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은 내렸는데 내집마련 더 어려워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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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z of the day

우리나라에선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할 경우, 연간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이 그 대출자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데요. 이 규제 명칭이자 대출자의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뜻하는 ‘이 단어’는 다음 중 무엇일까요?


📻 오늘 뉴스레터는 리멤버 프로덕트 디자이너 송우석님이 읽어드립니다. 텍스트가 불편한 분들은 이용해보세요.

 

😥 집값은 내렸는데 내집마련 더 어려워진 까닭은?

집값은 하락했는데 내 집 마련은 왜 더 어려워졌을까요?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격을 크게 내린 급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데요. DSR* 규제가 바로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대출금이 1억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이 그 대출자의 연소득 40%를 넘지 못 하게 하는 규제인데요.

사실 DSR 규제 도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규제가 공격 당하는 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입니다. 갚을 이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출 한도가 쪼그라들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 5대 은행의 신규 주담대는 작년보다 33%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 DSR : 대출받는 사람의 소득 대비 전체 금융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 쉽게 말해 1년 동안 대출 원금과 이자로 내는 돈이 연봉의 얼마만큼을 차지하는 지를 나타낸 비율임. 대출자의 실질적 채무상환능력을 보는 지표로 현재 1억원 이상을 대출받을 때 이 비율이 40%가 넘지 못하도록 대출 한도가 제한됨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성급한 일반화 아닐까요?

‘대출 재원 조달의 어려움 때문에 급매물을 살 수 없다’는 주장은 성급한 일반화 같습니다. 가격 조정이 어느 정도 현실화한다면, 정부가 정한 대출 규제하에서도 매수를 위한 자금 조달이 충분히 가능할 것니다. 당장 대출을 원하는 개인들은 답답하겠지만, 전체 가계 부채 관리 측면에서는 현재의 대출 규제 기조가 유지돼야 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주택 거래 때 매수자 대부분은 주담대를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로 주택 매수를 활발히 하는 연령대는 30~40대인데요. 사회 진출 시기를 감안하면 소득만으로는 집값을 충당할 수 없습니다. 소득 수준 증가율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더 가파르니 대출 의존도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급작스러운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가구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적어도 금리 상승에서 파생된 충격만큼 자산 가격 역시 조정돼야 합니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금리와 자산 가격 사이에 6개월~1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쯤부턴 거래가 다시 반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3연임’ 시진핑 독주 속 중국 경제는?

주말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주말간 확정됐습니다.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이 10년 집권 후 모든 자리를 시진핑 본인에게 물려주고 2선으로 물러난 전례를 깬 건데요.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정파가 서로를 견제하는 집단지도체제도 완전히 무력화시켰습니다. 본인을 제외한 중국 내 최고 권력자들인 정치국 상무위원 6명 모두를 자신의 최측근으로 채웠습니다.

국내외 언론에선 ‘시진핑 1인 천하’가 드디어 완성됐단 평가가 나옵니다(🔗관련 기사).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지난 토요일, 중국 공산당 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옆 자리에 앉아있던 후진타오가 수행원에 의해 퇴장 당하는 듯한 순간이 포착된 건데요. “서로 파벌과 리더십이 달랐던 두 전현직 지도자의 엇갈림을 보여준다”는 평이 나옵니다(🔗관련 기사). 과연 중국의 앞날과, 시진핑 3기 시대를 맞은 한·중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Winter is Coming

시진핑 3기는 정치가 경제를 압도할 전망입니다. 덩샤오핑 이후 권력을 분산⋅견제해 온 원로 정치와 집단지도체제는 사라지고 마오쩌둥 시절의 1인 독점 권력이 부활했습니다. 지난 40여년간 중국 경제를 성장시킨 자유 시장 경제는 쇠퇴하고 통제된 인민사회주의가 득세할 듯합니다.

시진핑은 그간 자본주의가 야기한 모순(부의 양극화, 성적 타락 등)과 공산당 중심 사회주의 체제의 위협 요인들(디지털 기업의 정보 독점력, 개인주의 문화 등)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위협하자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로 일전을 불사할 태도를 내비쳤습니다.

앞으로 중국 경제는 ‘중진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소득 1만달러 문턱을 넘기 위해선 창의성이 만발하는 유연한 기업 문화가 필요한데, 통제된 국수주의에선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이 숨도 쉴 수 없을 테니까요. 저는 19세기 마르크스가 주장한 사회주의가 필패하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성숙한 경제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난다면요. 하지만 중국 경제는 이제 막 중진국에 진입한 수준이고 시진핑은 강압적인 톱다운 방식의 사회주의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는 결코 성공적인 사회주의 국가를 이룰 수 없을 겁니다.

1990년대 이후 중국과 함께 경제 성장을 누린 한국도 중국의 변화에 대응해야 할 텐데요. 미·중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한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공급망과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한국과 비슷한 상황인 호주·일본 등과 협력해 미국과 중국의 일방주의에 대응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의 자원·베트남의 제조·인도의 소프트웨어 등을 조합해 중국을 대체할 다원화된 공급망 구축을 서둘러야겠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동아시아 4룡 사례에서 배워야

성장 전략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추진한 덩사오핑 시대 이후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와 수출 촉진을 통해 경제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일정 수준 이상 소득 수준이 오르자 2010년대 이후부턴 근로자 임금 증대, 성장과 환경의 조화, 중간재와 부품 국산화 등의 정책을 펼쳤죠. 

결과는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임금이 오르고 공해 산업이 억제되면서 과거 저임금-저비용을 쫓아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중국 밖으로 이동했습니다. 물론 성과도 있었습니다. 막대한 자금 투입을 바탕으로 중간재와 부품 국산화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죠. 하지만 이는 곧 다른 나라와의 교역 감소이 감소하거나,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물론 중국은 내수 시장이 커 수입 대체로도 어느 정도 성장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같은 전략을 구사했던 과거 남미는 실패했습니다. 모든 것을 자국에서 생산하겠다는 전략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이죠. 중국이 반도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국 수입 대체는커녕 대규모 투자 손실로 이어진 게 대표 사례입니다.

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이른바 ‘동아시아 4룡’은 중국이 왜 변화해야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 4룡은 중소득 국가로 올라선 이후에도 지속적인 개방과 교역 확대로써 고소득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경쟁력 있는 상품 분야는 수출하고, 부족한 분야는 수입해 보충하는 교역 전략이 성장률도 높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경제 개혁 없이 성장 어려울 거예요

정치를 얻고 경제를 잃은 것과 같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미국과의 경쟁 속에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결속력을 발휘하고, 성공적으로 경쟁에 대처할 수 있는 체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특히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측면에선 성장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겁니다. 지금 같은 국유 기업 중심의 경제 질서는 투자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경제 성장을 점차 정체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현재 중국의 경제 성장은 정체된 상황입니다. 당 대회 후 뒤늦게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은 3.9%로 시장 예상보단 높았습니다. 하지만 성장세가 느려졌고 올해 목표치(5.5%) 달성도 요원해 보입니다. 당분간 경제 부양책을 구사하겠지만, 경제 개혁 없인 현 체제에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겁니다.

🇬🇧 6년새 5번째 총리 맞는 영국, 앞날은?

지난주 목요일,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물러났습니다. 전 세계적 긴축 기조 속에 나홀로 대규모 감세 정책을 펴면서 파운드화를 폭락시킨 사태에 사임으로 책임을 진 건데요. 바로 어제,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의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총리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입니다. 또다른 유력 주자로 꼽히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집권당인 보수당 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반면, 수낙은 출마 의지를 밝히며 단독 유력주자로 부상했습니다(🔗관련 기사).

수낙은 1980년 5월생으로 만 42세입니다. 210년 만의 최연소 영국 수상이 된 것입니다. 그는 인도계 이민자 출신 부모를 둔 까닭에 영국 최초의 유색인종 총리로도 기록될 예정입니다. 수낙은 트러스 전 총리와 달리 “재정을 탄탄히 해야한다”며 법인세 인상 등 증세를 주장해 왔습니다. 수낙은 2016년 브렉시트 투표 후 6년 만에 총리가 4명이나 사임한 영국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포퓰리즘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

영국이 가진 장점은 뚜렷합니다. 크게 3가지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도 있을 겁니다.

1️⃣ 영어 : 우선 영국은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쓰죠. 해외 기업 유치에 지속적으로 유리하고,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들이 선호합니다.

2️⃣ 발달된 금융 산업 : 영국의 최대 산업은 금융입니다. 금융업에선 다른 나라보다 비교 우위에 놓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식민 시대 유산 : 영국은 과거 대영제국으로 통하던 식민 시대의 유산을 갖고 있습니다. 식민지였던 국가와 연대 관계가 잘 형성돼 있으며, 세계 각국 정보 수집 능력이 높습니다.

하지만 해결해야할 문제도 분명합니다. 그 대표가 바로 포퓰리즘입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가장 주된 이유는 이민자 문제였습니다. 실업자와 저소득 계층이 자신들의 경제적 어려움의 화살을 이민자에게 돌렸고, 이들이 브렉시트 결정에 찬성표를 다수 던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이들의 불만을 이용해 브렉시트를 추진하는 포퓰리즘 행태를 보였죠.

물론 포퓰리즘 정치를 단기간에 없애긴 어렵습니다. 장기적으로 일반 대중이 현명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환경을 만들어야죠. 영국은 계층 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저소득측 교육 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증세? 어설픈 생각 같아요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안은 경기 부양이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통화 긴축과 엇박자를 냈기에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준 거죠. 반면 수낙이 공약한 증세안은 인플레로 가뜩이나 움츠린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현재 19%로 세계 법인세율 평균 수준인 15%보다 높습니다. 이를 25%로 인상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증세안은 금융 시장을 넘어 실물 경제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영국 경제는 내년 0.3% 성장에 그칠 전망인데요. 경제 자체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세수 확보 때문에 증세하겠단 생각은 어설퍼 보이네요.

한편 한국은 영국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경제와 금융 시장이 민감해진 상황에서는 정부가 정책과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