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 재무관리 ‘꽉’ 잡은 미국 핀테크사!?

🧮 소기업 재무관리 ‘꽉’ 잡은 미국 핀테크사!?

인튜이트

오늘 소개할 인튜이트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스몰 비즈니스 대상으로 재무 관리 솔루션 제공하는 미국 금융 핀테크 종합 서비스 기업입니다. 클라우드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인튜이트의 SaaS*형 핀테크 서비스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 SaaS : 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인튜이트는 어떤 회사인가?

인튜이트의 창업자는 스캇 쿡(Scott Cook)입니다. 미국 경영 컨설팅 회사 베인 앤 컴퍼니(Bain&Company)에서 전략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던 쿡은 아내의 청구서 지불에 대한 불평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청구서 지불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는데요. 그는 1983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엔지니어링을 공부하던 톰 프롤릭스(Tom Proulx)를 만나 개인 재정 관리 소프트웨어 ‘퀴큰(Quicken)’을 출시하고 인튜이트를 창업합니다. 퀴큰은 빠르게 시장을 점유해나가기 시작했고 시장을 거의 독점했습니다.

사실 아이디어가 참신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이미 많은 유사 소프트웨어가 시장에 존재했고, 심지어 출시 당시 퀴큰은 경쟁사 제품이 제공하는 기능의 1/3밖에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퀴큰이 놀라운 성공을 이뤄낸 건, 톰 프롤릭스가 도입한 사용자 사용성 테스트를 통한 서비스 개선과 직관적인 디자인 때문이었습니다. 

인튜이트는 1988년부터 매해 미국 개인⋅스몰 비즈니스 재무 소프트웨어부문 시장에서 7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런 실적을 기반으로 1993년 나스닥에 상장합니다. 

인튜이트 서비스 유형
인튜이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

최근 2년 사이에는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서비스를 크게 확장 중입니다. 본래 개인 세금신고 및 환급 솔루션 터보텍스(turbotax), 회계⋅세무 결제 솔루션 퀵북스(quickbooks), 개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민트(mint)를 운영했는데요. 2020년 12월 신용관리 서비스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 2021년 11월 뉴스레터 솔루션 메일침프(mailchimp)를 인수했습니다. 특히 크레딧 카르마를 통해 인튜이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크레딧 카르마는 고객의 신용 점수 관리 컨설팅을 해주고, 고객 니즈에 맞는 금융 상품 광고와 상품 중개를 합니다. 이때 인튜이트는 신용카드, 신용대출 수수료, 주택 담보대출, 보험상품 관련 광고 클릭, 상담신청 수수료를 취할 수 있게 됐습니다. 

SaaS 클라우드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무사히 이뤄 낸 인튜이트는 최근 클라우드 섹터 발전과 함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소프트웨어 사용자 고객들을 구독 요금제로 전환하고 신규 고객도 유치 중인데요. 2021년 말까지 퀵북스 소프트웨어 사용자는 260만명인데 반해 훨씬 늦게 출시된 SaaS버전은 구독자가 530만명에 달합니다. 단숨에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2배 넘게 추월한 겁니다. 

핵심 인물

인튜이트 CEo 사산 구달지
인튜이트 CEO 사산 구달지 (Sasan Goodarzi) | 출처 : 인튜이트

현재 인튜이트의 CEO는 사산 구달지(Sasan Goodarzi)입니다. 인튜이트에서 6년간 재직하다 에너지 회사인 넥산트(Nexant) CEO로 잠깐 자리를 옮겼는데요. 1년여 후인 2011년 8월 최고 정보 책임자(CIO)로 인튜이트에 복귀했습니다. 총 재직 기간만 14년이 넘은 그는 주요 서비스의 총괄 책임자로서 회사를 이끌었고, 결국 2019년 1월 CEO로 취임했죠. 취임 후에는 인튜이트의 가장 큰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크레딧 카르마와 메일침프 인수로 회사 서비스 확장을 이뤄낸 것도 그의 성과입니다. 

특히 크레딧 카르마의 실적과 기존 인튜이트 서비스와의 시너지는 아주 탁월했습니다. 사산 구달지는 전임 CEO인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가 회사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 구독 모델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뤄낸 것처럼, 자사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AI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도록 노력 중입니다. 실제로 이미 많은 시도가 이뤄졌는데요. 개인화한 맞춤 서비스나 맞춤 금융 컨설팅에 AI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산 구달지는 2020년에 포춘(Fortune)에서 선정한 올해의 사업가 16위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에 대한 직원들의 선호도를 나타내는 글라스도어(Glassdoor)의 ‘Approve of CEO’는 96%로 직원들의 호감도 역시 꽤 높아 보입니다. 포춘에서는 매년 기술분야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밀레리얼을 위한 베스트 직장 등의 순위를 매기는데요. 인튜이트는 항상 순위권에 오를 만큼 일하기 좋은 회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주요 경쟁사는?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유사한 핀테크 서비스를 하는 경쟁사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레시북스(FreshBooks), 제로(Xero), 세이지(Sage), 웨이브(Wave), 조호(Zoho), 카슈(Kashoo)등이 있는데요. 그중 가장 경쟁력 있는 프레시북스, 제로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은 인튜이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퀵북스 온라인(QuickBooks Online)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freshbooks xero

1️⃣ FreshBooks

프레시북스는 2004년 마이크 맥더먼트(Mike McDerment), 레비 쿠퍼맨(Levi Cooperman)과 조 사와다(Joe Sawada)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창업한 회사입니다. 초기에는 ‘FreshBooks Classic’라고 불리는 전자 송장 발행 소프트웨어를 제공했었는데요. 지금은 각종 송장 발행, 비용 추적, 급여관리 등 종합적인 세무⋅회계 관리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튜이트의 퀵북스와 비교하면 프레시북스는 초심자도 사용하기 매우 쉬운 편입니다. 게다가 요금도 퀵북스는 월 200달러까지 나갈 수 있지만, 프레시북스는 가장 비싼 요금제가 월 55달러에 불과합니다. 퀵북스만큼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거나 기능 커스텀을 할 수는 없지만 많은 기능이 굳이 필요 없는 사용자로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서비스로 보입니다.

2️⃣ Xero

2006년 로드 드루리(Rod Drury)와 해미쉬 에드워즈(Hamish Edwards)가 공동 창업한 제로는 중소기업 대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뉴질랜드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클라우드 기반 회계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출발했는데요. 2019년에 서비스 구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고, 지속적으로 핀테크 회사들을 인수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인튜이트 퀵북스와 비교해 제로의 최대 장점은 사용자 수 제한이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추가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사용 인원을 늘릴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추적할 때 퀵북스보다 더 좋은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인데요. 각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예상 수익과 비교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비용 면에서는 제로와 퀵북스의 온라인 요금제는 거의 비슷합니다만 퀵북스가 조금 더 비싼 편입니다. 물론 인튜이트와 비교해 약점도 있습니다. 인튜이트만큼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지 않고 재고관리 기능도 다소 빈약하다는 것이죠.

인튜이트의 미래는?

클라우드 핀테크 플랫폼 인튜이트는 세계적으로 침투율이 낮은 스몰 비즈니스의 디지털 세무⋅회계 영역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매년 성장률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구독형 수익 모델을 도입한 인튜이트는 현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구독 상품의 프리미엄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크레딧 카르마를 비롯해 58건의 인수합병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현재 매출 구성에서 중소기업이 49%, 개인 소비자가 37%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미국 내 기업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달합니다. 인튜이트는 이 기업들을 위한 클라우드 핀테크 시장을 선점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팬데믹도 오히려 인튜이트에는 기회였습니다. 직접 세무 사무소를 방문하기 어려워진 이들이 세금 납부용 소프트웨어를 찾았기 때문이죠. 덕분에 인튜이트의 세금 납부 소프트웨어 터보텍스의 수요도 증가하게 됩니다. 팬데믹이 물꼬를 틀었지만 소프트웨어의 편리성은 사용자의 재사용 빈도를 높였고, 팬데믹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요가 이뤄지는 모습입니다. 

미국 정보 기술 연구⋅자문 회사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올해 퍼블릭 클라우드 지출 규모는 4950억달러로 예상됩니다. 2023년에는 6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SaaS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어 인튜이트의 성장 곡선은 당분간 우상향하지 않을까 싶네요. 올해 SaaS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1% 성장한 1766억달러 규모이며, 이는 퍼블릭 클라우드 지출에서 24%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시장에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인튜이트의 클라우드 핀테크 서비스 전망은 밝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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