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新패러다임, 데이터의 ‘진짜’ 의미는?

💻 HR의 新패러다임, 데이터의 ‘진짜’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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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피플 애널리틱스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하지만 향후 데이터의 가용성, 컴퓨팅 성능, 고급 통계 분석 접근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면 피플 애널리틱스 없는 HR은 상상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를 겁니다. 인사 운영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지는 거죠. 그렇다면 HR이 피플 애널리틱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HR이 주도하는 데이터 시사점 도출 

먼저 피플 애널리틱스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즉 피플 애널리틱스를 이해해야 합니다. 피플 애널리틱스는 HR과 IT시스템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피플 애널리틱스를 실행하려고 해도 IT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피플 애널리틱스를 시스템 프로젝트 정도로 인식하곤 했습니다. 게다가 시스템 부문이 주도권을 가지고 접근하면 사람과 관련해 통찰력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았죠. 

다행히 최근 프로그래밍에 대한 부담감 없이 데이터 마이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도구들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HR이 주도적으로 피플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의사결정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뽑을 수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HR이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피플 애널리틱스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HR 문제 해결을 위한 모델 설정과 연계 데이터 관리, 데이터 마이닝 툴의 기본적 특성과 활용 방안을 익히고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고도화 방안을 찾아야 할 겁니다. 도출된 결과를 이해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에도 별도의 역량이 요구됩니다.  

비즈니스 성과에 연계한 전략 수립

피플 애널리틱스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비즈니스 성과 개선, 전략 지원, 리스크 관리입니다. 피플 애널리틱스를 통해 어떠한 통찰력을 얻어냈더라도 그것이 비즈니스 성과와 연계되지 못한다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HR은 향후 비즈니스 전략 방향과 연계해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인재 전략을 어떻게 구사해야 되는지, 이에 대한 통찰력과 실행력을 가져야 합니다. 즉 현재 고객과 시장의 변화가 조직의 인재 확보 및 육성 활동과는 어떤 식으로 관련되는가, 미래 사업/제품 개발을 위해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피플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통찰력 있는 답변을 찾고, 조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젝트는 HR 과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 과제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전략과 연계한 과제 및 방향성 설정

비즈니스 전략과 피플 애널리틱스를 연계하려면 주제 설정이 중요합니다. 먼저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목표를 명확히 이해해야겠죠. 그리고 이해 관계자를 참여시켜 경영진이 사람을 통해 얻고자 하는 성과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피플 애널리틱스를 도입한 초기라면 빠른 시일 내에 성공할 수 있는 단기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플 애널리틱스 도입 후 조기에 성과를 제시하지 못하면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도입이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과제가 선정됐다면 방향성과 범위도 설정해야 합니다. 과제의 방향성은 의사결정자와 협의해 가능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신제품 개발 직원의 역량 개선’ ‘미래에 필요한 핵심 기술 인재의 단계적 확보 방안’ ‘회사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 파악 및 바람직한 문화로의 전환’ 등이 과제 방향성 선정의 예시입니다. 

프로젝트 효과의 정량적 제시 및 예산 확보

피플 애널리틱스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와 효과는 비즈니스 결과와 연계해 정량적으로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예컨대 구성원 역량 개발 활동이 매우 중요하단 걸 기업들도 알고 있지만, 만약 기업 활동에 어려움이 생기면 이와 관련된 비용이 가장 먼저 삭감되곤 합니다. 하지만 구성원 역량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비용이 기업의 장기적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해 제시한다면, 보다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겠죠. 

보험회사인 메트라이프의 HR팀은 회사가 미래 5년에 걸쳐 측정된 내부 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을 사용해 투자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에 팀은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젝트에 필요한 비용과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IRR 관점에서 분석해 경영층 및 재무 부문과 의사소통했습니다. 메트라이프의 의사결정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함으로써 팀은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젝트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죠. 그 결과 필요비용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경영층의 지지 하에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통찰력 있는 분석과 솔루션 제공

프로젝트가 실행되면 피플 애널리틱스 팀은 도출된 결과를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가설에 기반해 통찰력 있게 분석하고 제시해야 합니다. 만약 데이터가 통찰력 있는 해석 없이 제시된다면 경영진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 또는 편견으로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의 솔루션이 제시되고 실행돼야 합니다. 솔루션이 실행되지 않는다면 피플 애널리틱스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HR 라인 관리자들은 지표의 결과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통해 새로운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조직 역량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결과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한 ▲토론 ▲문제 해결 솔루션 도출 ▲솔루션 실행이 피플 애널리틱스의 본질적 가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통찰력과 솔루션 제시는 스토리텔링에 기반해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합니다. 현황, 주요 이슈, 이슈가 발생한 원인 그리고 솔루션들이 물 흐르듯 연계돼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 사항들이 명확히 제시돼야 하죠. 스토리텔링이 명확하면 의사결정자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의 지지를 획득해 솔루션을 실행시키는 것이 용이해집니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과감한 상상력을 활용해 변화를 향한 새로운 통찰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육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솔루션을 실행한 대표적인 사례로 네슬레가 있습니다. 네슬레의 경영진들은 네스프레소 매장의 성과가 재임 기간, 훈련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피플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분석 결과 매장 관리자의 자발적 이직률이 매장 성과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팀은 이러한 결과를 재무 관점에서 정량적 수치로 제시해 경영진을 설득할 수 있었고, 여기서 도출된 솔루션을 전 세계 매장에 신속히 실행해 비즈니스 성과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피플 애널리틱스

미래의 피플 애널리틱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새로운 산업과 기술 분야 관련 역량을 갖춘 기술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건 필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플 애널리틱스 영역은 1️⃣심층적인 기술 분석에 보다 중점을 두고 2️⃣기술과 인재의 연계성에 초점을 두며 3️⃣인력 계획을 재구성하고 4️⃣기술, 학습 및 경력을 통합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이 맞닥뜨린 기술 난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입니다. 

피플 애널리틱스의 활용이 좀더 보편화되면 이를 개인화해 구성원 개개인의 니즈와 육성 관점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질 겁니다. 가령 IBM은 필요 역량⋅기술, 인력 계획, 경력 옵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개별 구성원들에게 필요 사항을 제시하는 ‘Your Learning’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플랫폼에 IBM 전체 직원이 접속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한 활동이 무엇인지 점검해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IBM은 필요 기술을 확보하고 구성원 역량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IBM이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HR은 이제 자신의 역할이 코스트 센터가 아니라 HR 전략 실행을 통해 기업의 전략 목표 달성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중책임을 맡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즉 단순히 재무⋅전략적으로 결정된 사항을 사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엇을⋅언제⋅어떻게 할 것인가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자문하는 전략적 기능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업 특징에 맞춰 수집된 자료들을 적절한 방법론으로 조합하고 분석해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원 툴이나 방법론을 갖고 있어야겠죠? 피플 애널리틱스가 여기에 좋은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 손진호 : 알고리즘랩스 대표, 김범열 LG경제연구원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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