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쇼핑하는 이커머스가 있다!?

🛒 비트코인으로 쇼핑하는 이커머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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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혁신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라틴 아메리카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자 ‘라틴 아메리카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 얘깁니다. 이 기업은 아마존과 같은 마켓플레이스 외에도 신용거래, 결제 서비스 등의 핀테크 플랫폼을 구축하고, 라틴 메리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의 대표 성공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1999년 아르헨티나에서 설립됐습니다. 현재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라틴 아메리카 테크 기업 최초로 2007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습니다. 작년 집계된 활성 유저만 1억3950만명에 이르는데요. 이는 라틴 아메리카의 인터넷 사용자 절반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지금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 18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는가?

메르카도리브레는 총 6개 주요 사업 부문으로 나누어집니다.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메르카도리브레 마켓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를 쉽게 하기 위한 온라인 지불 및 결제 플랫폼인 ‘메르카도 파고(Mercado Pago)’가 있습니다. 메르카도 파고는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돕는 게 기본 기능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상품 판매자에게 대출해주는 은행 역할도 해주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셀러들에게 대출해주는 ‘아마존 렌딩 플랫폼’과 비교해 볼 수 있겠죠.

mercado cabin

또 ‘메르카도 퍼블리카도(Mercado Publicado)’라는 광고 플랫폼과 ‘메르카도 샵스(Mercado Shops)’라는 웹사이트 내 웹스토어 구축 솔루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체 물류 센터를 기반으로 한 배송 서비스 ‘메르카도 엔비오스(MercadoEnvios)’는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라틴 아메리카에서 메르카도리브레가 성공하게 된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 마지막으로 신용 카드 없는 할부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르카도 크레디토(Mercado Credito)’ 사업부가 있습니다. 

메르카도리브레는 작년 4분기에만 80억달러 규모가 거래됐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2% 상승한 수치입니다. 메르카도리브레에서 이뤄진 거래의 75.5%는 모바일 기기에서 이뤄졌습니다. 거래된 품목만 2억8790만개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5% 성장한 수치입니다. 

작년 4분기 메르카도 파고를 이용해 처리된 총 결제 금액은 24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1%가 성장했습니다. 이 기간 처리된 결제 거래 건수는 10억2890만건으로 전년보다 56.1% 증가했습니다. 이는 메르카도리브레가 단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넘어 핀테크 분야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의미있는 수치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핵심 인물은?

메르카도리브레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르코스 갈페린(Marcos Galperin)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다니는 동안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는 작년 4월 기준 순자산 규모가 약 61억달러로 추정되며,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ceo marcos galperin

마르코스 갈페린은 1971년에 태어났고, 세계에서 가장 큰 가죽 회사 중 하나인 사데사(SADESA)가 갈페린의 가족 회사입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에서 경제학과 금융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아르헨티나의 국영 에너지 회사인 YPF에서 3년간 직장 생활을 했고, JP 모건에서 인턴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서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습니다. 

마르코스 갈페린이 스탠포드에 다니는 동안 회사를 설립하게 됐는데, 스탠포드의 많은 교수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메르카도리브레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메르카도리브레에 투자한 회사는 JP모건, 골드만삭스, GE 캐피털 등 세계적 투자사였습니다. 

현재 마르코스 갈페린은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가 중 한 명입니다. 재계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데요. 2015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갈페린은 아르헨티나 최초의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를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갈페린은 메르카도리브레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의 기업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는 사이버 보안 회사인 오납시스(Onapsis), 고해상도 위상 이미지 제공 업체인 새틀로직(Satelllogic)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주요 경쟁사는?

1️⃣ 아마존 : 메르카도리브레의 경쟁자로는 단연 아마존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책을 파는 작은 전자상거래 회사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AWS와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분야를 운영 중인 거대 테크 기업이 됐죠.

AWS는 아마존 전체 영업 이익에서 52%를 차지할 정도로 아마존의 효자 사업이자, 고성장, 고수익 분야의 사업입니다. 처음에는 전자상거래 회사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은 부서에서 시작했지만, 많은 회사들이 그 인프라를 만들고,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며 관리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자체 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이를 타 회사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부문의 서비스로 발전시켰습니다. 

아마존은 메르카도리브레가 진출한 라틴 아메리카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아직 메르카도리브레에 뒤쳐지고, 브라질엔 2017년에야 진출한 후발 주자입니다. 

메르카도리브레와 아마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비즈니스 인프라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에 방점을 두고 있고, 메르카도리브레는 결제 및 핀테크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두 사업 부문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각 회사의 향방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2️⃣ 쇼피파이 : 아마존 이외에 메르카도리브레의 경쟁사로 살펴볼만한 기업으로는 쇼피파이(Shopify)가 있습니다. 쇼피파이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로 온라인 쇼핑몰 설립 및 운영 업무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월 이용료가 29달러 정도에서 시작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개인 창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즐겨찾고 있습니다.

쇼피파이는 캐나다 오타와에 본사가 있으며, 작년 5월 기준 전 세계 175개국에서 170만개 이상의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했습니다. 2006년 스노우보드 장비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시작한 쇼피파이는 기존 전자상거래 구축 플랫폼에 만족하지 못한 창업자 토비아스 뤼트케(Tobias Lütke)의 아이디어로 시작했습니다.

특히 쇼피파이는 메르카도리브레의 샵스(Shops) 사업 부문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데요. 온라인 쇼핑몰 구축 시장에서는 쇼피파이가 메르카도리브레보다 훨씬 점유율이 높습니다. 현재 쇼피파이는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시장 점유율의 2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쇼피파이처럼 온라인 쇼핑몰 제작, 디지털 결제 처리, 배송, 금융 및 사업 개발 분야의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아직 없습니다. 때문에 메르카도리브레의 전체 사업 부문이 얼마나 통합적 경험을 제공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지역화가 잘 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겁니다.

메르카도리브레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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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은 다양화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발 맞추어 변화하고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지역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에 적합한 솔루션을 선점했다는 건 메르카도리브레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무엇보다 메르카도리브레는 핀테크 서비스에 깊이 있는 발전을 이어가면서 앞으로 흥미롭게 성장할 걸로 예상됩니다. 미국에도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전통 금융 상품들의 점유율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라틴 아메리카는 새 핀테크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 나라 대다수가 전통 금융 기반이 약해 핀테크 업체들이 기존 장벽 없이 더 쉽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메르카도리브레의 온라인 금융 서비스와 솔루션에 주목합니다. 작년 12월 메르카도리브레는 모든 메르카도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암호 화폐로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를 실현할 첫 시장으로 브라질을 택했습니다. 암호화폐의 결제 지원은 라틴 아메리카의 금융 서비스 대중화를 촉진해 기존 전자상거래 부문보다 훨씬 폭발적으로 성장할 거라 예상됩니다. 

이후 메르카도리브레는 비트코인으로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미국 달러로 가격이 기재되지만, 구입 시엔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업자와 교환 환율 등에 합의하면 거래가 완료됩니다. 최근에는 자체 가상자산인 ERC-20 토큰 ‘메르카도 코인’을 출시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발을 넓히고 있는데요. 핀테크 전반의 지각 변동을 위한 메르카도리브레의 시도는 계속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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