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독일이 전기차 혜택 줄이는 ‘진짜’ 이유

미국과 유럽(특히 독일)의 전기차 전략이 상반된 이유는 ‘유럽의 전기차 점유율이 미국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이면엔 다른 중요한 이유들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1️⃣독일 보조금이 미국·아시아로 넘어간다 : 전기차 분야에서 미국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완성차 경쟁력이 있으며, 동아시아는 배터리에 강점이 있습니다. 반면 독일은 뚜렷한 경쟁력이 없습니다. 때문에 독일 정부가 보조금을 주더라도 자국 업체가 이익을 보는 게 아니라 미국과 동아시아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는 것이죠.

2️⃣독일 내연차 업계의 강력 저항 : 전기차 생산은 내연 기관차에 비해 노동력이 매우 적게 투입됩니다. 때문에 전기차로 전환하면 기존 내연 기관차 생산 공장의 고용이 대폭 축소됩니다. 그러나 독일은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약하며 노조의 힘은 강합니다. 정치적 저항이 클 수 있으니 급속한 전환을 미루려는 거죠. 반면 미국은 노동 시장이 유연하여 산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편입니다.

윤정현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 전문연구원

국제 정세 틈타 자국 산업 보호!

표면적인 독일의 입장은 “전기차 대중화로 보조금이 불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국제 정세 급변 대응과 자국 산업 보호가 독일의 진짜 의도일 겁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공급망이 붕괴하자 아시아에서 조달하는 배터리 원재료 값이 급등했습니다. 전기차 제조 비용도 계속 늘어나고 있죠. 더구나 석탄 발전 비중도 늘면서 전기차 회의론이 부각됐습니다. 지난달 초 EU 의회에서 통과된 ‘2035년 내연 기관차 판매 금지’도 통과는 됐지만 반대가 45%나 나왔습니다. 즉, 독일은 변화한 국제 정세 흐름을 등에 엎고 내연 기관차에 비교우위가 있는 자국 산업 보호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이죠. (다만, 전기차로의 큰 흐름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기에 변화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가 맞을 겁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대만의 미래는 ‘반도체’에 달렸네요 

단기간 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거나 군사 도발할 가능성은 약해 보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중국 군사력 우위 아냐 :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더라도 압도적 우위에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군사력 면에서 우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당장 그렇단 얘기고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2️⃣반도체 주요 공급국인 대만 : 대만은 시스템 반도체의 주요 공급국입니다. 대만이 공격 당했을 경우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공급망 교란으로 세계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국에 공격 자제를 유도하고 있고, 중국도 자국에 미칠 경제적 파장을 감안해 도발을 자제하는 상황입니다. 대만 입장에선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이 자국의 군사·사회·경제적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겠죠. 이는 또 다른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는 듯합니다.

다만 상황이 대만에 그렇게 유리하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불안한 대만 정세를 고려해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도록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중인데요. 대만에 양날의 검이 될 겁니다. 대만 기업들은 미국 본토 투자로 이익을 보겠지만 미국이 반도체 공급 안정을 이루고 나면 그만큼 대만의 정치·군사적 혼란 방지엔 관심을 덜 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중국이 반도체 생산 기술을 축적해 공급을 확대하려는 상황도 대만엔 불리합니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대만을 둘러싼 잠재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것이죠.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피해를 인정하고 보상해줘야

공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선 맹꽁이의 대체 서식지 마련 비용 부담보다는 공사 지연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더 클 것입니다. 공사비 계약 단계에서는 맹꽁이 출현과 같은 돌발 사건이나 이로 인한 공기 연장 등을 고려할 수 없으니까요. 특히 요즘처럼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선 공사 지연이 결코 부담이 적다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제 건설도 환경 보호와 함께해야 함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를 토지주나 건설사에 일방적으로 부담하게 하기보단 관련 피해를 적절히 인정해주고 보상하는 제도가 수반돼야 하지 않을까요?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환경보호는 정부의 임무이기도 합니다

천재지변이란 지진 등 자연 현상에 따른 재앙을 의미하죠. 현재 공사 현장에서는 맹꽁이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사 현장뿐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맹꽁이가 종종 발견되곤 합니다. 하늘다람쥐가 나타나 환경영향평가가 반려된 경우도 있었죠. 서식지가 아니라 단순 개체 발견만으로도 환경영향평가나 공사가 그대로 중단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예측 불가능성이 많은 이해 관계인에게 손실을 끼친다는 겁니다. 환경과 동식물을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공사에 따른 이해 관계자의 손실을 방지할 것인가의 논쟁은 지속돼 왔습니다. 이제 국가가 기준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환경과 동식물 보호는 사업자만의 의무가 아닌 정부의 임무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귀한 맹꽁이와 맹꽁이를 이용하는 사람들 

기사에 사례로 나온 공공 주택 개발 반대의 이유가 진정으로 ‘맹꽁이’ 때문일까요? 아니면 중산층 지역에서 임대 아파트가 생기는 걸 반대해서일까요? 공공 주택이나 임대 주택 개발을 막기 위해 희귀 식물이나 동물을 찾으려는 움직임들이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귀한 맹꽁이와 이를 이용해 임대 주택 개발을 막으려는 사람들 속에서 무엇이 우선인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서식지 조성 비용? 고작 0.033%예요!

맹꽁이 때문에 회사 손해를 걱정하는 건 과한 우려로 보입니다. 왜 이렇게 여유가 없어졌을까요? 이제는 맹꽁이하고도 싸울 기세네요. 

기사에 나온 사례를 보면, 맹꽁이 대체 서식지 조성에 들어가는 비용(1억3000만원)은 전체 사업 규모(4000억원)의 0.033% 수준입니다. 맹꽁이의 등장을 천재지변이라고 표현했는데, 오히려 사람들의 급해진 마음이 천재지변 같습니다. 맹꽁이 서식지를 새롭게 마련하고 공사를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나중에는 아이들과 맹꽁이 서식지를 둘러보며 시간을 즐길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임정욱

벤처캐피탈 TBT 벤처파트너·전(前)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 ‘진짜 유니콘’으로 거듭나길

최근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최종적으로 인정 받았던 기업가치 아래로 공모가를 낮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다행히 어제 종가는 4만3500원으로 공모가(3만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제 기준 시총은 4500억원으로 시장 상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인데요. 원래 유니콘에 등극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던 스타트업인 점을 고려하면, 기대엔 못 미치고 있습니다. 

쏘카는 유니콘 중 처음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루닛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인정받은 기업가치보다 낮게 공모가가 산정될 것 같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아무쪼록 1조3000억원 이상의 시총을 인정받아 ‘진짜 유니콘’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합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카카오모빌리티 대항마로!

공모주 투자 열기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상장 후 주가 움직임 역시 궁금한데요. 아무리 몸값을 낮춰 상장한다고 해도 작년처럼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모빌리티 업계는 경쟁이 치열하고, 아주 민감한 업종입니다. 결국 누가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 될 텐데요. 토스, 타다와도 연결된 만큼 쏘카의 확장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업 구축과 온·오프라인 강점을 활용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항마로 자리 잡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중대형 주택 주도로 바뀌지 않을까요

2010년대부터 최근까지 소형 면적 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중형 이상보다 소형 면적이 인기를 끌면서 설계·착공이 소형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형 주택의 시장 주도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소형 면적 위주 공급이 이뤄지는 동안, 중형 이상 면적의 공급은 줄었기 때문에 이제 중대형 면적의 공급 부족이 두드러질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소형 아파트가 이번 정부 대세일걸요

기존엔 다주택자 규제로 중대형의 똘똘한 한 채가 인기였다면, 이번 정부에선 소형 주택, 특히 소형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될 것 같습니다. 이유는 2가지입니다.

1️⃣1~2인 가구 증가 :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1~2인 가구 차지 비율은 65%에 다다릅니다. 이 비중은 확대 추세이기도 합니다. 반면 아파트 분양은 대체로 중대형 면적 위주로 공급돼 1~2인 가구에 적당한 소형 주택은 갈수록 부족할 전망입니다.

2️⃣주택 임대 사업제 부활 : 이번 정부에선 주택 임대 사업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예고했죠. 25평 이하 아파트에도 주택 임대 사업자 등록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정책적 기대감으로 소형 주택 관심이 더 늘어나는 것이죠.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소형 주택 거래량은 언제나 꾸준했네요

기사를 보고 70%란 수치에 놀라 과거(2006~2021년) 통계를 뒤져봤습니다. 그랬더니, 서울의 전용 면적 60㎡ 이하주택 매매 거래량은 연평균 약 7만5350건, 비중은 52.1%더군요. 특히 집값이 많이 오르고 거래량이 뛰었던 2020~2021년조차도 각각 9만9306건(55.9%), 8만679건(63.6%)을 기록했습니다. 다시 말해, 서울에서 매매되는 주택 절반 이상은 언제나 25평 이하였다는 얘기죠. 

올해는 예년보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크게 줄어 상대적으로 소형의 비중이 급증하긴 했지만 절대적인 거래량은 2만4673건으로 예년 대비 감소입니다. 1인 가구 증가는 물론, 최근 서울 집값이 워낙 높아진 만큼 구매 가능한 주택 평형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경제적 상황도 한 몫 하는 듯합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시장 어려울 땐 환급성 높은 자산 선호

거래 건수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소형 주택 거래 비중이 높은 것만으로 성급히 결론을 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강북과 강서 지역의 소형 주택가격이 서울 주요 지역과 비교했을 때 심리적으로 진입 가능한 범위에 있어 매수층이 상대적으로 두터운 것도 사실입니다. 두터운 매수 수요는 높은 환급성으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실거주 목적뿐 아니라 투자용으로도 인식돼 지금과 같은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겁니다.

비슷한 경향이 글로벌 상업 부동산 투자에서도 나타납니다. 과거 국내 기관들이 관심을 뒀던 랜드마크성 자산보단 소형 자산들의 거래가 현지 투자자들에 의해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결국 시장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선 환급성이 높은, 즉 수요층이 두터운 자산에 중점을 두는 투자 전략이 유효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