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중국과의 무역 구조가 변하고 있어요

지금 중국과의 무역 적자 자체는 제로 코로나 정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일시적 요인 때문입니다. 이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 봐야할 건 중국과의 무역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 내 임금이 오르고 산업은 고도화 중이며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제조 공장으로서 중국 역할이 줄어들었습니다. 한국은 제조 기반을 중국에서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으로 이전하고 있죠. 그 결과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은 줄어들었지만, 중국으로부터의 소비재 수입은 감소하지 않아 무역수지는 차후 구조적으로 악화될 소지가 큽니다. 

반면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으로는 중간재 수출이 늘어 무역수지가 개선될 겁니다. 전체 상황을 종합하면 우려할 상황은 아닌 거죠. 세계 경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벗어나 새 공급망을 재편 중입니다. 우리도 중국을 대신할 효율적 공급망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불황에도 흑자 나는 중국 경제 구조

중국 내부의 특수 요인도 작용합니다. 중국의 무역수지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수입이 횡보세를 띠면서 흑자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수입이 증가하지 않는 원인은 1️⃣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내수 부진과 2️⃣중국의 높은 식량 자급도와 원자재 자체 조달 비중입니다. 수입 수요 자체도 줄은 데다, 국제 원자재나 식량 가격 상승에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아 지금처럼 불황일 때 수입 증가가 억제되는 경제 구조인 겁니다. 반면 원자재 수입 비중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그만큼 수입 규모가 더 가파르게 오르죠. 중국이 11월 당 대회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다면 내수 부진이라도 개선될 여지가 있을 겁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 강달러에 무역 적자까지…

전반적 무역 적자 상황에 환율 문제는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달러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 가치가 모두 떨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6가지 통화 대비 달러 가치인 ‘달러 인덱스’의 구성 통화인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가 모두 12~18%씩 절하됐습니다. 원화(12.6%)도 이 범주 안에 들어갑니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 1339.8원으로 13년 4개월 만에 1330원을 돌파했습니다.) 이 와중에 위안화 약세도 강달러&원화 약세에 일조합니다. 연준의 인플레 통제 의지에 변화가 없는 게 지난달 재확인됐고, 위원들도 계속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달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환율에 불리한 무역 적자까지 겹쳐 더욱 걱정입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 너무 먼 미래 가치로 집값을 매기는 게 아닐까요?

수도권 인근 5개 1기 신도시에는 주택 총 30만호가 있습니다. 매해 3000가구 대단지 10개씩 재건축을 시작한다고 해도 총 10년이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크죠. 주민들은 빠른 진행을 원하고 있겠지만, 규모가 큰 만큼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주 문제, 지역별 인센티브(용적률 등), 주택시장 집값 자극 문제, 무엇보다 향후 50년 경기도와 수도권의 발전상과 교통 계획과 연계해 차근차근 진행해야 하죠.

최근 1기 신도시 집값이 하락했다는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너무 먼 미래 가치를 바탕으로 집값을 매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GTX 호재로 급등했던 수도권 지역과 세종시 집값이 최근 급락하는 것처럼요.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리모델링으로 선회할 수도

문제는 정부가 공약집에서부터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를 제기하고,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주민들도 일반 재건축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정부 공약을 보고 빠르게 재건축이 추진될 수도 있단 기대감이 높아진 거죠. 그런데 2년 후에 마스터 플랜 수립을 추진하겠다고 하니 ‘그럼 지금까지는 뭘 한 거야?’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 겁니다. 결국 재건축을 기다리지 않고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리모델링 사업이 조금이나마 더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 공약 발표 때 초심을 잃지 마세요

공약 발표 때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신도시 주민들은 ‘도시 재창조’를 원한 게 아닙니다. 단지 낡은 주택에 거주하면서 발생하는 불편과 불안을 더 빨리 해결해 달라고 한 것뿐입니다. 물론 비슷한 시기에 완공된 1기 신도시를 한 번에 재건축하게 되면 여러 부작용과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 마스터 플랜이 아니라 오히려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 각 도시 실정에 맞게 계획을 수립해야 할 일 아닐까요? 안전이나 노후도가 시급한 단지부터 시범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면 될 일입니다. 공약 실천에서도 초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말한 것처럼요.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 통계를 유심히 들여다 보면…

최근 주택 매물 증가세를 보면, 최근 1기 신도시 매물 증가가 크게 두드러지진 않는 듯합니다. 8월 17~22일 매물 증가율 기준으로 보면(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용인시 처인구가 9.5%, 서울 금천구가 4.5%입니다. 동 단위로 봤을 때는 일주일 사이 10% 이상 매물이 증가한 지역도 있습니다.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의 매물 증가를 평균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단 뜻입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관건

작년말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는 4조원 정도로 인정 받았죠. 헌데 올해 장외 시장에서는 2조원 이하로 하락했습니다. 이번 상장도 1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자본총계) 요건으로 진행될 것 같은데, 컬리는 계속적인 펀딩으로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5.75%)이 낮고 외국계 FI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 안정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따라서 김 대표와 외국계 FI 지분에 대한 의무보유확약 기간*에 따라 IPO의 인기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IPO 펀드들 대부분이 과거엔 의무확약을 하면서 물량을 많이 받길 원했지만,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불안정할 경우는 의무확약 없이 청약을 하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도 의무확약이 끝나면서 주가가 급락했죠. 개인 IPO 투자자들도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확인하면서 청약하고 있습니다. 현재 IPO 투자자들은 전체 매도 가능 물량을 확인하고 기관 의무보유확약 기간을 분석해 누가 언제 주식을 팔 수 있는지 단기 수급 눈치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무보유확약 : 기관 투자자가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고 보유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뜻함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 대선과 지선 때 여야 모두의 공통 공약!

법안 내용은 본격적으로 다뤄 보지도 못하고 소위원장 자리 때문에 회의가 파행됐다니 국민들 보기에 한심하고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야당을 설득하려는 추경호 부총리(기재부 장관)의 행보입니다. 추 장관은 어제 오전 정부 세종 청사에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바로 KTX를 타고 서울 여의도에서 국회 기재위 야당 간사와 정책위의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협치적 태도에 좀 희망을 걸어봐야겠습니다. 

1가구 1주택 보유자 종부세 부담 완화는 지난 대선과 지선 때 여야 모두의 공통 공약이었습니다. 여당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야당도 선거에 졌다고 공약 실천을 남의 일처럼 생각해선 안 됩니다. 자리 싸움 그만하고 얼른 소위를 열어 논의하고 통과시켜야 합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주택 정책 전반의 주도권은 역시 국회의 것

당분간은 주택 정책 변화에 있어 행정부 목소리뿐 아니라 ‘여소야대’ 상황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부 부처가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면 이를 구현하기 위한 법적 조치는 국회의 몫이니까요. 동시에 특정 주택 정책이 행정부의 후속 조치만으로 실행 가능한 것인지,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1가구 1주택자 희망고문

일차적인 문제는 당쟁으로 소위를 구성하지 못한 국회에 있지만 정부의 잘못도 있습니다. 정부가 정책의 세부적 진행 사항에서 국회 통과의 중요성을 보다 자세히 설명했어야 합니다. 그랬다면 국회도 좀 더 책임이 커졌을 겁니다. 지금 정부와 국회의 행태는 국민들을 희망고문시키고 있는 겁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거품 빠지면 진짜 실력 드러나겠죠

​머스트잇·트렌비·발란, 줄여서 ‘머트발’로 불리는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의 3파전은 ‘치킨 게임’으로 불릴 만큼 치열합니다. 현재 머트발 3사의 거래액은 비슷한 수준인데요. 이번 투자금 수혈 이후 액션에 따라 순위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명품 3파전을 보고 있으니 10여 년 전 쿠팡·티몬·위메프 이커머스 3파전이 겹쳐 보이는데요. 그때와는 품목과 시장 상황이 다른 만큼 승리를 결정하는 한 방도 다를 텐데 각 사 대응이 기대됩니다.

‘머트발’ 덕분에(?) 또 다른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오케이몰’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데요. 100% 사입 판매*와 짠물 마케팅으로 작년 매출 2886억원, 영업이익 214억원의 성적을 냈습니다. 오케이몰 사례를 바탕으로 3사 또한 사입 비중을 높이고, 취급 품목을 더 넓혀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사입 판매 : 직접 상품을 구매해서 재고를 보유하고, 이를 고객에 판매하는 형태. 반대로 위탁 판매는 미리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 주문이 들어왔을 때 구입하는 방식

임정욱

벤처캐피탈 TBT 벤처파트너·전(前)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투자유치 경쟁에서 앞서가는 트렌비

명품 플랫폼들의 거품 논란과 함께 투자 유치 경쟁이 붙고 있는데, 트렌비가 한발 앞서 가는 모습입니다. 스타트업 투자가 한창 붐일 때는 시중에 돈이 넘쳐서 좀처럼 망하는(사라지는) 기업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같은 스타트업 투자 겨울엔 상황이 다르죠. 반대로 보면, 내실 있는 선두 업체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거품 낀 경쟁사들이 도태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리즈B 단계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현 시점 재정 관리 중요한 6가지 이유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주요국에 비해 낮아 일각에서는 재정 지출 확대 여력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지출 관리 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1️⃣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입니다. 관련해 정부 지출이 급격히 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2️⃣공기업 비중이 높습니다. 공기업 부채를 포함하면 정부 부채가 더 높아집니다.

3️⃣기축 통화국이 아니며 주요 선진국에 비해 외환 시장 안정성이 높지 않습니다. 정부 부채가 높으면 국가 신인도가 하락해 외환 부문 안정성이 악화됩니다. (외국인의 한국 국채 보유 비율은 계속 증가 중입니다. 향후 외국인이 국채를 급매각하면 국채 금리뿐 아니라 외환 시장 전반의 충격이 생깁니다.)

4️⃣정부 부채는 적은 편이나 민간 부채가 많은 편이다. 정부와 민간을 합한 매크로 부채 비율은 낮은 편이 아닙니다. 민간 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 부채 비율마저 높으면 위기 대응 능력이 약화돼 경제 취약성이 높아질 겁니다.

5️⃣국채 금리가 주요국에 비해 아직 높은 편입니다. 국가 부채가 증가하면 정부의 이자 지급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재정 건전성이 더 악화되고 증세 부담이 커집니다.

6️⃣코로나 위기 중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가 부채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물론 위기 땐 긴급한 용도의 재정 지출이 필요하겠지만 이제부턴 국가부채 증가 폭을 완만히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재정 적자 만성화 고리 끊어야

전 세계적으로 국가 채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금융 자유화와 저금리 정책이 배경인데요. 은행의 통화 공급이 늘면서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서 버블이 생기고 터지는 상황이 만연해졌습니다. 이 같은 금융 위기를 국가는 재정을 투입해 수습하면서 글로벌 국가 채무가 빠르게 늘어난 겁니다. 교과서적으로 통상 GDP의 60%를 국가 채무의 상한선으로 봅니다. 헌데 일본·미국·그리스·이탈리아 등 많은 선진국들이 100%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66%입니다.) 60%를 넘지 않는 나라를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사실 부채는 공짜가 아닙니다. 미래 소비를 끌어와 사용하기에 미래 세대의 소비를 줄입니다. 때문에 재정 적자는 경기 침체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허용돼야 하는데, 많은 선진국에서 재정 적자를 만성화하고 있습니다. S&P,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국가 채무가 높은 나라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한국은 국가 채무가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재정 준칙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니 매우 환영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