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수요 둔화가 원인!

현재 곡물과 석유 공급이 뚜렷하게 개선된 건 없습니다. 그런데도 가격이 하락 중인 이유는 곧 수요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각국 금리 인상으로 당분간 세계 경제가 저성장·경기 부진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시장이 내다본다는 의미죠. (유럽도 금리 인상 기조에 동참하면서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중국은 자체 동력으로 성장 창출이 힘든 상황입니다.)

이처럼 시장은 경기 부진을 전망하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걸로 보입니다. 현재 낮은 실업률이 금리 인상의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실업률이 낮으면 경제 고통 지수*도 낮춰줍니다)

한편 미국의 고용 지표가 호조인 건 코로나 이후 줄어든 노동 수요는 회복됐으나, 노동 공급이 돌아오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 활동 참가율이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 했습니다. 인플레 때문에 실질 임금이 하락 중이란 점도 고용주 입장에선 고용을 유지하거나 늘릴 유인이 됩니다.

📌 경제 고통 지수 : 한 나라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질을 수치화한 지표. 실업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합산해 측정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글쎄요, 인플레 지속 가능성이 높아요

우리나라만 해도 물가 상승률이 2달 연속 6%대를 돌파했고, 미국은 이미 9%를 돌파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설정한 적절한 물가 상승률 목표가 2%인데, 인플레가 설령 정점을 지난다고 해도 이 수준까지 진정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사실 2%까지 안 내려오고 어중간하게 3~4% 수준으로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인플레 초기엔 원자재와 식량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이젠 소비재·서비스 등 경제 전반으로 가격 상승이 확산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임금까지 오르는 중이죠.

물론 갈수록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플레 지속으로 가계 구매력이 약화됐고, 금리 상승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융 소득도 줄었기 때문이죠. 특히 미국 가계는 금융 소득 비중이 높아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기 둔화 효과가 큽니다. 

이처럼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미 연준이 조속히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총력을 기울여야 할 건 인플레 잡기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인플레 심리가 굳어질 수 있습니다. (경제에서, 특히 인플레에선 심리가 중요합니다. 자기 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경기 둔화가 오더라도 인플레 완화의 대가라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인플레 비용에 비하면 경기 둔화 비용은 훨씬 적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 마냥 긴축 지속할 순 없어요

인플레는 여전히 강성하지만, 긴축을 통한 물가 안정 정책을 마냥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인플레는 공급 부족 때문에 생겼습니다. 만약 공급 대비 수요가 늘어 생긴 인플레라면 통화 정책으로 수요를 꺼뜨려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공급 부족 인플레는 자칫 통화 정책이 경기 침체만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 스태그플레이션 늪에 빠지는 거죠. 때문에 연말까지 인플레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통화 정책 완화 등 경기 부양에 신경 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실제 하락 폭은 더 클 거예요

한국은 아파트 선호도가 워낙 높습니다. 빌라는 아파트보다 원래 거래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2017년 1~5월 통계만 봐도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의 2배가량 높았습니다. 하지만 2019년부터 거래량 역전으로 현재까지 빌라가 더 많이 거래되는 현상이 이어졌습니다.

빌라 거래량이 늘어난 이유로는 재개발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된 영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우후죽순 신축 빌라가 공급된 영향도 빼놓을 수 없고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분양할 수 있고, 남은 물량은 매매가 80% 수준으로 전세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연립·다세대 매매 가격 지수 변동률(-0.01%)은 아파트보다 하락 폭이 작습니다. 하지만 빌라 거래량 급감과 깡통 전세로 거래가 안 이뤄지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하락 폭은 훨씬 더 클 것 같습니다. 빌라는 아파트의 대체재라는 점을 잊지 말고, 하락장 빌라 투자는 더욱 유의해야 할 겁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아파트 대체재로서 빌라의 한계

아파트의 대체재인 빌라의 가격 문제에 접근하려면 대체재의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대체재는 그 잠재 가치가 튼튼할 때는 가치 보전이 되지만, 반대인 경우 가치가 큰 폭으로 내려갑니다. 빌라나 다세대 주택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주택 시장 호황기엔 문제가 없지만, 침체나 조정기에 진입하면 가치가 더 크게 하락하는 이유죠.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 오히려 아파트보다 가격 방어 잘했어요

기사에서는 다른 주택 유형과 비교해 빌라 가격 하락이 유독 두드러지는 것처럼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령 기사에서는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들어 6월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 가격 지수 변동률(-0.01%)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원의 또 다른 통계인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 변동률을 보면, 올해 들어 플러스를 보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 지수의 상반기 변동률을 보면, 서울 연립·다세대는 -0.04%, 아파트는 -0.25%입니다. 통계를 놓고 보면 연립·다세대가 아파트보다 가격 방어를 잘하고 있는 듯합니다.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 빌라는 안정성, 환금성 모두 떨어져요

빌라는 같은 평형 아파트보다 가격이 늘 저렴합니다. 품질 때문이 아닙니다. 심지어 아파트보다 구조가 좋고, 내부 인테리어가 훌륭한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때문에 내 집 마련 진입 장벽이 낮아도 그만큼 가격이 잘 오르지 않습니다. 시장 호황기에도 단독 주택보다 가격이 못 오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왜 빌라보다 아파트를 선호할까요? 아파트는 환금성과 안정성이 높은 반면, 빌라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부족해 여러 기반 시설이 갖춰지기도 힘듭니다. 내 집 마련의 첫 시작을 아파트로 한 사람과 빌라로 한 사람의 차이도 큽니다. 아파트는 구매 후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아 다음 주거지를 선택할 때 디딤돌이 돼 주지만, 빌라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죠. 최근 국토부와 법무부가 수사 중인 전세 사기가 아파트보다 빌라에 더 많은 이유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가격 비교 자체가 쉽지 않은 빌라

시장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는 가격 발견 기능입니다. 시장에선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 간 가격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한국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가격 발견 기능이 높은 편입니다. 면적별로 평면 구성이 일정한 편이고, 거래량이 많기 때문이죠. 반면 빌라나 단독 주택 시장은 거래량 자체가 적어 가격 비교가 어렵습니다. 집값 급속 상승기에 시장 가격 파악이 상대적으로 힘들어 지나치게 비싸게 거래되기도 하는 이유죠. 때문에 빌라나 단독 주택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상품으로 여겨지고, 같은 면적이면 평당 가격도 낮습니다.

신호철

카카오페이 사업개발실장

🐟 국내 시장 긴장케 할 메기!

스타트업, IT 대기업 모두 개발 인력을 임금이 저렴한 나라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단순히 저숙련 IT 운영 인력이 저임금 국가로 아웃소싱(위탁)되는 차원에서만 볼 문제는 아닙니다. 

해외 IT 인력 채용은 글로벌 인재 확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출중한 인력은 저임금 국가라고 해서 연봉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전자 결제 서비스 ‘다나(DANA)’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현지에서도 10년차 이상 시니어 개발자는 월 7000달러(900만원)로도 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대안으로 동유럽 특히 우크라이나 인력들을 찾고 있다네요.

해외 우수 개발자들에게 커리어 비전을 심어주고 현지 개발 센터를 성장시키는 구상을 장기적으로 고려해 봄직합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인텔이 있습니다. 인텔은 최근 몇 년에 걸쳐 성장세에 있는 이스라엘 테크 업체들을 인수해 미국 본사 내 메기로 활용했습니다. 정체된 생태계에 나타난 강력한 포식자 메기가 기존의 개체들에게 긴장을 불어 넣어 활력을 띄게 하듯, 인텔 전사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합니다.

임정욱

벤처캐피탈 TBT 벤처파트너·전(前)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 보이는 게 다가 아냐

개발자 채용 플랫폼 슈퍼코더를 운영하는 윤창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요. 인건비만 생각하면 해외 개발자 채용이 가성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더군요. 해외 개발자가 채용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와 문화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죠. 위험 요소를 컨트롤하는 게 회사의 역량입니다. 회사에 맞는 인재를 고르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슈퍼코더, 원티드랩 같은 개발자 채용 플랫폼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관련기사). 

요즘 한국 스타트업과 함께 원격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진취적인 동남아 개발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네요. 개발자 공급 부족 현상이 쉽게 해결될 것 같은 상황에서 다국적 개발팀을 꾸리는 게 IT 업계의 뉴노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구나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이라면요. 다만 해외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정서와 성향을 이해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 최종 소비자인 국민만 치명타

공공에서 공시하는 건설비는 물가 상승분을 바로 바로 반영하진 못합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원가를 줄여 이익을 보전하려 할 것입니다. 원가를 낮추는 방법은 공사 기간 단축과 투입 원가 절감이 있는데, 둘 다 건축물 품질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죠. 

물론 기업들은 호경기 때 벌어들인 이익으로 손해를 보전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공사 품질이 낮아지는 국민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전될 수 있을까요. 고물가 시대의 공사 품질 관리·감독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겁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공공주택 사업 차질 안 생기려면

기본형 건축비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민간 분양뿐 아니라 공공 주택 사업에도 차질이 생깁니다.

정부와 서울시에선 민간 주택을 준공 뒤 사들일 수 있게 사전 약정하는 방식으로 연간 4만 세대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급등한 공사비와 금융 비용으로 사업 이익은커녕 적자가 생겨 사업 진행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기본형 건축비가 제대로 책정돼야 적정한 매입 약정 가격을 시행사에 제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야 차질이 안 생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