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만 1165개, 美 유통 공룡의 비결?!

🛒 1165개 매장 지킨 백화점의 비법

khols store

오프라인 소매점의 위기는 그다지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2017년 장난감전문점 토이저러스(Toys R Us)를 시작으로 백화점 시어스(Sears), SPA브랜드 포에버21(Forever21), 120년 전통을 지닌 백화점 제이씨페니(JCPenny)까지 연달아 파산하거나 다른 기업에 합병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그 현상을 가속화했습니다. 코로나 확산 방지 차 셧다운제를 시행하면서 온라인에 집중했던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오프라인 기반 기업은 폭락을 맞이했습니다. 폭풍 같았던 시간이 지나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사는 지금,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전체 매출의 80%를 벌어들이는 콜스(KOHL’S)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현재와 미래를 알아봅시다.

콜스는 어떤 사업을 하는가?

콜스 백화점
2021년 Kohl’s FACTBOOK에 실린 미국 전역의 콜스 매장

콜스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백화점 기업입니다. 미국 전역에 1165개 매장이 있다고 하는데요. 전체 미국인 중 80%가 15마일(24km)이내 콜스 매장을 두고 삽니다. 우리나라 백화점에 익숙하신 분들은 콜스를 방문하면 조금 헤맬 수 있을 텐데요. 브랜드별 독립적인 매장이 있는 국내 백화점과 달리 콜스는 항목별로 구분하되 모든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판매합니다. 주 타겟층은 미국 중산층으로 현재 6500만명이 콜스 카드, 콜스 쿠폰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콜스 브랜드
콜스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팬데믹 이후 경쟁사인 메이시스(Macy’s)는 매장 수를 줄였지만, 콜스는 매장 수 유지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이는 한때 매장을 감축한 사례에서 얻은 교훈 때문입니다. 콜스는 2016년 근처 매장이 최소 38%의 매출을 흡수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19개 매장의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34% 매출 흡수에 그쳤고, 해당 지역 내 온라인 매출도 10% 감소했습니다. 경쟁자와 같이 매장 수를 줄이는 전략은 콜스에게 맞지 않았던 거죠. 시행착오를 겪은 콜스는 많은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식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에서 구매한 물품의 픽업 장소로 활용한 건데요. 콜스앱 또는 온라인(🔗관련 사이트)에서 구매한 상품을 배송비 없이 집 근처 매장에서 픽업하거나 주차장에서 받도록 한 겁니다. 또한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는 ESL(Electronic Shelf Label) 가격 표시 기기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에서 동일한 가격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직접 만지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특성을 부각하기 위해 콜스는 지난해부터 프랑스 기업 세포라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2023년까지 전체 1165개 매장 중 850개에 세포라 매장을 오픈할 계획인데요. 20~30대 여성들이 콜스 내 세포라 매장에서 뷰티 제품을 경험하면서 신규 고객층이 늘었다고 합니다. 

핵심 인물은?

maxwell kohl
창업자 Maxwell Kohl

미국 최대 백화점 공룡의 창업자는 1927년 식료품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맥스웰 콜(Maxwell Kohl)입니다. 1946년 ‘콜스 푸드 스토어’라는 슈퍼마켓을 오픈하며 사업을 확장했죠. 그 후 1962년 9월 콜스 푸드 스토어를 밀워키 지역 내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으로 만들었고, ‘Kohl’라는 브랜드를 사용해 위스콘신 주 브룩필드에 첫 백화점을 열었습니다. 캔디, 엔진 오일, 스포츠 장비까지 거의 모든 상품을 취급하며 할인점과 고급 백화점 사이에 콜스를 포지셔닝했습니다.

경쟁 회사는?

1️⃣ 메이시스(Macy’s) : 메이시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으로, 5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콜스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 옴니채널을 구현하고 있으며, 전자태그기술(RFID)을 활용해 재고 정확도를 높이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해당 카테고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 노드스트롬(Nordstrom) : 노드스트롬은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점이 있는 미국의 고급 백화점 체인입니다. 콜스, 메이시스와 함께 미국 3대 백화점으로 분류됩니다. 신발 소매상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의류, 액세사리, 핸드백, 쥬얼리, 화장품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3️⃣ 아마존(Amazon) : 아마존은 콜스의 경쟁사인 동시에 협력사입니다. 2019년부터 미국 전역에 있는 콜스 매장에 아마존 물건을 무료로 반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콜스는 아마존 식료품 사업에 공간을 렌트하는 방식으로 협업 중입니다.

Kohl’s의 미래는?

다만 콜스의 미래는 생각보다 밝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 봤습니다.

1️⃣ 높은 인플레이션율 : 올해 8월 미국은 8.3% 인플레율을 기록했습니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며 물가가 오르자 생필품과 식료품 지출 외에는 지갑을 닫았습니다. 필수 소비재가 아닌 의류와 화장품에 대한 소비 심리는 급격하게 위축됐죠. 이러한 소비 경향으로 미루어 볼 때 전년 대비 5~6% 정도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2️⃣ 수요 예측 실패 : 포스트 코로나 시기 매출 회복을 경험한 콜스는 공급망 문제를 대비해 다양한 물품을 기존보다 더 구매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수요가 급감했고, 준비한 물품이 판매되지 않아 작년보다 48% 더 많은 재고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3️⃣ 늦어진 최신 기술 도입 : 코로나가 오기 전 메이시스, 타겟(Target), 월마트(Walmart) 등 리테일러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바코드 시스템에서 RFID로 변환하는 등 재고 관리에 투자했습니다. RFID기술 도입은 재고 정확도, 재고 가용성,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켰습니다. 그 덕에 높은 인플레로 수요가 급감했음에도 메이시스의 재고는 7% 증가하는 수준으로 선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콜스는 아직까지 바코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재고 관리가 콜스의 미래를 결정할 관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시기를 잘 견딘 콜스의 저력을 생각하면 전망이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순 없습니다. 다른 유통사들이 파산하는 상황에서 콜스는 오프라인 공간을 알디(ALDI), 플래닛 피트니스(Planet fitness) 등에 임대하며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고, 세포라와의 파트너십으로 콜스만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 역시 코로나 시기에 잠시 주춤했지만 2021년 184억 달러(약 25조원)를 기록하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170~190억 달러 사이로 큰 변동없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죠. 

한편 콜스는 올 초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었는데요. 6개월간 무려 25개 인수 희망자들과 매각 협상을 벌여온 끝에 최근 매각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매각을 희망한 기업으로는 허드슨베이(Hudson’s Bay), 사이먼프로퍼티(Simon Property), 프랜차이즈 그룹(Franchise Group) 등이 있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많자 보다 좋은 조건의 후보를 고르기 위해 뜸을 들였는데, 시장 여건이 나빠지자 결국 꿩도 매도 다 놓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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