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전 세계 시총 1위’ 꿈은 이뤄질까

🌟 테슬라의 ‘전 세계 시총 1위’ 꿈은 이뤄질까

elon musk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 100억달러(14조 4000억원) 어치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런 와중에 테슬라가 2022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머지 않아 테슬라의 시총이 애플과 아람코를 합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성장한 214.5억달러(약 30.7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84% 증가한 36.9억 달러(약 5.3조원)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의 예측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1.96% 빗나갔지만, 주당 순이익은 5.23% 웃돌았습니다. 차량, 전력 등 모든 사업의 마진율이 작년보다 2.62%p 향상됐습니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 안내자료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차량당 평균 판매가격(ASP, average selling price)이 오르고 판매 대수도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차량 생산량을 중심으로 보면 테슬라의 플랫폼은 크게 모델 S와 X로 대표되는 1세대 플랫폼, 모델 3과 Y로 대표되는 2세대 플랫폼으로 나뉘는데요. 모델 S와 X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생산량이 123%, 모델 3과 Y의 생산량은 51% 증가했습니다. 2019년 스페이스X에서 처음 공개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 트럭’은 현재 생산 설비를 텍사스 공장에 구축 중인데요. 내년 중반 첫 양산 예정인 이 제품이 추가될 경우 테슬라의 차량 생산 대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테슬라가 생산한 차량은 총 450만대인데, 일론 머스크는 전체 자동차 생산 대수인 20억대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자사의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내년 출시 예정인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테슬라는 물에 뜰 수 있어 보트 기능도 가능하다고 설명함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수익성은 악화됐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의 쏠림 현상으로 비용이 증가한 데다 환율 역풍으로 빚어진 손해가 이번 분기에만 2.5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생산량에 사활을 거는 테슬라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주 관심사는 새롭게 지은 베를린과 오스틴 공장의 가동률이었습니다. 두 공장에 관심이 집중된 건 앞으로 테슬라의 판매 대수를 가늠하는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2분기 기준 베를린 공장은 주당 생산량이 2000대에 도달했고, 텍사스 공장도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베를린 공장은 최근 유럽 내 에너지 위기로 수급 상황을 지켜보는 중인데요. 테슬라는 현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 관리에 들어갔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것이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경영진들의 생각입니다.

테슬라는 제조 역량을 확장해 차량 인도 대수 기준 연평균 5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장비 용량이나 운영 효율성, 공급망 용량 확대, 공급망의 안정성을 개선해 수익성도 잡는다는 계획입니다. 이 구상이 터무니 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2세대 플랫폼, 즉 모델 3과 Y의 원가가 1세대 플랫폼 대비 50% 낮기 때문이죠. 

다만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원자재와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4680 배터리와 완전자율주행(FSD)이 대표적인데요. 현재 테슬라의 4680 배터리 셀은 3분기에 생산량이 3배 증가했습니다. 미국 프리몬트 공장이 생산량을 견인하고 있는데요. 3분기에 4680셀을 주당 1000개 이상 생산한 텍사스 공장도 차츰 생산 규모를 늘릴 예정입니다.

물론 성장통은 존재합니다. 텍사스 공장을 비롯해 베를린의 4680 배터리 생산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거든요. 이번 분기 전체 차량 부문 마진율이 27%대로 내려갔는데, 두 공장을 제외하면 30%대로 올랐습니다. 향후 테슬라는 배터리 가격을 보조금 없이 킬로와트시 셀당 70달러로 맞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테슬라는 새로운 매출원이 될 완전자율주행(FSD)을 내년 안에 출시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4분기에는 북미 지역에서 완전자율주행 베타 서비스를 좀 더 광범위하게 선보일 것 같네요. 지금까지 테슬라의 누적 완전자율주행 운행 기록은 약 9600만km 수준입니다. 

시장과 다른 메시지 내놓은 머스크

다만 거시 경제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경기침체가 2024년 봄까지 이어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머스크는 향후 경제 침체를 전망하면서도 시장과 다소 다른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유럽은 러-우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이슈로 경기 악화에 직면하겠지만,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는 겁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6일에 발표한 ‘세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45%가 이익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관련 기사). 특히 부동산 업체의 20%는 최근 시세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등 재고 자산 평가액을 재조정할 경우 파산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죠. 2020년 유럽 연합의 전체 에너지원 중 러시아산 의존도는 24.4%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천연가스는 41.1%를 차지했는데, 전쟁 이후 9%까지 줄어들었습니다(🔗관련 기사). 다른 공급망을 찾아서라기보다는 수급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인데요. 당분간 에너지 위기를 둘러싼 EU 내 정치경제적 불안정성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반면 머스크는 이들과 미국은 놓인 상황이 다르다고 봤습니다. 최근 연준의 연이은 금리 인상은 오직 지나간 과거, 즉 ‘백미러’만 보고 현재 금리를 결정한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다가올 미래, 즉 ‘운전석의 유리창’으로 보면 현재 일부 원자재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너머 디플레이션이라는 겁니다. 즉 연준이 필요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 중이므로 머지 않아 금리를 내릴 거라는 것이죠.

머스크는 지난 분기 테슬라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물류 문제도 비용보다는 배분과 운용 효율 문제였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물류 배송의 문제는 쏠림 현상 때문에 발생했는데요. 3분기 기준 9월에 전체 배송 물류에 2/3가 몰렸으며, 마지막 두 주 동안 물동량이 전체 분기 물류량의 1/3 수준이었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컨테이너 가격이 한때 한 대당 2만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3500~3600달러 사이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의 분석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테슬라의 질주 가로막는 요인들 

일론 머스크의 청사진과 다르게 규제 기관의 움직임은 다소 부정적입니다. 로스 캐피털의 애널리스트 크레이그 어윈은 “일론 머스크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다른 규제 기관으로부터 어렵게 완전자율주행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관련 기사).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규제를 피해 갔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한 애널리스트는 “현 테슬라의 FSD가 자동차 업계에서 말하는 Lv.4 내지는 Lv.5 인가”라고 물었는데요. 이에 머스크는 “99.999x 등의 9 숫자 놀음이 될 것”이라는 동문서답성 답변을 했습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과 관련해서는 시행령이 나와봐야 구체적인 것이 드러날 거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그럼에도 테슬라에게 이익이 될 거라는 예상을 드러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주식 콘텐츠 서비스 시킹알파에 따르면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테슬라의 혁신과 재정적 성공은 인정하지만,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관련 기사). 반면 투자회사 베어드는 “원자재 부족과 물류의 변동성 속에서 3분기 실적을 올렸다. 물류가 원활해지고 생산 조합이 안정성을 찾으면 차량당 비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 대한 준비가 탄탄하다”라고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는 2020년 7월부터 애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에 내줬지만, 한 달 만에 탈환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5일 기준 2위는 아람코이고, 3위는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관련 사이트). 테슬라는 구글, 아마존에 이어 6위입니다. 1위인 애플에 비하면 1/3 수준인데요. 과연 머스크의 꿈은 이뤄질까요? 

Pickool은 국내 테크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국내/외 테크를 심층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