상황으로 접어들지는 이번주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산 시장에 더 큰 충격 생길 우려도 : 참고로 시장은 후자보다는 전자에 약간 더 무게를 두고 베팅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까지 금리가 5% 수준으로 오르다가 이후부터 하락한단 것인데요. 시장의 예상이 틀리면 고통스러운 고금리 기간이 기약 없이 길어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면, 단순히 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시점이 뒤로 밀리는 정도가 아니라 자산 시장 파괴의 깊이와 강도가 전혀 달라질 수도 있는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도 있겠습니다.


😱 ‘건설사 줄도산’ 공포도 금리 때문이다?
오늘의 이슈

금리 고점은 과연 언제일까? : <앞으로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냐>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물론 그건 앞으로 물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 또는 경기 침체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냐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번 금리 상승기에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가고 멈출 것이냐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그게 대강 정해지고 금리가 그 근방까지 와야만 자금 시장이 안정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돈 구하기 어려운 이유도 금리 때문 : 요즘처럼 금리가 한 달 만에 꽤 큰 폭으로, 또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자금 공급자의 입장에서 일단 몸을 사리고 돈을 꼭 쥐고 있는 게 필요합니다. 섣불리 돈을 빌려줬다가는 더 높은 금리가 왔을 때, 즉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가 더 높아졌을 때 돈을 못 빌려주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금리가 천천히 오르면 1년 뒤에 더 높은 금리가 예상되더라도 1년 동안이나 묵혀둘 수는 없으니 적당한 금리에 돈을 빌려주게 됩니다. 하지만,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차라리 묵혀두는 게 더 나은 경우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고 그래서 자금 수요자들은 돈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물론 신용이 나빠서가 아니라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 돈을 구하기 어렵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앞으로는 자금 수요자들이 돈을 구하기 어렵단 그 사실만으로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건설사들이 내년 상반기에 꽤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12월 물가 지표 발표에 모든 게 달려 있다 : 반대로 금리 고점이 빨리 다가온다면 그 고점에서의 금리 수준은 지금보다 높더라도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할 것입니다. 또한 금리가 이제 더 오르지 않을 것이므로 잠겨있던 돈도 풀려 나오면서 시중 금리는 오히려 더 낮아질 것입니다. 우리나라 자금 시장에 그런 시점이 곧 오느냐 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지표가 미국의 12월 물가입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LG 베스트샵 운영사, 하이프라자도 희망퇴직 :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에 이어 LG전자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도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코로나 이후 ‘집콕’ 수요로 급증했던 TV·가전 수요가 코로나 방역 완화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크게 줄어든 여파입니다. 하이프라자는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기본연봉의 0.6배~ 2배를 위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재계에는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 HMM, 하이프라자를 시작으로 몸집을 줄이는 국내 대기업들이 더 늘어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 내림세 이어가는 기름값 :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3주 연속 하락한 1611.1원을 기록했습니다. 한때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한 적도 있었는데,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휘발유 판매 가격도 덩달아 하락한 것인데요. 미국 석유제품 재고 증가, 중국 수출지표 악화, 세계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당분간 기름값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휘발유뿐 아니라 경유 판매 가격도 1845.7원으로 3주째 낮아졌습니다. 다만, 경유가 휘발유보다 평균 200원 이상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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