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미국 인플레가 역대급인 이유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역대급 美 물가에 놀란 시장 :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 상승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이 소식을 듣고 시장은 깜짝 놀랐습니다. 상승률이 5월 기록(8.6%)보다 더 높았던 탓도 있지만, 물가가 한달 만에 1.3%나 올라버렸기 때문입니다.

물가는 직전 달보다 1%씩만 올라도 1년이면 12% 이상 상승합니다. 헌데 1.3%나 올랐으니 당연히 놀라죠. ‘이제 물가도 잡히겠지’라고 생각했던 많은 투자자들은 실망했습니다. 고용 지표도 너무 좋게 나온 마당에 소비자 물가까지 엄청 올랐으니 연준은 고강도 긴축을 추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은 모두의 관심을 받았던 미국의 역대급 6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풀어가 보겠습니다.

세 가지 물가 : 물가에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우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소비자들이 생활할 때 지불해야 할 가격을 종합해 산출합니다. 실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물건의 가격인 셈이죠. 2️⃣두번째 물가는 “기대 인플레이션(Inflation expectation)”입니다. 미국 미시건대와 미국의 민간 경제 조사 기관 컨퍼런스 보드가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을 모은 것입니다. 3️⃣마지막으로 미국 물가연동채권(TIPS·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ies)이라는 투자 상품에 반영된 인플레도 있습니다. 이 채권 투자자들은 인플레가 얼마나 될 것 같은지를 두고 돈을 베팅합니다.

어제 발표된 소비자 물가에 시장의 관심이 컸던 이유는 이제는 인플레가 둔화될 것 같다고 베팅하는 사람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하락했고, 최근 원자재(구리·곡물 등) 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물가 상승 폭은 매우 높게 발표됐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진짜 문제는 기대 인플레 : 물가 상승이란 단어가 언급될 때 연상되는 이미지는 주유소에 표시된 가격이나, 장바구니 물가 등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볼까요? 물가 상승을 반대로 떠올려 보면, 그 물건의 가격을 표시하는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기대 인플레가 높아지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인플레가 심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는 건 <화폐 가치가 심각하게 하락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거란 믿음이 확산한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릴 것 : 연준도 당연히 이를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곧 개최될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p 인상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달 올린 0.75%p보다 더 많이 올리는 겁니다. ) 1%p 인상이라는 고육책을 써서라도 인플레를 잡겠다는 거죠.

그런데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문제는 미국이 아닙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간단한 비유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연준을 엄마라고 하고, 인플레를 아이라고 해볼까요? 엄마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벌을 주기 위해 회초리로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이 회초리를 드는 건 금리 인상이나 양적 긴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신흥국은 더 벌벌 떤다 : 그런데 이 상황은 크게 3가지 가능성의 결과를 초래합니다. 1️⃣아이가 반성을 하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는 경우가 가장 좋은 케이스입니다. 금리를 올리니까 수요가 둔화되면서 인플레가 잡히는 경우를 의미하죠. 2️⃣그런데 지금 미국 상황은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아무리 회초리를 때려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미국 경기가 너무 좋아서 인플레가 지속하는) 것이죠. 어머니는 회초리를 더 세게 때리게 되고 그 결과 아이의 다리에서는 피가 날 것 같습니다. 이는 결국 인플레가 잡히기 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3️⃣더 심각한 문제는 옆집에서도 아이에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연준이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은 억지로라도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옆집 아이는 체력이 약해서 회초리를 맞으면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보다 훨씬 빨리 경기 침체 또는 위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신흥국 입장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무섭게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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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치면 아까운 소식

> 尹정부의 125조원짜리 새 민생 대책 : 정부가 대대적인 새 민생 안정 대책을 내놨습니다. 총 125조원+a 규모의 금융 지원책인데요. 핵심은 취약 계층의 부채를 줄여주는 것입니다. 대출 상환이 힘든 청년들에게 이자의 30~50%를 깎아주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준다고 합니다. 30조원의 기금으로 부채도 사들여 원금을 최대 90% 탕감해주기로 했습니다(🔗관련 기사). 그저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이자도 덩달아 올라갈 우려가 커지자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겁니다. 다만 원리금을 성실하게 상환 중이거나 근로소득만으로 생계를 꾸리는 이들을 역차별한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관련 기사).

> 근무장소·시간 자율제 실험 나선 우아한형제들 : 내년부터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자율 근로제 실험에 나섭니다(🔗관련 기사). 임직원 모두 각자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골라 근무할 수 있게 하는 건데요. 재택근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일할 수 있고, 협업을 위해 함께 일해야 하는 시간대를 제외하면 본인이 원하는 아무 때나 근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업무 방식을 더 효율화하고 해외 우수 인재까지 용이하게 유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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