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울며 겨자먹기로 트위터 인수?

😟 머스크, 울며 겨자먹기로 트위터 인수?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① 머스크, 재판 앞두고 트위터 인수하기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어쩔 수 없이’ 트위터를 인수합니다. 머스크는 지난주(4일) 원래 계약대로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62조원)에 인수하겠다는 뜻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밝혔습니다. 4월부터 이어져 온 머스크와 트위터의 공방이 끝나갑니다. 이제는 별로 갖고 싶지 않은 트위터를 울며 겨자먹기로 인수하는 데 62조원의 거액을 써야 하니, 머스크의 속이 타들어 갈 겁니다.

트위터 인수가 위약금, 소송 비용 내는 것보다 나아 : 머스크는 지난 4월 440억달러에 트위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가 7월에 계약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트위터가 SEC에 밝힌 것보다 허위 계정이 많은 것 같은데, 트위터 측이 이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게 계약 파기 이유였죠.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가 계약을 이행하게 해달라며 소를 제기했고, 첫 공판이 오는 다음주 월요일(17일)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만약 이 소송에서 진다면 머스크는 위약금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물거나 계약대로 트위터를 인수해야 했습니다. 막대한 소송 비용은 덤이죠.

마침내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로 입장을 번복한 건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 같습니다. 트위터에 허위 계정이 정말 그렇게 많은지, 허위 계정 비중이 62조원의 거래를 번복할 만큼 중요한 문제인지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트위터 측이 SEC에 허위 정보를 제출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트위터는 SEC에 mDAU(monetizable Daily Active Users, 수익화 가능한 일간 이용자 수) 중 허위 계정이 5% 미만이라고 신고했었는데요. 머스크는 이를 근거로 “허위 계정이 5% 이상이면 계약 취소”를 외친 겁니다. 하지만 mDAU는 이미 허위 계정 등을 제거한 데이터입니다. mDAU 중 허위 계정이 5% 이상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계약을 파기한 머스크 측이 mDAU 중 허위 계정이 5% 이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압수수색을 할 수도 없는 민사 소송에서 이를 입증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머스크가 어쩔 수 없이 트위터 인수를 강행하는 이유입니다.

머스크 – 트위터 – 테슬라 : 머스크가 트위터를 다시 인수하겠다고 하자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일주일간 16% 하락했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관심을 보이면 테슬라 주가는 떨어집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제안이 나오자 테슬라 주가는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인수가 합의된 4월 26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12.18% 급락했습니다.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가 테슬라 이외 회사에 신경 쓰는 걸 안 좋아합니다. 스페이스X나 뉴럴링크도 마뜩잖은데 트위터까지 더해지는 건 더욱 원하지 않죠. 가뜩이나 트위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긴 머스크가 인수까지 한다면 더 많은 시간을 트위터에서 보내게 될 것 같으니까요.

또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머스크는 8월 테슬라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했는데, 그 이유를 “트위터 인수 계약을 강행하면 테슬라 주식을 긴급 처분해야 하는데 그 상황을 피하려 주식을 매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위터와의 소송전에서 승소하면 테슬라 주식을 다시 사들이겠다고 했죠.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트위터는 인수하기 싫다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 억지로 회사를 팔려고 할까요? 일부 주주들이야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분은 좋겠지만, 트위터를 사랑하는 조직원이라면 울며 겨자먹기로 회사를 떠안은 새 주인이 반갑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② “장비 수출도 하지 마” 중국 반도체 숨통 끊으려는 미국

미중갈등

미국의 중국 제재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에 장비 납품을 제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KLA,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를 비롯한 반도체 장비 업체에 “대중국 장비 수출 승인 심사에는 거부 추정(Presumption of Denial) 원칙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 말은 곧 중국 수출 승인 거부를 원칙으로 하고, 납품을 위해선 별도의 라이센스를 받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사실상 장비 반출을 중단한 셈이죠.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선 아무래도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장비 시장을 미국과 일본이 꽉 잡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미국 기업인 AMAT와 램리서치,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이 시장 1~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점유율이 70%가량 됩니다. 이 중 램리서치와 AMAT는 미국 기업인데다 ASML은 네덜란드 기업이긴 하지만 부품 대부분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공급 받고 있어 미국의 제재에 별다르게 대항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미국의 이번 추가 제재는 중국 반도체 숨통을 끊어버리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최근 경제전문가 사이에선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 기조가 다소 바뀌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그간 미국은 어느 정도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선 안에서 중국의 기술 개발을 허용해 왔는데 최근에는 아예 중국의 발전을 막겠다는 기조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중국 제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곳은 비단 중국만은 아닙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의 제재가 국가 안보를 위해 중요하긴 하지만, 미국 기업에 예기치 못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금융 서비스 기업 씨티 그룹의 로라 첸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강력한 중국 제재는) 중국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사업 기회를 박탈하고,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고요. 그럼에도 미국은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중국의 기술 발전을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응 : 중국은 당연히 반발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 미국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면서 “국가 안보를 위해 중국도 수출 물자 제한을 택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반발과 별개로 중국 정부가 미국의 이 같은 제재에 직접적 대응을 하진 않고 있다는 건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주 일요일(16일) 개최 예정인 제20차 당대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직접 대응을 하지 않는 거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현재 베이징에선 중국 정책과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죠.

이와 관련해 연원호 부연구위원은 시 주석이 역량을 분산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간 중국 최고지도자는 최대 2연임까지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는데, 시 주석의 3연임 시도는 그간의 중국 정부의 룰을 깨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일단 제20차 당대회에 집중하고, 대미 대응은 당대회 이후 진행할 듯합니다.

그때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걱정만큼 크진 않을 듯합니다. 정부 차원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완화했고, 기업 차원에서도 개별 허가 확보를 위한 서류 준비를 진행 중이거든요.

물론 미국은 자국 중심주의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려 하지만, 당장 국내 기업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현 시점에서 미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대만 파운드리 TSMC와 삼성전자, 2곳뿐입니다. 그 중 TSMC가 기술적으로 앞서 있긴 합니다만 미국 정부는 현재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한 글로벌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팻 겔싱어 인텔 CEO를 비롯한 주요 기업 연사가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언급하고, 대만이 발칵 뒤집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만큼 대만에서도 이 문제를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도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꽤나 크게 보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 이야기는 어느 정도 들을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세계 시장 흐름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국내 기업은 장기적으로는 호황을 노리고 투자하되, 단기적으로는 유연한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③ 시가총액 10억 달러 메타버스 이용자가 38명?

메타버스

이제는 안 하는 기업이 없다는 ‘메타버스’지만 다시금 메타버스 무용론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정보 제공 사이트 디앱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시총 10억달러가 넘는 대표적 글로벌 메타버스 서비스 ‘디센트럴랜드’와 ‘더 샌드박스’의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가 각각 38명, 522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AU는 스마트 컨트랙트와 상호 작용한 고유 지갑 수로 정의됐으며 단순 로그인한 사용자는 제외됐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유틸리티 토큰을 이용해 플랫폼 내 재화인 NFT 거래, 구매를 기준으로 통계를 내렸다는 것이죠.

이 같은 통계에 디센트럴랜드는 9월 한 달 동안 5만6697명의 월간 사용자와, 1074명의 활성 사용자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디앱레이더는 지난 30일 동안 그 절반의 숫자인 약 500명의 활성 사용자가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해당 수치가 ▲NFT 거래와 판매를 기준으로 통계를 내렸다는 점 ▲다른 형태의 이용자 활동은 반영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긴 한데요. 이를 통해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건, 현재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메타버스 내 NFT를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는 다른 NFT나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와는 무관하게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NFT의 시장성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버스 내 NFT의 시장성 : 메타버스 내 NFT는 대개 가상 부동산 형태로 거래되는데요. 글로벌 투자은행 JP 모건에 따르면 디센트럴랜드, 더 샌드박스 등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 부동산이 작년 12월 기준 평균 1만2000달러(약 1715만원)로 집계됩니다. 그러나 규모에 비해 이용자 수가 터무니없이 적고, 얻을 이점이 없다거나 불편하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돼 시세도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글로벌 인기 P2E 게임인 엑시 인피니티는 10일(현지 시각) 2000명 이상의 DAU를 기록했으며, 국내 P2E 게임 미르4 또한 위믹스플레이 기준 동시 접속자 수 약 27만명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메타버스, 보편화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④ 소뱅 투자사 ‘레볼루트’ 일본에서 행정처분

레볼루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영국의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에 안 좋은 소식이 들립니다. 7일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지난달 레볼루트에 행정 처분을 내렸다는데요. 이유는 “사업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자금 세탁’이나 ‘테러 자금 조달’ 등에 이용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송금 면허를 가진 사업자를 행정 처분하는 건 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레볼루트는 현재 회사 웹사이트에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내부 시스템 개편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합니다.

레볼루트는 소프트뱅크가 무려 8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투자하면서 330억달러(약 47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은 잘나가는 핀테크 회사입니다. 2015년 7월 영국에서 해외 결제와 송금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고, 비영어권에선 처음으로 2020년 9월 일본에 진출했습니다. 23개 통화를 국제 송금할 수 있는 디지털 뱅킹 앱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 상황은 레볼루트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지난달 토큰포스트 보도(🔗관련 기사)에 따르면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에서도 레볼루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재무보고위원회(FRC)가 레볼루트의 감사 품질에 중대 결함이 있다고 보고했다는 겁니다.

거액을 투자한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이런 소식이 반가울리 없겠죠. 닛케이 아시아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리고 비전펀드의 투자 전략 변화를 언급했는데요. 거액의 투자를 받은 우버나 디디추싱이 큰 폭의 가치 하락을 겪었고, 또 이후 비전펀드2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레볼루트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닛케이 아시아는 아시아의 한 기술 투자 회사 대표의 말을 빌려 “어떤 대가를 치르든 성장에 우선을 두는 시대는 확실히 지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는데요. 거액을 투자로 성장을 이끌어내는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회사가 살아남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