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은 정부 채권 대책! 파급효과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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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은 정부 채권 대책! 파급효과와 한계?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정부 돈 망치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계속해 나오는 채권 시장 대책 : 채권 시장의 경색을 풀기 위한 대책이 계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몇가지 대책이 또 나왔는데요. 지난주에 발표된 대책은 주로 자금의 공급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어 자금 공급을 늘려보자는 생각이었던 거죠. 그런데 어제 나온 대책은 자금 수요를 줄여보자는 쪽입니다(🔗관련 기사). 자금 경색이라는 게 시중의 유동성 공급은 적은데 수요가 늘어나서 생기는 것이니까, 이렇게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해법을 찾는 게 당연한 수순이긴 합니다.

채권 시장의 핵심 문제 2가지 : 요즘 채권 시장의 문제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부도 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다는 문제, 그리고 두번째는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이나 시중 은행들처럼 부도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워낙 거액의 돈을 빌리러 다니는 바람에 시중 자금이 그쪽으로 흡수돼서 고갈되고 이에 따라 금리가 급등한다는 문제입니다. 두번째 문제의 사정을 좀 더 부연하자면, 한국전력은 에너지 비용이 급증했지만 전기 요금을 올리지 못 하면서 연간 수십조원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구멍을 메우기 위해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중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심리적 요인이 강해서 정부가 손 쓸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러나 두번째 문제는 한국전력이나 시중 은행들의 자금 흡수를 어떻게든 좀 막으면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한전, 국내 시중 자금 흡수 말라” :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방안도 두번째 문제를 막는 데 집중돼 있습니다. 자금 수요가 많은 한국전력 같은 공공기관들이 회사채를 발행해서 시중 자금을 흡수하지 말고, 대출을 통해 은행 돈을 받아가거나 아니면 차라리 회사채를 해외에서 발행해 해외 자금을 끌어다 쓰라는 겁니다(🔗관련 기사). 만약 그리 되면 자금 시장에 한전이란 대형 자금 수요처가 사라지면서 작은 기업들에게도 돈을 빌릴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번 대책의 파급 효과는 통화량 증대? : 회사채 대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면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파급 효과가 바로 통화량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회사채 발행은 시중 자금이 이 회사채를 사들인 투자자에게서 한국 전력 등 이 채권을 발행한 회사로 단순히 옮겨진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면 그만큼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은행들은 대출을 해줄 때 은행 금고에 넣어둔 돈을 꺼내서 대출해주는 게 아닙니다. 사실상 통화를 아예 새로 발행해서 돈을 빌려주는 겁니다. 이걸 ‘신용 창출’이라고 부르는데 은행의 고유한 기능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그만큼의 통화량 증대로 이어집니다. 해외에서 달러를 빌려오면 그렇게 빌린 달러를 한국은행이 사들여 외환 보유액으로 쟁여놓게 되는데요. 그럼 한국은행이 보유한 그만큼의 원화가 대신 시중에 풀리게 됩니다. 때문에 은행 대출과 마찬가지로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이죠.

대책 안 먹힌다면 그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 : 정부가 연이어 내놓은 대책들이 기대한 효과를 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효과가 떨어지고 채권 시장이 계속 안정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아마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때문일 겁니다. 요즘 채권 시장이 위기를 맞은 건 금리가 올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졌고, 부동산 PF 대출이나 부동산 관련 채권 금리가 급등한 게 원인이거든요. 결국 부동산 관련 채권 시장의 불안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된다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겁니다. 정부는 일단 최악의 상황, 즉 모든 채권들이 다 안 팔리는 신용 경색 상황까지는 막자는 게 목표인데, 그 목표가 달성되고 자금 시장 경색 문제가 일단락되더라도 그 불씨는 계속 잠재돼 있을 거란 얘기입니다.


🙏 이번주 FOMC에 시장이 거는 기대
오늘의 이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이번 FOMC에서 금리 속도 제동 힌트 나온다?! : 요즘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의 가치가 다 하락하는 시기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때문인데, 시장에선 금리가 오르는 속도에 제동이 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에 열릴 미국의 FOMC 회의에서 그런 힌트가 나올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그런 기대가 나오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1️⃣ 금리 상승이 가파르기 때문에 슬슬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일자리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미국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까 하는 기대, 2️⃣ 지금까지 물가 상승을 이끈 집값도 최근엔 하락세가 가팔라진 만큼 인플레도 둔화되고 있다는 희망. 이 2가지가 지금까지 미국 중앙은행이 지녀온 금리 인상 기조를 다소 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의 근원입니다(🔗관련 기사)

그럼에도 시장은 이번주 FOMC 회의에서 0.75%p 기준금리 인상, 즉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회의가 끝난 뒤 파월 의장의 질의응답 발언 같은 걸 통해, 차후의 금리 인상 속도는 다소 낮추겠다는 뉘앙스가 전해지길 기다리는 중입니다.


📉 미국 주요 빅테크, 줄줄이 부진
오늘의 이슈

애플 마아존 구글 메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빅테크 대거 실적 쇼크 : MS·알파벳·메타·아마존 등 미국의 빅테크들이 지난주 매우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덩달아 주가도 크게 하락했는데요. 빅테크 중 애플만 괜찮은 실적을 내며 선방했을 뿐인데요. 경기가 실제로 안 좋아지고 있는 게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이유입니다.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 기업 실적이 악화 중이란 점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나쁜 소식이기도 하지만 좋은 소식이기도 합니다. 실적 악화는 당연히 나쁜 소식이지만, 경기 침체는 물가 상승을 막고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상승도 멈추게 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좋은 소식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애플 선방? 맥북 덕분! : 애플의 선방과 그에 따른 주가 회복은 눈여겨볼만한 뉴스입니다. 애플의 좋은 실적은 아이폰이 아닌 맥북이 이끌었습니다. PC 시장이라고 해서 다른 품목들보다 경기가 좋은 건 아닌데도, 맥북 매출은 3분기에 7% 넘게 늘었습니다.

애플의 PC 시장 약진은 계속 지켜볼만한 포인트입니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M프로세서가 장착돼 빠르고 배터리도 오래가는 애플의 노트북과 데스크톱은 점점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운영 체제가 주류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윈도우가 아니란 게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얼마나 빨리 애플 PC로 넘어올지가 관건입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PC 시장에서 7.9%인 애플의 점유율은 2026년 10.7%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EU,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 2035년부터 유럽연합(EU) 27개 전 회원국에서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사실상 금지됩니다. 연간 1만대 미만을 생산하는 소규모 자동차 회사를 제외하면, 휘발유나 경유가 연료인 차량을 더는 못 팔게 하는 법안이 합의된 건데요(🔗관련 기사). 작년까지만 해도 기존 업계 반발에 밀려 이런 법안을 밀어붙이지 못 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대란을 겪으면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체제로의 전환이 탄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 연말 수입 가스에 관세 안 매긴다 : 정부가 빠르면 다음 달부터 서민 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LNG, LPG에 붙는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습니다(🔗관련 기사). 특정 기간 일정량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낮춰주는 ‘할당 관세’라는 제도를 통해서인데요. 이번 조치로 가구마다 도시 가스 요금이 매월 1400원 정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외에도 올해 김장철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비축한 마늘, 양파, 천일염 등을 일부 공급해 30% 할인 판매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