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일 통화 동반 폭락, 제2 외환위기?

리멤버 나우

📉 한중일 통화 동반 폭락, 제2 외환위기?

어제는 환율이 다소 내렸습니다. 1421.5원에 마감해 그제(1431.3원)보다 10원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원화 가치 방어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은 확실히 무너졌다는 평이 나옵니다(🔗관련 기사).

물론 통화 가치 하락이 우리만의 일은 아닙니다. 달러 초강세로 대다수 국가가 겪는 일입니다. 그런데 유독 동북아에서 그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엔화 가치는 지난 1년간 30엔 이상 떨어져 엔·달러 환율은 145엔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직접 “이런 일은 과거 30년간 없었다”고 경악할 정도입니다. 이틀 전 중국 역시 당국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7위안’을 넘어섰습니다.

해외 안팎에선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금리 격차가 심해지며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세계은행도 개도국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했고요. 아시아 외환위기는 정말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요?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제2 외환위기가 기우인 이유 넷

아시아 외환위기 주장은 그 논거가 취약한 듯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금융위기는 자국 통화 약세에서 기인 : 신흥국 금융위기 징후는 엔화나 위안화 같은 상대국 통화가 아닌 신흥국 자국의 통화 약세로 나타납니다.

2️⃣ 자본 이탈이 금융위기 직접적 원인 아냐 : 통화 가치 폭락으로 설령 해외 자본이 유출돼도 전부 다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게 아닙니다. 가령 한국은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 금융위기를 겪었는데요. 당시 주식, 채권 시장의 해외 자본 이탈이 핵심 요인은 아니었습니다. 해외 자본 유출 자체가 국내 금융기관의 손실 위험으로 전이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보단 은행의 외화 유동성 부족이 직접적 원인이었어요. 쉽게 말해 은행이 단기로 외화를 빌린 다음, 원화로 장기 대출을 해주며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돌려줄 외화가 부족해졌던 거죠.

3️⃣ 탄탄한 외화 유동성 : 2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금융기관은 자체적으로 외화 유동성 위험에 대비 중입니다. 단기 외환 유출에 대비해 금융 당국이 걸어놓은 규제보다 더욱 충분한 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요. 한국은행도 4000억달러가 넘는 외화를 보유하고 있어 시중 은행을 도울 여력이 충분합니다.

4️⃣ 가계 부채는 외환과 무관 :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한국의 가계 부채는 상당히 위험하죠. 하지만 가계 부채는 모두 원화 대출입니다. 은행이 외화를 빌려 대출 재원을 마련한 것도 아니기에 외환 위험관 무관한 거죠.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아시아보다 오히려 걱정할 건 영국!

엔화와 위안화 약세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두 국가는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경기 부양 필요성이 높아 금리를 일부러 낮게 유지 중입니다. 지금보다 외환 불안정성이 더 심해져 필요성이 커지면 그땐 금리를 올릴 수 있습니다. 또 중국과 일본 모두 경상수지가 흑자이며 대외 금융도 부채보다 자산이 많습니다. 외환을 둘러싼 기초 여건이 양호하단 얘깁니다. 즉, 현 상황이 아직 이들 정부의 콘트롤 범위하에서 돌아가는 일이기에 ‘제2 아시아 금융위기’는 기우에 가깝습니다.

동북아를 벗어나서도 사정은 나쁘지 않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90년대 외환위기 이후 20여년간 꾸준히 외환 안정성을 강화해왔습니다. 더구나 상당수 아시아 국가는 위안화나 엔화 표시 부채가 많습니다. 양국 통화 가치 하락이 이들에겐 부채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겁니다.

오히려 걱정할 건 영국입니다. 영국은 대외 금융에서 부채가 더 많고 경상수지도 적자가 커지고 있습니다. 외화 부채가 증가한단 의미죠. 이 상황에서 버텨줘야 할 파운드화가 막대한 감세 정책으로 폭락했습니다. 통화 정책과 보조를 맞추지 못 한 재정 정책의 미스인 겁니다. 영국은 미국과 상시 통화 스와프를 맺은 나라이기도 한데 역부족입니다. 경제 기초 여건이 취약하면 통화 스와프도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시사합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원화 가치? 생각보다 선방 중

제2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개념이 있어요. 한 국가의 화폐가 어느 정도의 실질 구매력을 가졌는지 나타내는 환율입니다. 기준 시점의 가치를 100으로 보고, 현재 시점의 상대적 환율을 평가하는 방식인데요.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라고 간주합니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두 달 전 101.4를 기록했습니다. 기준 시점(2010년)보다 아직은 고평가 상태인 거죠. 2008년 때보다도 높기도 하고요. 원화 가치가 선방 중이란 얘깁니다. 유로화(90.1)와 엔화(58.7)와 대조적이죠. (참고로 미국은 129.7입니다.)

🇨🇳 중국 반도체가 ‘의외로’ 실패한 이유

올해는 중국 반도체 성장 기세가 대단하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었죠. 초미세공정 문턱으로 평가 받는 7나노급 반도체 생산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나왔고, 14나노급은 양산에 성공했단 발표도 있었죠. (나노는 반도체에서 전기 신호가 지나다니는 회로의 폭을 의미하는 단위입니다. 이 폭이 줄어들수록 더 미세한 공정으로 성능 좋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애플이 중국 국유 기업에서 생산된 낸드플래시를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소식도 있었어요(🔗관련 기사). 미국은 중국 반도체 견제를 위해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키고,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도 금지했습니다.

분위기만 보면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큰 진척을 보인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올해 8월까지 약 3500개 중국 반도체 기업이 줄줄이 폐업했습니다(🔗관련 기사). 추세는 더 안 좋습니다. 2017년 461개 → 2018년 715개 → 2019년 1294개 → 2020년 1397개 → 작년 3420개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4년부터 139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반도체 성장을 밀어붙였습니다. 2025년까진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는데요. 왜 중국 반도체는 역행하고 있을까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반도체·내연차, 후발국 추격 왜 어렵나?

후발국이 선진국 산업을 따라잡으려면 어디를 공략해야 할까요? 1️⃣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하는 산업 분야가 맞을까요 2️⃣ 기술 발달이 정체된 시장이 더 나을까요 3️⃣ 아예 신상품 시장에 진입하는 게 좋을까요? 

정답은 2번과 3번에 가깝습니다. 전통 제조업 같이 기술이 정체된 시장에선 기술 도입이 용이해 추격이 빠릅니다. 신상품 시장에선 기존 선진국과 출발선이 같기 때문에 후발주자의 불리함이 상대적으로 작죠. 1980년대부터 한국도 당시 신상품이었던 전자 제품 시장에 진입해 큰 성과를 거둔 게 대표적 사례죠.

그럼 이제 반도체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술 고도화가 빠르고 신상품도 아니죠. 즉, 후발주자가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투자 실패 사례를 한국도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 분야에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강점인 자본량 투입만으로 효율성이 좋아질 분야로는 우리도 진출을 삼갈 필요가 있습니다. 대신 기술 고도화가 계속 일어나고 장기적 기술 축적이 중요한 분야는 더욱 가열차게 육성해야겠죠.

(다른 얘기지만, 후발국들이 전기차보다 내연차를 더 따라잡지 못 하는 이유도 위와 같은 메커니즘입니다. 전기차에 가려 있지만 내연차도 기술 진보가 계속되는 분야입니다. 중국 등 후발주자들이 차라리 신제품인 전기차에 주력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윤정현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 전문연구원

미국의 적극적 견제 때문, 그러나…

전문가들이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실패 원인으로 꼽는 건 미·중 갈등입니다. 양국 갈등이 격화할수록 반도체 견제도 심화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견제는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입니다.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 신규 투자나 확장 때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반도체 지원법’, 한국·일본·대만과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반도체 동맹 ‘칩4’ 등이 그 예죠.

하지만 그 견제가 생각보다 성공적이진 않을 거란 전망도 우세합니다. 칩4에 얽힌 각국의 서로 다른 이해 관계 때문인데요. 한국의 경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미 중국에 상당한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라 미국이 원하는 만큼의 거리두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수출 규모도 중국 차지 비중이 홍콩을 포함해 60%에 이릅니다. 한국 반도체는 특히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감소,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중국의 기술 추격 등 리스크들이 동시다발로 일어나 침체로 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지만 대중 제재의 수위를 잘 조절하고 칩4를 통해선 기술 협력을 최대한 강화해야 합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정치의 문제로 나타난 ‘중국화’ 폐단

장기 집권을 꾀하는 시진핑 정부처럼 경직된 국가 주도의 통제 경제하에선 기술 분야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단순한 얘기지만, 아이디어는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창출되기 때문입니다. 한때 중국도 창의성이 융성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1980년 자유 시장 경제를 도입하며 사회 분위기가 다소 부드러워졌고 빠른 성장을 맛봤습니다. 2000년대 들어선 창업 붐이 일어나 각국 기술 개발자들의 유입도 늘었습니다. 2015년엔 첨단 산업에서 2025년까지 핵심 부품의 70% 자급화를 이루겠다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진핑 정부 이후 알리바바 등 혁신적 기업이 몰락하며 자유로운 창업가 정신이 실종됐습니다. 반도체 같은 첨단 기술 발전은 ‘대약진 운동’ 같은 선동 정치로 이뤄지기 힘듭니다. 과거 공산권 국가들의 실패 경험이 대표적 사례들이죠. 

그럼에도 중국식 국가 주도형, 자국 우선 주의 경제가 세계로 확산 중이라 우려됩니다. 사실 미국 등 선진국들도 중국을 비난하면서도 약간씩은 ‘중국화’되고 있어요. 처음엔 유리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큰 손해입니다. 자유 시장 경제에서 자라난 경쟁력을 수동적 육성책으로 따라잡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계속 중심을 잡아야 하지만 글로벌한 중국화가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시행착오 인내 경험과 은은한 인내 필요

현재 중국의 반도체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중국이나 우리나 경제 개발 초기엔 정부의 집중 지원 아래 전통 제조업, 노동·자본 집약적 산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중진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선진국 단계로 가려면 첨단 산업 육성이 필수인데 이건 자본과 인력만 갈아넣는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당장 성과가 안 나더라도 오랜 연구 개발과 시행착오를 인내할 경험과 은은한 인내가 필요한데요. 사회주의 정부의 관료적 선택과 집중 지원만으로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습니다. 민간 부문의 창의적 개발과 다양한 해외 교류, 시장 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속적이고 자연스러운 혁신이 중요합니다.

🏢 4조1000억원’ 미래에셋의 IFC 인수 무산

사상 최대 인수전으로 주목 받았던 미래에셋자산의 서울 여의도 IFC 인수가 무산됐죠(🔗관련 기사). 총 인수대금은 4조1000억원이고 이미 2000억원 이행 보증금을 납부했으나, 이후 리츠를 설립해 남은 자금을 마련하려던 방침이 막혔습니다. 국토부가 리츠 영업 인가를 거부했기 때문이죠.

미래에셋자산은 난처한 처지입니다. 2000억원을 돌려 받아야 하는데, IFC 주인인 브룩필드 측이 “매각 무산의 책임이 미래에셋자산에 있다”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은 보증금을 반환을 위해 국제분쟁 중재도 신청한 상태입니다. 국내 상업용 오피스의 상징과도 같던 IFC 거래 무산으로, 그나마 선전하던 오피스 거래도 얼어붙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시장 앞에는 장사 없네요

IFC 인수 불발은 금융 환경 변화에서 시작된 시장 위험이 실물 부동산 거래에도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 사례가 됐습니다. 사실 서울이나 판교 오피스 권역은 코로나라는 외부 변수와 별개로 꾸준히 임차 대기 수요가 있었습니다. 재택 근무가 정착된 이후 주요 선진국 도시의 상업용 빌딩 공실률이 높아진 것과는 상반된 상황이었죠. 덕분에 코로나 이후에도 임대료 수입 비중 조정이 거의 없었고, 장기적으로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도 건재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굳건한 투자 수요에 제동이 걸린 모습입니다.

다만 투자 매력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기에 가격 급락은 없을 겁니다.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조달도 어려워 공급 제약이 더 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용이 우수한 임차인이 들어와 있는 대형 오피스의 경우, 차입금 없이 자기 자본 100%로 투자하는 풀 에쿼티(full equity) 방식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피스 투자 수요도 IFC 같은 대형 오피스 거래보다는 중소형 규모의 빌딩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 PF 대출 : 대출자의 신용이나 담보물 가치 평가 대신,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과 현금 흐름을 보고 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 부동산 개발 관련 사업에서 주로 이뤄지는 대출 방식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결국 얼어붙은 심리 때문

리츠 인가를 받는 데 실패한 게 이번 IFC 인수 무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인가 거절 이유는 높은 부채 비율 때문입니다. 국내 부동산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웠을 텐데요. 모든 투자가 다 비슷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히 투자자의 심리가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오피스는 장기 투자 상품이라는 특성상 당장의 시장 지표보다는 멀리 가치를 내다봐야 합니다. 투자자도 사람인지라 투자 시점의 시장 상황이나 지표에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핵심적인 지역의 오피스들은 아직 공실률도 낮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지 않은데도 투자자들이 조심하는 걸 보면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듯합니다.

지속적인 고환율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오피스 매물들이 자칫하면 해외 자본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997년 IMF 위기 때도 해외 자본이 국내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 바 있는데요. 당시 국내 부동산은 그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준 효자 상품이었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교훈이 과감한 투자의 지팡이가 돼 주어야 할 텐데…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아이유 음색으로 임재범 창법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AI 오디오 콘텐츠 스타트업 수퍼톤을 약 450억원에 인수했습니다(🔗관련 기사). 수퍼톤은 작년 1월 SBS 예능 프로그램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 가창 합성 기술을 선보이며 주목받은 회사인데요. 당시 수퍼톤 AI는 가수 고(故) 김광석의 목소리로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불러 화제였습니다. 가수의 음색과 창법을 분리해 음악에 적용할 수 있단 의미인데, 쉽게 비유하면 아이유 음색으로 임재범 창법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미 하이브는 작년 40억원을 들여 이 회사의 소수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1년여 만에 기업 가치가 2배 이상 오르자 성장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 이번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선 BTS, 뉴진스 등 하이브 산하 아티스트들의 IP(지식재산권)와 수퍼톤의 AI가 어떤 화학 작용을 낼지 기대 중입니다.

최인욱
인터파크 플랫폼기획팀 팀장

🦐 우린 왜 새우깡을 찾을까?

출시 50년 된 새우깡 매출은 단일 품목에서 최대 수준인 1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새우깡이 그만큼 대단한 것도 있겠지만, 사실 예전에 먹었던 맛을 믿고 지갑을 여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죠. 사람들은 실패하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때문에 시장에 새로 나타난 과자가 히트를 내기가 참 어렵다고 합니다. 

추억의 맛을 찾는 심리는 음악에도 적용됩니다. 지금까지 김광석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가 생전에 부른 노래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AI 기술로 김범수의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을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실패 위험 없이 믿고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가슴 속에 간직한 90년대 추억도 살아날테고요. 어쩌면 수많은 신생 가수들 사이에서 김광석 정주행이 시작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계기로 AI가 사람들의 실패를 줄여주는 좋은 시도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 스타트업계 마법의 매개체, 콘텐츠!

스타트업 입장에선 콘텐츠가 자사 기술 성과를 쉽고 폭넓게 보여줄 좋은 도구입니다. 기존 미디어 시장에선 대형 파트너사의 평판을 신경 써야 해 장기간 기술에 대한 비공개 검증과 협상을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를 통해 세상에 나올 경우 자사 기술에 대한 강력하고도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거든요.

하이브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입을 닫았습니다만 인수 목적이 어렴풋이 예상갑니다. 수퍼톤의 기술을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 흥행에 박차를 가하려는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K-콘텐츠와 국내 AI 기술이 상부상조할 좋은 기회인 듯하네요.

임정욱
벤처캐피탈 TBT 벤처파트너·전(前)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 하이브의 안목 칭찬해~

하이브가 경쟁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인 듯합니다. 수퍼톤 AI는 하이브가 이미 가진 훌륭한 IP를 기술적으로 빛내고, 핵심 비즈니스와 잘 연결돼 글로벌 팽창을 지원할 절묘한 수단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렇게 훌륭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미리 알아보고 과감히 인수에 나선 하이브를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Quiz of the day

주로 대출자의 신용이나 담보물 가치를 평가해 이뤄지는 일반 대출과 달리, ‘이것’은 사업성과 현금 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을 말합니다. 부동산 개발 관련 사업에서 주로 이뤄지는 ‘이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