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장애인 채용, 기업이 찾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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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있는 장애인 채용, 기업이 찾은 해법은?

지난 1991년, 장애인 의무 고용제가 도입됐습니다. 50인 이상 기업은 3.1%, 공공기관은 3.4%의 인력을 장애인 근로자로 채워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미달 시 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여전히 장애인을 적극 고용하려는 노력보다는 벌금 납부를 택하는 기업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는 지난 30년간 우리나라가 이룩한 수많은 비약적 발전들에 견주어 볼 때 더욱 초라한 지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장애인 고용은 채용 자체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장애인을 고용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적합 직무가 필요하고, 채용 후에도 적응을 돕는 다양한 교육을 지원해야 합니다. 장애인 맞춤 직무를 개발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도와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스타벅스, 오픈핸즈, 한국수자원공사의 사례를 통해 바람직한 장애인 채용의 방향성을 살펴봅시다.

장애인 고용 증진 및 인식 개선을 위해 오픈한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 파트너들

2015·2018·2021년 3회 연속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된 스타벅스는 지난 2007년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2012년부터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고용 증진 협약을 체결하고 분기마다 장애인을 채용, 2022년 4월 현재 전체 임직원의 4.3%에 해당하는 823명의 장애인 바리스타 파트너가 있습니다.

분기마다 1회 정기적으로 장애인 채용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은 서류 및 면접 전형만 약 5주에 걸쳐 진행됩니다. 이때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사항은 비장애인 파트너 채용과 동일합니다. 커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 고객 서비스 마인드를 갖췄는지 여부입니다. 장애 유형과 정도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철저히 역량을 검증한 후에는 3주간의 현장 중심 실습이 이어집니다. 이는 채용 전형의 일부로, 매장 실습까지 평가에 반영해 최종 인원을 선발합니다. 평가 기간에 해당하는 3주간의 실습은 그 자체로 유의미한 직업 훈련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예비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실무에 적응하는 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3주라는 비교적 넉넉한 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이병엽 스타벅스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중증 장애인에게는 현장 실습 중 별도로 직무 지도원을 배정해 안전한 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1분기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에서는 26명의 파트너가 선발돼 거주지 인근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채용을 장려하는 스타벅스에서는 승진 기회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파트너에게 동등하게 부여해, 현재 관리자 이상 직급에 있는 장애인 파트너는 총 50명입니다. 또한 장애인 파트너들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역량 강화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장애인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개최해 상품에 대한 전문성과 숙련도, 라떼아트 실력 등을 겨룹니다.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은 스타벅스의 장애인 친화적 행보를 보여주는 상징적 매장입니다. 장애인 고용 증진과 인식 개선을 위해 2020년 12월, 서울대치과병원 부설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내 오픈한 이 매장은 치과병원 방문을 위해 장애인들이 자주 드나든다는 위치적 특성을 고려, 매장 인테리어 및 동선을 장애인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했습니다. 이처럼 매장 내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기까지 설계 단계부터 내부 장애인 파트너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했습니다.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에서 청각장애인 파트너가 필담으로 주문을 받고 있다.

장애인 고용 증진은 해당 매장을 통해 추구하는 주요 가치 중 하나인 만큼, 현재 서울대치과병원점에서 근무하는 14명의 파트너 중 장애인 파트너는 절반에 해당하는 7명이며 청각장애인 파트너가 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당 매장의 수익금 중 일부는 저소득층 장애인의 치과 수술 치료비로 기부합니다.

오픈핸즈는 2010년 설립된 삼성SDS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입니다. 전사 인원의 91.3%가 장애인 근로자로, 직무별 TO가 발생할 때마다 장애인을 우선 채용하고 있으며 직무 특성상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서만 비장애인을 채용합니다.

오픈핸즈 사무실 내부 전경

채용 시 장애 유형 및 정도 고려하지 않아
오픈핸즈 장애인 근로자들의 장애 유형은 지체·청각·시각·뇌병변·자폐·신장 장애 등 대부분의 장애 유형을 포함합니다. 오픈핸즈는 이처럼 채용 시 장애 유형을 고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장애 정도도 중요 요소로 고려하지 않습니다. 업무 수행 가능 여부와 직무 적합도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며 업무 외적으로는 협업하고 공존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배려심을 봅니다.

맞춤 직무 개발로 IT직무 근로자 비중 더 높아
오픈핸즈 장애인 고용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으로 장애인 근로자들의 채용이 많은 단순 직무보다 모회사 삼성SDS의 특성에 맞는 IT직무에 더 많은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2년 4월 현재 총 232명의 장애인 근로자 중 131명이 IT직무, 101명이 IT 외 직무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IT직무의 담당 업무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됩니다. ▲IT서비스 품질 보증을 위한 ‘SW 테스트 업무’ ▲각종 정보 침해에서 고객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정보 보안 업무’ ▲고객 요구 사항을 접수 및 조치하는 ‘서비스 데스크 업무’ ▲24시간 서비스를 보장하는 ‘모니터링 및 운영 업무’입니다. 다양한 장애 유형에 속한 근로자들이 이처럼 전문성 높은 IT직무에서 일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은 지속적인 장애인 적합 직무 개발에 있습니다.

이우연 오픈핸즈 경영지원팀 팀장은 “오픈핸즈는  앞으로도 다양한 장애인 직무를 개발해갈 예정이며 특히 최근에는 자폐를 비롯한 지적장애 유형이 증가하고 있어 해당 유형에 적합한 직무 개발에 힘쏟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무별 교육과 멘토링 등으로 역량 개발 지원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수행을 돕는 다양한 교육 역시 꾸준히 제공합니다.  신규 입사자들 대부분은 장애인고용공단 산하 맞춤훈련센터에서 직무 관련 교육을 받은 이들인데, 입사 후에도 직무별 OJT, 멘토링 제도, 50시간의 직무 관련 의무 교육,  IT 자격증 취득비를 지원하는 자기개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꾸준한 역량 강화를 돕습니다.

이우연 팀장은 “IT직무의 경우 학습능력과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채용하지만, 그럼에도 직무 배치 후 어려움이 있다면 충분한 면담 후 직무 전환 기회를 부여하는 등 근로자들의 원활한 적응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유일 물 전문 공기업 한국수자원공사는 상하수도·산업용수 공급 관리, 수자원 시설 관리, 수력발전 사업 등 다양한 물 관련 사업을 종합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2년 4월 현재 한국수자원공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6,508명이며, 195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근무 중입니다.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고용 컨설팅 후에는 일반 직무에 36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며 전년 대비 폭발적인 고용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일반 직무 지원 시 10% 가점 
한국수자원공사는 현재 정규직·비정규직 불문 모든 장애인 지원자에게 전형 단계마다 10%의 가점을 부여합니다. 지난해에는 특별히 ▲회계 ▲고객관리 ▲구매 ▲서무 등 사무운영직에 장애인을 우선 채용하기도 했으며 장애인 지원자의 자격 요건을 토익 700점에서 500점으로 완화하고 필기 전형은 면제해 지원을 독려하고 채용 문턱을 낮췄습니다. 장애인 채용에 특화된 면접을 위해서는 장애인고용공단 추천을 받은 전문가를 초빙해 면접관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맞춤 직무 개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올해는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장애인 드론 기사’ 직무를 시범 채용할 예정으로, 이는 장애인고용공단과의 협업으로 개발됐습니다. 소양강댐·충주댐 등의 점검 시 활용되는 드론의 운전은 장애인도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는데, 장애인고용공단의 교육 및 실습을 거쳐 양성한 우수 인력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선발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장애인인식개선 법정 교육은 기존 비장애인 강사 섭외 혹은 온라인 강의 방식이 아닌 전문 교육을 이수한 장애인 강사를 채용해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장애인 직무 개발에 힘쓰고 있는데, 채용 절차와 직무의 문제점을 깊이 있게 파악하고자 ‘국민행복 디자인단’을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국민행복디자인단은 한국수자원공사 임직원 3명, 장애인고용공단과 지역복지관에서 각 1명, 장애인 3명, 서비스 디자이너 2명으로 총 10명이 모여 내부 장애인 채용의 문제점을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개선하기 위한 한국수자원공사의 자체 프로젝트입니다.

수질분석 업무에 신규 채용된 장애인 근로자가 비장애인과 함께 근무하는 모습

직무 교육 강화하고 장애인 채용 더 늘릴 계획 
최진석 한국수자원공사 기획조정실 차장은 올해부터 “채용 직후 개인 맞춤 직무 교육을 제공하고 경력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라며 “장애인 채용 우수 부서에 평가 가점을 주고, 전 직원의 장애 감수성 및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사보와 PC 스크린 세이버 등에 장애 관련 콘텐츠를 게시하는 등 장애인 채용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 작성자 전혜진 :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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