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쏘카 상장, 성공할 수 있을까?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이철민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쏘카, 상장 절차 시작 : 모빌리티 기업 쏘카가 코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틀 동안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작한 것입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상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데, 아직은 그 어떤 예측도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관련 기사). 현재 공모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투자자들조차 상장이 성공할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얼어붙은 시장 : 우선 증권 시장 상황 자체가 좋지 않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고점 대비 약 30%, 연초 대비 약 20% 하락했습니다. 그만큼 투자 심리도 악화됐고, 보수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입니다. 작년까지 활황이었던 IPO 시장도 확실한 보릿고개를 경험하고 있는데요.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이른바 대어급이라고 평가받던 기업들이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상황입니다. 마켓컬리와 골프존카운티는 상장예비심사가 수개월 이상 지연되며 아직 결과를 통보 받지 못했습니다.

해외 기업들 주가도 폭락 : 해외 유사 기업의 주가도 폭락한 상황입니다. 모빌리티 업체의 대명사인 우버, 리프트, 그랩 등은 현재 고점과 비교해 주가가 약 50~80% 폭락했습니다. 국내 대표 렌터카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 주가도 약 30% 빠졌습니다. 현재 쏘카의 매출 대부분이 차량 공유에서 창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회사들의 주가 상황을 무시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투자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EV/Sales 방식으로 공모주 산정 : 쏘카가 산정한 공모주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쏘카는 공모주를 산정할 때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비교 기업군을 선정한 뒤 EV/Sales를 적용해 적정한 기업가치가 얼마인지 도출하는 방식인데요. 보통 공모가를 산정할 때 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출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나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 비율(EV/EBITDA)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쏘카와 같이 적자를 감내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은 EV/Sales 방식을 택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격 거품 논란 이유는? : 다만, 이 과정에서 쏘카가 선정한 비교 기업군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쏘카는 우버, 리프트 등을 포함한 총 10개 기업들을 비교 대상에 올렸는데요. 여기에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제외하고 EV/Sales가 10이 넘는 고우투, 오비고, 삼사라, 오로라이노베이션 등 해외 모빌리티 관련 슈퍼 앱,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들을 다수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재 쏘카의 매출 대부분은 차량 공유에서 나옵니다. 해당 기업들과 쏘카를 비교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게 적합하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인 거죠.

게다가 현재 쏘카가 산출한 공모주 가격은 3만4000~4만5000원 사이입니다. 이대로 상장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은 1조5000원에서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국내 1위 렌터카 사업자인 롯데렌탈의 시가총액이 1조4000억원이라는 사실입니다. 롯데렌탈은 작년 매출 2조4000억원, 영업이익 245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매출액 3000억원, 영업손실 200억원에 불과한 쏘카가 렌터카 업계 1위 업체보다 몸값이 높아지는 셈입니다(🔗관련 기사).

자금 확보 필요한 쏘카 :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쏘카가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다가 이자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계속해서 공유용 차량을 취득하거나 리스해야 하는 차량 공유 사업의 특성상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쓸 여유 자금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쏘카가 이번 IPO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 절반 이상을 관련 분야 기업들의 M&A에 쓰겠다고 밝힌 이유도 일맥상통합니다. 차량공유 사업은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데 비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운데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 유관 업체에 투자해 ‘슈퍼 앱’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입니다. 장기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관련 기사).

성과 개선 여지 보이기 시작 : 다행히 성과가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입니다. 올해 2분기 매출 910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달성해 창업 이후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본사는 아직 적자지만, 렌터카와 공유 전기자전거 사업 등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진 덕분입니다. 매출 성장과 함께 흑자 기조까지 이어갈 경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면서 차별화된 위상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분명 있습니다(🔗관련 기사).

성공하면 IPO 시장에도 훈풍 : 결국 이런 상황을 투자자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 그리고 수요 예측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상장 성공 여부가 결판날 것입니다. 만약 성공할 경우 차량공유 기반 모빌리티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상을 관련 분야로 확대할 기회를 잡는 동시에, 완전히 얼어붙은 IPO 시장에도 훈풍을 가지고 올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논란으로 관련 업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모빌리티 업계는 물론 금융 투자 업계에서도 이 사안을 주목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 삼전 vs TSMC, 3나노 전쟁 승자는?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이주완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이 컨텐츠는 리멤버 나우 회원 요청으로 만들어진 컨텐츠입니다.*

얼마 전 삼성전자가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는 뉴스가 화제였습니다. 아마도 3나노 GAA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제품일 텐데요. 그 의미와 영향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에서 미세공정이 중요한 이유 : 반도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OO나노’라는 표현은 해당 제품의 가장 작은 회로 선폭을 의미합니다. 반도체에서는 보통 워드라인*(Word Line)과 비트라인*(Bit Line)의 선폭이 가장 작은데 일반적으로는 워드라인의 선폭을 의미할 때가 많습니다.

📌 워드라인 : 데이터를 읽고 쓰기 위해 일종의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라인
📌 비트라인 : 데이터를 내부 혹은 회부로 전송하기 위한 전기 회로

워드라인을 다른 말로는 게이트(Gate)라고도 합니다. 워드라인에 전압을 가하면 채널이 열려 전자가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게이트가 켜진 상태일 때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를 채널이라고 부릅니다. 게이트 on/off를 통해 전기적인 신호를 보내는 게 반도체 소자의 기본 구조인 트랜지스터의 작동 원리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워드라인과 비트라인이 수직으로 교차하는 좌표들이 어드레스(주소)가 됩니다.

회로 선폭이 줄어들면 더 낮은 전압으로 게이트를 동작시킬 수 있고, 칩 크기가 작아져 부피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서버와 같은 대형 제품보다는 모바일 같은 소형 제품에 미세공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TSMC가 미세공정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IBM, Compaq, HP 등 PC 고객보다는 퀄컴, 애플 등 모바일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칩 크기가 작아지면 웨이퍼 한 장에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으므로 제조 비용이 크게 감소합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해도 기업들이 이익을 낼 수 있는 비결이 바로 공정 미세화입니다.

인텔, TSMC도 GAA 개발 중이라던데 : GAA 기술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인텔과 TSMC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채널의 면적을 확보하고 누설 전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인데요. 아래 그림과 같이 인텔 · TSMC(좌)의 기술과 삼성전자(우)의 기술은 차이가 있습니다. 인텔 · TSMC 방식은 다른 말로 GAAFET(Gate All Around Field Effect Transistor)라고도 하고 삼성전자의 방식은 MBCFET(Multi Bridge Channel Field Effect Transistor)라고도 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삼성전자 방식이 채널 면적을 넓게 만들 수 있어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TSMC의 경우 3나노까지는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것 같고, 인텔은 1.8나노(혹은 2나노)부터 GAA를 도입할 것 같습니다.

기술 경쟁력≠실적 : 중요한 것은 실적인데요. 앞선 기술력이 반드시 좋은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7나노에서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EUV(극자외선)를 먼저 도입했지만, 기존 ArF 이머전을 사용한 TSMC의 실적이 훨씬 좋았죠. 새로운 공정을 도입하면 제조 비용이 증가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며,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양산을 시작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파운드리 점유율을 높이려면 :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신기술을 앞서 도입하는 이유는 파운드리 후발주자로서 빠른 시간에 선두기업인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입니다. 그 조급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안정적으로 한 스텝씩 나아가는 것이 두세 스텝씩 건너뛰다 삐끗하는 것보다 오히려 빠를 수 있습니다.

파운드리는 고객과의 신뢰가 생명이기 때문에 수율 저하, 불량 발생 등은 치명적입니다. 파운드리는 당분간 공급 부족이 예상되므로 검증된 기술과 안정적인 수율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저변을 확대하는 전략이 더 좋을 듯합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세계 500대 기업 매출, 中이 美 첫 추월 : 경제 전문지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중국 기업들의 매출 총합이 미국을 제쳤습니다(🔗관련 기사). 포춘이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있는 일인데요. 중국 기업들이 차지한 매출 비중은 31%로 미국을 1%p 따돌렸습니다. 순위에 포함된 기업 수로는 중국(136개)이 미국(124개)을 3년째 앞섰습니다.

> 버티던 서초구 집값마저 꺾였다 : 서울에서 나 홀로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서초구 집값마저 꺾였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지난 3월 하순 이후 20주 만에 보합세로 전환한 건데요. 반포·잠원동 일대 한강변 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강세였지만 다른 지역에서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지역 대부분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져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7% 떨어졌습니다. 10주 연속 내림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