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HR로 리딩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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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데믹 이후 HR로 리딩하는 법

팬데믹으로 인해 재평가되는 것 : 코로나 팬데믹이 미친 영향은 광범위하나 3가지 단어의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

첫째, ‘기술’입니다. 우리는 팬데믹을 거치며 디지털화된 미래를 미리보기로 봤습니다. 사실 기술은 이미 나름의 발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단지 팬데믹은 기술의 직접적 영향을 부각해줬을 뿐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체험한 기술은 아주 일부일 뿐입니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생명공학, 나노기술, 신경과학, 재료과학, 행동과학 등 분야를 막론하고 기술의 진보는 이미 빠릅니다. 향후 10년은 이러한 기술 발전이 우리 일상생활에 끊임없이 다가오고 우리가 이에 적응하는 과정일 겁니다.

둘째, ‘공생’입니다. 팬데믹은 사회적 불평등, 양극화와 정부/회사에 대한 신뢰 저하, 그로 인한 다양한 갈등이 얼마나 많고 심각한지 드러냈습니다. 집단 이익과 개인 이익 간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했죠. 기업 관점에서는 ESG,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같은 철학이 더 이상 미사여구가 아니게 됐습니다. 보다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관점의 견지가 필수적인 세상이 됐습니다.

셋째, ‘연결’입니다. 팬데믹 기간 우리는 직원과 고객, 여러 산업, 세계 각국이 얼마나 서로 의존하고 있는지 목격했습니다. 사람 간 연결은 시간과 장소에 덜 구애받게 됐으나 역설적으로 대면이 주는 가치를 깨닫게 했습니다. 수에즈 운하가 잠시 기능을 못했을 때 전 세계 물류에 미친 임팩트는 어떠했나요? 거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들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코로나가 팬데믹으로 불거진 것도 밀접한 연결 때문이었죠. 우리 예상보다 우리 서로는, 전 세계 기업들은, 세계 각국은 더 연결돼 있었습니다.

변화 임팩트! 엔데믹 시대 : 작용에 따른 반작용은 자연스러운 물리 법칙이죠. 기존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가장 클 것이고 대부분이 그렇게 기대할 겁니다. 특히 사회상의 변화에서 그렇습니다. 펜데믹 상황에서 사회는 단절되고, 분열되고,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었습니다. 설사 그것이 큰 역사적인 흐름이었더라도 악화된 건 분명합니다. 엔데믹 시대에 사람들은 다시 만나고자 할 것이고, 사회의 역동성도 되살아나겠죠. 그리고 악화된 상황을 변모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 운동이 일어날 겁니다.

반면, 개인의 가치관은 일과 삶 모두에서 기존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할 겁니다. 팬데믹은 ‘나 자신’의 가치에 무게감을 더해줬고 이는 엔데믹에서도 유지될 겁니다. 나의 건강, 나의 삶이 더 지배적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개인의 인식뿐 아니라 주변 여건도 이를 지지합니다. 기술은 사람들을 더 자유롭게 할 것이고 사회와 기업은 사람을 우선 케어하도록 요구 받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는 상황이 복잡합니다.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판단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고객의 니즈는 변화하고 있으며 일부는 공급망의 탈세계화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기술을 비즈니스 전반에 더욱 빠르고 깊게 도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 범사회와 환경 영향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작게는 직원들을 기존과 같이 출근하게 할 것인지도 여전한 고민거리입니다.

사회상처럼 기존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움직임, 사람의 가치관 같이 변화를 미래로 연결하고자 하는 움직임, 기업처럼 어떤 방향을 택할지 고민하고 있는 모습 등 엔데믹은 여러 가치의 방향이 뒤섞인 불확실성의 시대일 겁니다.

변화 속 HR의 대응 전략 : 이제 우리 자리로 돌아와 봅시다. 앞으로 펼쳐질 상황은 불확실하지만, 몇 가지는 명확합니다. ‘변화’라는 것이 팬데믹 때문에 촉발되고 가속화됐다는 점, 그리고 ‘변화’는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는 마인드를 사람들에게 심어준 점이다. 앞으로의 변화는 지금까지보다 빠를 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HR은 이 상황에서 어떤 대응 전략을 갖춰야 할까요?

일각에서는 팬데믹이 일의 미래를 5~10년 앞당기는 촉매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이에 대한 대응이 HR의 역할입니다. 과거 HR 담당자들은 항상 HR이 보다 전략적인 영역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HR을 단순 업무상의 기능 이상으로 바라봐주길 원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적기가 아닐까 합니다.

안타깝게도 팬데믹으로 인한 광범위한 변화는 HR을 시험에 들게 했습니다. 명확한 방향을 던져주기보다 무수한 숙제를 부여했습니다. ▲기술 도입이 가속화됨으로 인해 일 자체가 어떻게 바뀔까 ▲일하는 공간과 시간은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것일까 ▲공간과 시간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그에 맞는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정의하고 전파할까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에서 리더는 어떻게 구성원들을 관리해야 하는가 ▲기존의 조직문화가 향후에도 유효할 것인가 ▲대퇴사 시대에 채용 전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 직원들의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면 어떤 리텐션 전략이 효과적일 것인가 등 근본적 과제부터 전술적 과제까지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HR이 어떤 대응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떤가에 따라 미래 HR 기능의 포지셔닝이 결정될 것입니다. 물론 현업에 있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각자, 때로는 협력해서 좋은 해결책들을 만들어 갈 것이라 믿지만, 1가지 포인트는 상기하고자 합니다.

HR은 이를 하나하나 면밀히 검토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동시에 이슈들을 추상화해 ‘CEO 아젠다화’ 해야 합니다. 재택 근무를 3일 할 것인가, 2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 아닌 리질리언스(회복성)에 대한 회사의 철학을 우선 세우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인재 전쟁’은 20년 전에 등장한 아젠다이지만 왜 아직 우리는 우수 인재를 위한 제도, 환경, 문화를 갖추지 못했는지에 대해 경영진들이 반성하고 고민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CEO 아젠다화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는 건 아닙니다. 현실적이지 않다고 할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수십 년간 익숙해진 업무 방식, 리더십 발휘 환경을 바꿔야 한다면 저항하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만큼 쉬울 리 없죠. 성공을 위한 열쇠는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자명한 건 이것이 미래 경쟁 우위의 기반이 되는 현재 HR의 핵심 미션 중 하나란 사실입니다.

HR담당자가 가져야 할 자세 :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경영진들에게만 넘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HR담당자들 또한 노력해야죠. CEO가 말하기를 기다리고 그것을 따르는 데 그치면 안 됩니다. HR담당자 또한 명확한 ‘관‘을 가져야 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에 대해 연구해야 합니다. HR이 습관적으로 하듯 선언적이고 당위적인 근거를 제시할 것이 아닙니다. 실제 CEO가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언어’로 논증해야 합니다. 파이낸스(재정)와 데이터가 그 대표적인 ‘언어’일 겁니다.

또한 ‘공감’도 시대가 요구하는 주요 덕목입니다. 짧게 표현해 공감이지만 좀 더 정확히는 직원들의 감정과 생각을 내 것으로 옮김을 의미합니다. 과거 HR은 회사 관점에서 구성원을 바라봤지만 이제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직원의 지지자이기도 해야죠. 그러려면 각 조직에 깊숙이 스며들어야 하며, 그곳의 직원들이 느끼는 성취와 실패, 평범한 일상을 함께 느껴야 합니다.

HRBP(HR Business Partner)와 같이 물리적 공간을 같이 하는 노력뿐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도 어떤 메시지들이 있는지 귀 기울여야 합니다. 냉정하게 말해 회사가 직원들의 행복 수준은 높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할 수는 있습니다. 직원 입장에 서고 직원을 보호하는 것, 그것이 HR 담당자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애질리티(agility)’입니다. 민첩성을 뜻하는데요. 시대 흐름을 읽고 새로운 상황에서 무엇을 할지, 어떻게 대처할지를 한발 앞서 예상하고 직원들을 준비시켜야 합니다. 만약 세상의 변화 속도에 성과 관리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최고 속력, 즉 스프린트(sprint)로 일하는 방식을 먼저 습득하고 전수해야 합니다. 만약 업무 공간의 유연성이 높아져 개인의 성과에 대한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이 예상된다면 어떻게 업무적 가시성을 높일 수 있는지 가이드 해야 합니다.

성장감이 점차 중요해질 게 예상된다면 워크 플로우에 배움, 즉  런(learn) 플로우를 융합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시야가 자신의 업무로 좁아져 있는 직원이 있다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시야를 넓히기를 권해야 합니다. 즉 HR 담당자들은 앞으로 워크 코치로서 현업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일과 일하는 방식에 관해 리딩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과감한 결정과 실행 필요 : 앞으로 5~10년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생산적이되 지속가능하며, 공정하되 능력 중심적이고, 수익성 있지만 목적성 또한 존재하며, 합리적이지만 인간을 중심에 두고, 경쟁이 기반이 되지만 동시에 깊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리더들은 과감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 결정의 향방에 따라 새로운 시대의 선구자가 될 수도, 여전한 팔로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담당자들 또한 엔데믹 시대가 가리키는 방향이 무엇이고,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위기론으로 지금을 포장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도가, 새로운 관점이 보다 쉽게 적용될 수 있는, 받아들여질 수 있는 HR로서는 드문 가능성이 열린 시대라는 긍정적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 박주호 : 딜로이트컨설팅 휴먼 캐피탈 유닛 상무

사람의 행복과 기업의 성장이 함께하는 국내 최고의 HR 전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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