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뭐야, 인성 문제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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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뭐야, 인성 문제있어..?

돋보기로 사람 모형 들여다보는

몇 년 전 등장한 ‘MZ세대’란 신조어는 이제 사회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단어가 됐습니다.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가 신조어로 떠오른 건 기성세대와는 다른 이들의 특성 때문일 겁니다.

직장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설문조사에서 세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20년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451개 기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88%가 넘는 기업이 ‘MZ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회사에 원하는 것이 다르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무엇이 다를까요? 설문에 따르면 ‘워라밸 중시 및 보장 요구'(62.1%)가 가장 큰 차이로 꼽혔고, ‘조직보다는 개인의 이익 우선시'(59%) ‘개인의 개성을 존중받기 원함'(46.4%)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런 인식은 종종 기존 구성원과의 마찰로 번지기도 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0년 30개 대·중견기업 소속 직장인 약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64% 가까이가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연령별로 20대 52.9%, 30대 62.7%, 40대 69.4%, 50대 67.3% 등 모든 연령에서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세대차이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세대차이가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세대차이를 넘어선 세대갈등은 기업 경영성과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히 넘어가기에는 큰 부담이 있죠. 지난해 사람인이 37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세대갈등을 경험한 기업 중 98.2%가 세대갈등이 조직문화나 경영성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세부적인 문제점으로는 ‘젊은 직원들의 퇴사'(56.3%)가 가장 응답률이 높았고,, ‘팀워크 악화'(54.5%) ‘사내 스트레스 조성'(49.1%)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인사담당자들은 MZ세대 관리가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워라밸만 중시하고 야근을 하지 않는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이기적이다’ ‘이직률이 높다’는 게 그 이유죠. 심지어 세대갈등이 심한 일부 기업에서는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MZ세대를 선별할 수 있는 진단도구를 개발해달라는 요청까지 할 정도입니다. 

조직 친화적인 MZ세대 선별 가능할까?

인성검사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짧은 시간 내 지원자 특성을 진단해 향후 예상 행동 정보를 제공하죠. 조직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적합한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사담당자들은 인성검사가 세대갈등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도화된 인사체계를 갖춘 대기업들은 인성검사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조직의 핵심가치와 역량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인성검사를 개발하고, 다년간의 시행착오와 준거변수를 수집해 타당도 높은 인성검사를 완성했습니다. 그러나 자체 인성검사를 보유했다 해도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MZ세대를 선별하는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타당도가 입증된 인성검사가 MZ세대 앞에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MZ세대의 차별화된 특성 때문일까요? 그보다는 기존 인성검사가 지닌 한계점이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면서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요. 인성검사에 내재된 고질적인 문제를 알아봅시다.

1️⃣ 1차원적 진단

기존 인성검사의 첫 번째 문제점은 1차원적인 진단을 바탕으로 지원자의 행동을 예측한다는 것입니다. 인성검사는 지원자가 조직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가치와 역량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진단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인재 채용에서 자주 진단하는 요인 중 하나는 팀워크입니다. 조직생활은 집단생활이니까요. 일반적으로 집단주의적이면서 관계지향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은 팀워크 의식이 높게 나타납니다. 반면 개인주의적이고 과제지향적인 사람은 팀워크 의식이 낮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집단주의 성향과 관계지향 성향을 진단하면 팀워크와 관련한 긍정적 행동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주의 성향과 과제지향 성향을 진단하면 팀워크와 관련된 부정적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겠죠. 

기존 인성검사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관계지향과 과제지향을 동일선상에 놓은 1차원적 설계가 많았습니다. 집단주의가 높으면 개인주의가 낮고, 관계지향이 높으면 과제지향이 낮은 역상관 관계를 가정한 것입니다. 집단주의・개인주의, 관계지향・과제지향의 역상관 관계는 다수의 심리학 연구결과와 인성검사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집단주의와 개인주의가 모두 높거나 낮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죠. Z세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인성검사 비교

지난해 인성검사 응답자 중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응답자 523명의 연령대를 바탕으로 비교분석했습니다. 20대를 Z세대, 30대를 M세대, 40대와 50대를 기성세대로 구분했는데요. 기성세대와 M세대는 기존 가설대로 집단주의가 높으면 개인주의가 낮고, 관계지향이 높으면 과제지향이 낮은 역상관 관계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Z세대는 달랐습니다.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관계지향과 과제지향이 모두 높게 나타난 겁니다. 예를 들어, 동아리 활동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참여하지만 평소에는 개인적으로 시간 보내길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과거에는 소수에 불과했지만, Z세대 중에는 적지 않습니다. 기존 방식으로 인재를 선발하면 M세대까지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걸 좋아하면서 동아리 활동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추릴 수 있지만, Z세대부터는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는 사람’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조직 입장에서는 혼자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는 사람을 선호하지 않죠. 조직 적합성 점수가 높다고 해서 조직이 원치 않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이 요구하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모두 예측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과 부적절하게 생각하는 요인이 상호 독립적인 상태에서 다차원적으로 진단돼야 합니다.

2️⃣ 조직 중심의 진단

기존 인성검사의 또 다른 문제는 조직이 중시하는 요인만을 진단해 실제 직무 수행과 부서에 부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채용 트렌드는 대규모 공채에서 부서 단위의 수시채용, 스펙 중심에서 직무능력 중심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핵심가치와 역량이 실무 단위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일부 부서에서는 조직의 핵심가치와 역량을 갖춘 인재가 더 부적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연구개발부서와 경영지원부서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도전’ ‘혁신’ 같은 단어를 핵심 가치로 내세웁니다. 연구개발부서에서는 도전과 혁신이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상품 개발의 성공이 회사 매출에 절대적인 기여를 하기 때문입니다. 실패의 위험이 없지 않지만 연구개발 과정에서 상품의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의 부담도 줄어듭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조직 입장에서 도전과 혁신을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

반면, 경영지원부서는 도전과 혁신에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득보다 실이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경영지원 업무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법적 문제를 동반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시행착오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모든 업무가 조직원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실전인 셈입니다. 따라서 경영지원을 담당하는 부서는 도전과 혁신에 적극적인 인재보다는 안정지향적인 인재를 선호합니다. 

행복추구와 인정지향이 강한 MZ세대는 조직과 직무가 본인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잔류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조직과 직무를 찾아 이직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므로 조직 차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보다는 실제 직무와 부서에서 요구되는 것들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인성검사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아무리 좋은 검사라도 목적과 활용방법이 알맞지 않으면 잘못된 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조직의 인사담당자들이 인성검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직무능력을 갖췄지만 기존 구성원들과의 갈등 위험성이 낮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입니다.

인성검사를 하기 앞서 인터뷰와 서베이를 통해 실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역량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 해당 역량을 진단하는 인성검사에서 점수가 높은 인재를 뽑는거죠. 다만, 바람직한 역량만 진단하는 검사로는 부적절한 행동의 발현 가능성을 예상할 수 없으므로 해당 부서의 구성원들이 부적절하게 생각하는 부정적 요인을 진단하는 검사도 함께 실시하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인성검사 결과 활용도표

<그림 2>의 좌측을 보면 지원자 A는 지원자 B보다 긍정적 특성이 높게 나타났지만, 부정적 특성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지원자 B는 지원자 A보다 긍정적 특성이 낮게 나타났지만, 부정적 특성이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지원자 B를 선발하는 편이 낫습니다.

조직 내 갈등 위험은 가치관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방향이 아니라 정도입니다. 즉, 기존 구성원들의 실제 가치관 수준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죠. 혁신을 중시하는 연구개발 부서에서도 기존 구성원들에 비해 지나치게 혁신적인 신입사원이 들어올 경우 기존 구성원들과 신입사원의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2> 우측을 예시로 들 경우 조직의 가치관 프로파일과 최대한 유사한 인재를 선발하면 됩니다. 조직의 프로파일에 딱 맞아떨어지는 인재는 생각보다 찾기 어렵습니다. 집단의 프로파일은 개인이 아닌 집단의 평균값이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도형 형태를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은 저마다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 다른 모양인 지원자 A와 B처럼요. 본 예시에서도 지원자 A와 B는 조직과 다른 프로파일을 보입니다. 그러나 종합적인 프로파일의 형태는 지원자 A가 B보다 유사해보입니다. 형태로 판단하기 모호할 때에는 조직의 프로파일을 기준으로 각 요인 편차의 평균값이 낮은 인재를 선발하는 수리적인 접근 방식도 가능합니다.

만약 어떤 조직에 <그림 2>와 같은 특성을 지닌 지원자 A와 B가 지원했을 경우 누구를 선발해야 할까요? 정답은 인사담당자들의 몫입니다. 직무능력에 초점을 둔 조직이라면 지원자 B를 선발하는 것이 나을 것이고, 조직 내 갈등 예방에 초점을 둔 조직이라면 지원자 A를 선발하는 것이 낫습니다. 직무능력과 갈등 예방에 모두 초점을 둔 조직이라면 둘 다 선발하지 않고 다른 지원자들을 모집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지원자 A는 직무와 관련된 부정적 행동이 발현할 가능성이 높고, 지원자 B는 기존 구성원들과의 불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MZ세대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인성검사의 변화 방향성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하지만 활용방법과 해석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 것 같습니다. 목적에 맞는 인성검사를 선택하고, 결과에 따라 올바른 인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인사담당자의 역량이 이런 점에서 큰 역할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다.

✍🏻 조찬우 : ORP연구소 진단검사개발팀 책임연구원,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사람의 행복과 기업의 성장이 함께하는 국내 최고의 HR 전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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