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vs 머스크, 법적 공방 승자는?

⚖ 트위터 vs 머스크, 법적 공방 승자는?

자물쇠로 묶인 노트북과 마우스, 핸드폰

① 트위터 vs 머스크, 승자는?

며칠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와의 법적 공방에서 1승을 거뒀다는 소식이 나왔죠.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8조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가 3달 뒤 인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습니다. 이에 트위터한테 소송을 당했죠. 계약 파기의 가장 큰 이유는 트위터에 스팸 계정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트위터가 미 증권거래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스팸 계정이 5% 이하로 돼 있는데, 머스크는 이 수치가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트위터의 전 보안 책임자 피터 자트코는 트위터가 스팸 계정 수를 정확히 측정할 능력이 없다고 폭로했습니다. 그의 폭로로 국내외 언론들은 머스크가 트위터와의 소송전에서 우위에 섰다고 보도했습니다. 

트위터 전 보안담당자 피터 자트코
트위터의 전 보안 책임자 피터 자트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황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트위터의 해당 보고서를 보시죠.

우리는 계정 샘플 내부 검토를 수행했고 올해 2분기 허위 또는 스팸 계정의 평균이 해당 분기 동안 mDAU의 5% 미만을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여기서 주목할 키워드는 ‘mDAU’입니다. 트위터 측이 “스팸 계정 5% 미만”이라 말할 때 모수는 트위터 전체 계정 수가 아니라 mDAU입니다. mDAU는 monetizable Daily Active Users의 약자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일간 활성 계정을 말합니다.

mDAU는 트위터가 광고주에게 자신의 광고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만든 내부 지표입니다. 트위터 내 광고 클릭률을 추정하기 위해 광고를 클릭할 수 있는 이용자만 추려낸 겁니다. 즉, 스팸이나 자동 봇이 아닌 사람이 운영하는 계정이 되겠죠. 물론 완벽히 걸러내긴 어렵기 때문에 트위터 측은 mDAU 안에 5% 정도의 스팸이 포함될 수 있다고 SEC에 보고했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스팸 계정이 전체 계정의 5% 미만이라고 보고한 것처럼 주장하지만, 정확히는 mDAU의 5%입니다. 두 가지는 엄연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트위터 전체 계정의 50%가 스팸 계정이라고 해도 mDAU 기준 스팸 계정 비율은 0%일 수 있습니다. 스팸 계정을 걸러내고, 나머지 50%만을 mDAU로 잡는다면 말이죠. 이 경우 스팸 계정이 50%에 달한다고 해도 스팸이 5% 미만이라는 SEC 보고서는 거짓이 아니게 됩니다.

이 논리를 이어가면 자트코의 폭로도 머스크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트코는 “트위터가 스팸 계정 수를 정확히 측정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스팸 계정 비율은 이번 법정 공방에서 기준이 되는 수치가 아닙니다. 물론 자트코의 말처럼 트위터가 스팸 계정을 구분할 능력이 없다면 mDAU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수치일 수도 있지만, 무능력과 거짓말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자트코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트위터는 무능한 것이지 SEC에 거짓말을 한 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지난 25일 법원은 트위터에 가짜 계정 비율을 산출하기 위해 작년 4분기 자료 중 계정 9000개 데이터를 머스크 측에 제공하라고 결정했는데요. 머스크와 트위터의 공방에서 승기를 거두는 자는 누구일까요?

②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트위터, 회사로 만든 것 후회”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트위터와 블록(SQ)의 창업자인 잭 도시가 트위터를 회사로 만든 걸 후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잭 도시는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하며, “트위터는 정부나 회사 소유가 돼서는 안 된다. 프로토콜 형태였어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프로토콜이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통신 규약인데요. 트위터가 중앙에서 이용자들의 메시지를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가 100% 보장되는 형태였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기업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이용자의 표현을 통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위터가 대선 직후인 작년 1월 폭력 선동 위험을 근거로 트럼프 계정을 영구 정지한 게 대표적 사례죠. 가짜뉴스, 혐오, 사이버 괴롭힘, 범죄 선동 등을 담은 콘텐츠를 차단하지 않을 경우 화살은 회사로 향하게 됩니다. 이는 주주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이용자의 불법적인 표현을 방치했을 때 플랫폼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토콜에선 표현을 한 사람이 오롯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서비스 운영자는 책임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잭 도시의 의견은 일론 머스크의 ‘표현의 자유론’과 일맥상통합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라고 말했죠.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의견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는 sns상에서 완벽한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고, 민주당 지지자는 sns의 사회적 책임론을 강조하기 때문이죠.

③ 플랫폼으로 돌아간 직거래 브랜드

운동화를 찍는 스마트폰

운동화 브랜드 올버드, 안경 브랜드 와비 파커,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 화장품 브랜드 글로시에. 언뜻 일관성 없어 보이는 이들은 모두 D2C(Direct to Consumer)를 앞세운 신생 브랜드입니다. 지난 몇 년간 이커머스 업계의 화두였던 D2C는 기업이 아마존, 쿠팡 등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형태의 비즈니스입니다. 유통 채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아껴 수익성을 높이거나 판매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2019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아마존 탈퇴를 선언하면서 D2C 열풍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플랫폼을 떠나 직접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이 듭니다. D2C 브랜드들은 sns로 홍보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sns에서의 노출 경쟁도 심해져 고객에게 도달하려면 많은 광고비를 태워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고객이 브랜드에 관심을 갖도록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그들의 구매욕을 자극해 판매까지 이뤄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던 겁니다.

이 때문에 ‘D2C Only’를 추구했던 여러 브랜드들이 중개상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캐스퍼는 일반 가구 매장에서, 올버드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실내 자전거 브랜드 펠로톤은 아마존에서 판매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펠로톤은 ‘홈트레이닝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던 회사인데요. 운동기구와 운동할 때 즐길 콘텐츠를 함께 제공해 코로나 시대에 급성장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고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지난 2월 CEO가 교체됐고 구조조정도 진행됐죠. 2분기에는 1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경영진은 ‘D2C Only’ 정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력한 브랜드와 충성심 높은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다면 D2C는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전략입니다. 고객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고객을 분석하고 타깃 마케팅도 가능하고요.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상품 하나를 구매하기 위해 수많은 매장과 웹사이트를 오가기보다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여러 상품을 비교해 가면서 구매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④ 미 법무부, 애플에 반독점 소송 준비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자료를 수집 중이고, 연내 소송을 제기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법무부는 2019년부터 애플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소규모 기술 업체를 탄압했다는 의혹을 조사해왔습니다. 법무부는 애플이 앱스토어 인앱결제를 통해서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30%의 수수료를 받은 것이 독점력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분실물 방지 위치 추적기로 유명한 ‘타일(Tile)’이 제기한 문제도 조사 중인데요. 타일은 애플이 자사와 유사한 액세서리 ‘에어태그’를 출시해 외부 업체가 위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주요 하드웨어 부품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애플은 이미 에픽게임즈와 소송을 벌인 적도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독점력을 남용해서 앱스토어를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애플의 독점을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부당하게 아이폰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으며, 제3자 결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법무부와 의회,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은 애플 이외에도 빅테크 기업의 독점적 권한 남용을 막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혀왔습니다. FTC는 아마존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고 있고,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 사업에 대한 소송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⑤ 낸드 저가공세 시작한 중국

반도체

중국이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또 다시 저가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국유 메모리 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YMTC)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낮은 가격에 납품하기 시작한 겁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소비자용 SSD*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15%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YMTC의 낸드플래시 저가 공급 전략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메모리 시장에서 인지도도 미미하고 점유율도 3% 정도에 불과했던 YMTC는 지난 5월 애플 아이폰에 128단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YMTC의 목표는 시장 점유율을 빠른 시일 내 10%까지 올리는 거라고 합니다.

📌 SSD :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자기 디스크를 사용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달리 낸드플래시 반도체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

YMTC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중국은 정부 지원금으로 LCD를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납품하면서 우리나라 LCD 시장 점유율을 빼앗은 전적이 있습니다. 국내 기업은 정부 지원금이 없으니 이 가격을 따라가지 못해 결국 LCD 사업을 철수하거나 적자를 직격탄으로 맞았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기업은 고성능 낸드플래시를 중점적으로 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YMTC는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176단도 제대로 양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기술 경쟁력으로 시장을 보호했던 것처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과제는 기술력 강화일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