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물류의 주인공은 나야 나!

 😎 차세대 물류의 주인공은 나야 나!

물건 쌓인 창고

쿠팡, SSG 닷컴, 롯데쇼핑, 컬리, 네이버 등 웬만한 이커머스 플랫폼들과 연이 닿아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국내 물류 자동화 시장 점유율 1위, LG CNS입니다. 최근 물류 시장은  패러다임 전환기에 있습니다. 

먼저 사업의 형태가 전통적인 B2B 기업 물류에서 B2C 풀필먼트*로 이동했습니다. 급격한 온라인화가 만든 변화였죠. 그에 따라 물류 센터에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졌는데요. 과거에는 비용 절감에 주안점을 뒀던 반면 지금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충족시키는 ‘민첩성’과 ‘온디맨드 물류’가 중요한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DX) 전문 기업인 LG CNS도 다음 세대 물류센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풀필먼트 : 물류사가 판매자 제품을 창고에 보관하다, 주문이 들어오면 제품 선별부터 포장과 배송 등 나머지 전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서비스

[🔗LG CNS, 매출 첫 4조 돌파, 한국경제]

컬리 물류센터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에 설치된 LG CNS의 피킹 지원 자동화 설비 QPS(Quick Picking System) ⓒ커넥터스 

민첩한 물류센터?

‘민첩한’ 물류센터, 조금 생소하시죠. 이 말 뜻을 이해하기 위해선 기존 물류센터 자동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물류센터는 고정 설비에 대한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가 선행돼야 했습니다. 상품을 보관하는 선반, 지게차, 조금 더 고도화된 AS/RS 무인 셔틀 기반 자동화 등 종류에 따라 비용 차이는 있지만요. 또한 재고를 추적하는 창고 관리 시스템(WMS)과 물류 자동화 제어 솔루션(WCS) 같은 현장 관리 소프트웨어도 ‘구축형(On-premise)’*으로 도입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구축형(On-premise) : 물리적 공간에 하드웨어 장비를 가지고 직접 운영하는 인프라 구축 방식.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도입되기 이전에 통용되던 방식

그런데 이런 고정형 설비와 구축형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화는 두 가지 고질적 문제가 있습니다. 

1️⃣ 다양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 : 실제 사례를 볼까요? LG CNS가 경기도 김포에 구축한 한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은 초기에 장바구니에 2.5~3개 정도의 상품이 담길 것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자동화 설비와 시스템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물류센터를 가동하니 그 사이 이커머스 플랫폼의 장바구니 사이즈는 7~8개 정도의 상품이 담길 정도로 커졌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무료배송을 위한 최소 주문 금액을 높이는 등 운영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플랫폼은 당초 기대했던 생산성에 미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2️⃣ 자동화 준비와 실가동에 시차가 있다 : 기존 구축형 자동화 모델은 도입까지 1년 반~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그 사이 AI 기술이든, 제어 알고리즘이든 어떤 형태로든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3~4회에 걸쳐 수천억원을 투자한 자동화 설비가 물류센터 오픈 시점에서는 진부한 기술이 돼 버리겠죠.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결국 물류센터가 민첩해져야 합니다. 대내외 변동성이 큰 이커머스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LG CNS는 이런 물류를 ‘넥스트 풀필먼트’라 규정하고 세 가지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넥스트 풀필먼트의 조건

LG CNS는 ‘완전 자동화’와 ‘마이크로 풀필먼트’, RaaS(Robotics as a Service)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다음 세대의 물류센터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1️⃣ 완전 자동화 : 완전 자동화는 시대의 흐름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 물류센터 자동화율은 50~70%까지 올라갔습니다. 자동화 소터로 대표되는 ‘분류’ 중심의 자동화에서 보관, 피킹, 내부 이송(운반) 부문으로 자동화 영역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물류센터에는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업무 영역이 많습니다. 택배 까대기 알바로 유명한 ‘상하차’가 대표적이죠. 규격화되지 않은 다양한 상품들이 밀려오는 특성상 상하차는 그 악명과 별개로 자동화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는 평가를 오랫동안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하차, 검수 같이 전통적으로 사람의 역할로 여겨진 업무에서도 자동화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LG CNS 측에 따르면 2~3년 전에는 ‘설마 이게 되겠어?’ 하고 의문이 들던 영역에서도 자동화 단계가 진척될 만큼 많은 발전이 있었다네요.
[🔗First look at Stretch, the newest robot from Boston Dynamics, CNET]

물류센터 인력난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완전 자동화에 대한 고객 수요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겁니다. 365일 24시간 대응할 수 있는 물류센터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시기가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통계에선 드러나지 않는 ‘물류센터 인력난’의 이유, 커넥터스]

2️⃣ 마이크로 풀필먼트(MFC) : 풀필먼트가 주문부터 적재, 재고관리, 포장, 출하, 배송에 이르는 물류 프로세스라면 MFC는 도심 내 비교적 작은 규모의 매장을 물류 센터로 활용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오피스, 대형마트, 편의점 등 기존 물류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던 공간을 물류센터로 만들어 도심 곳곳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겁니다. LG CNS는 공간의 제약을 해결하고자 하는 업계의 요구를 읽고 협소한 공간 사용을 극대화하는 설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MFC의 가장 큰 장점은 ‘퀵커머스’ 영역에서 빛을 발합니다. 거점 지역을 잘 연결하면 30분 내 배송도 가능하기 때문이죠. 고객 수요를 예측해 어느 거점을 풀필먼트로 활용할지 최적의 방식을 수립한다면요. 그래서 중요한 게 운영 역량입니다. 운영 능력이 잘 뒷받침된다면 퀵커머스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현금 유동성 축소로 ‘퀵커머스’ 위기론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요즘, LG CNS의 도전은 위기를 넘기고 그 효용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퀵커머스’를 덮친 비용 고민, 운영 최적화를 위한 제언, 커넥터스]

3️⃣ RaaS : 물류센터의 ‘민첩성’을 만드는 데 가장 핵심적인 도구는 RaaS, 쉽게 말하면 구독 방식의 비즈니스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커머스 물류는 내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물량의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프로모션이 터지면 2~3배씩 주문량이 늘기도 하고, 전통적인 성수기인 명절 무렵에도 주문이 몰아치곤 합니다.

지금까지는 로봇 등 물류 설비를 ‘고정비’로 구매해왔는데요. 급증한 물량의 최대치에 맞춰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다면 자칫 과도한 투자비용이 낭비될 수 있겠죠. 반면 RaaS를 도입하면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면 됩니다. 업체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 로봇 자동화 설비를 유연하게 확장, 혹은 축소 운영할 수 있겠죠. 자동화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사의 요구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RaaS는 흔히 로봇 제어 및 물류관리 소프트웨어 구독 옵션을 함께 제공하는데요. 이 옵션을 잘 활용하면 구축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별도의 유지보수 없이 주기적으로 최신의 기능을 업데이트 받아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LG CNS 역시 하드웨어 자동화 설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독을 포함한 RaaS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LG CNS가 물류 로봇 ‘구독’에 진심인 이유, 커넥터스]

이제 자동화 설비 하드웨어만으로는 차세대 물류 산업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자동화 설비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컴퓨터비전 등의 기술들을 녹이는 ‘지능화’ 역량, AI 설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읽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는 ‘최적화’ 역량이 넥스트 풀필먼트의 열쇠가 될 겁니다. 그래야 고객 기반의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스스로 진화하는 물류센터, 어디까지 달라질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 엄지용 : 유료 구독자 기준 국내 최대 유통물류 버티컬 콘텐츠 멤버십 ‘커넥터스’의 창업자이자 콘텐츠 창작자. 수천명에 달하는 구독자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가치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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