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 여기서 더 버티려면 얼마나 ‘똘똘’해야?

영원히 상승할 것 같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식처럼 여겨지던 서울 불패론은 이제 강남 불패, 서초 불패로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불패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요? 흔히 똘똘한 한 채를 얘기하는데요. 가격이 폭등했고 가계 부채가 급증한 와중에 심지어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버티려면 얼마나 똘똘해야 할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무언가 하려고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잠시 멈춰 눈에 어둠이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급변한 부동산 시장의 교훈도 여기 있습니다. 판단보단 적응하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거죠. 한 가지 부연하자면 내 집 마련 입장에선 가격이 내려가는 집이 오히려 더 매력적입니다! 불패보다는 이유 없이 패배하는 곳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기회는 변화에서 올 수 있습니다.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강남 집값은 콘크리트가 아니에요

기사에서처럼 직전 최고가와 신규 거래 신고가를 단순 비교하는 방식은 틀렸습니다. 강남 등지 고가 주택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거래 가격을 낮게 신고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몇 개 사례만으로 본격적인 하락세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강남도 집값이 떨어질 개연성은 너무도 충분합니다. 금리 인상에 고물가, 경기 침체까지 겹친 상황에서 미국이든 한국이든 앞으로 집값 하락은 불가피합니다. 더 큰 문제는 고가 주택일수록 상승기에 더 많이 오른 만큼 경제 위기 땐 더 많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특히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매수한 주택은 하락 속도와 폭이 클 겁니다. 강남 집값은 콘크리트가 아닙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집값 아닌 매수 심리 붕괴 결과죠

집값은 재작년부터 급격히 올랐습니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금리도 낮아 부동산 시장으로 현금이 몰린 탓이죠. 그 이면엔 공급 부족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집을 못 살 것 같다는 절실한 매수 심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새 정부의 대규모 부동산 공급 정책, 대출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매수 심리도 위축됐죠. 물론 재건축·재개발 예정지나 1기 신도시 등 일부 지역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일부 가격 등락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1~2건 거래로 판단할 문젠가요?

실거래 1~2건이 그 아파트 전체를 대변하는 거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집값은 단일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마다 가격 차이가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단지 내에 있고, 면적까지 같은 집이어도 향방과 층수, 역에서부터의 거리, 심지어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잠실 리센츠(84㎡·110H형)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니, 부동산 상승기에서도 같은 달 최고가와 최저가가 2억원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3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4억원 차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현재 유동성 축소 기조와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시장가가 크게 변동되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지금 같은 시기엔 기사보다 직접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통화·재정정책의 공조 효과 기대

수입산 소고기 관세 면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공조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보입니다. 현재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크게 올려야 하는 통화정책을 펼칠 시점인데요. 이런 통화정책으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부작용을 관세 면제라는 재정정책이 완화시켜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은 식료품 수입 의존도가 높고,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높아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정책이 나온 듯합니다. 

물론 세금 인하의 부작용으로 재정 악화가 우려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일단 현 시점의 강력한 인플레로 명목 소득이 높아지면 GDP 대비 세수 규모도 증가하기 때문이죠. 소득세와 법인세엔 누진세가 적용되기니 세수 증대 효과는 더 클 수 있죠. 인플레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일부 계층의 세 부담은 늘어나지만, 이들이 납부하는 세금이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수입 물가 안정에 활용될 수 있는 겁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국내 축산농가 손실 보전도 필요합니다

축산물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 특성상 서민 생계 안정을 위한 적절한 조치로 보입니다. 다만 수입산 축산물 관세 부과는 국내 축산 농가 소득 보호 효과도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관세 면제로 타격받을 축산 농가의 손실을 보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때문에 물가 안정이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만 적용될 필요도 있겠네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근로유인 안 약화된다고? 아닐걸요!

오세훈표 안심소득은 기본소득과 달리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지원하는 제도죠. 근로소득이 증가할수록 정부 지원은 감소하지만 총소득이 증가하도록 했습니다. 이 때문에 근로 유인을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먼저 보죠. 이 제도하에선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40만원 늘 때 총소득은 12만원 늘어나게 됩니다. 시간당 임금이 1만원일 때 실질적으로 버는 임금은 3000원이 된다는 얘기죠. 일을 하니 당연히 총소득이 늘긴 느는데 그 증가폭은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이처럼 근로 소득이 늘어남으로 인해 시간당 실질 임금이 줄어드는 건 안심소득도 매한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저소득 근로자가 시간당 임금 1만원을 받는다고 해보죠. 안심소득을 받아 근로소득이 늘어나면 지원 금액이 감소하니까 이들이 1시간 추가로 일할 때마다 늘어나는 총소득은 1만원 밑으로 떨어집니다. (물론 향후 모니터링하며 도입 효과를 측정하겠다고 했으니 보완될 수는 있습니다.)

이런 방식들로 설계된 제도는 근로 의욕을 떨어뜨립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근로자가 시간당 버는 실질 임금을 높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근로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생활 자금을 지원하되, 근로 능력은 있으나 근로 소득이 없는 사람에겐 이보다 낮은 지원금을 제공하는 거죠. 대신 근로 소득이 생길 때 총소득이 그만큼 충분히 증가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선정 기준 안 정교하면 빈곤의 덫 생겨

선별적 복지는 복지 대상이 축소되기에 재정 비용이 기본적으로 적게 들어가며 재분배 효과도 높습니다. 기본소득과의 비교 대상이 생긴다는 점에서도 서울시의 선택적 복지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선별적 복지가 기본소득에 비해 일률적으로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 비용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조사 오류로 엉뚱한 가정이 수혜자가 될 수도 있죠. 선의의 수혜자에게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도 있습니다. 선정 기준이 정교하지 않으면 자칫 빈곤의 덫(poverty trap)*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 빈곤의 덫(poverty trap) : 빈곤층의 소득이 올라가 이제껏 누리던 사회 보장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결국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적 모순을 뜻하는 말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플랫폼의 가치는 컨텐츠가 결정합니다

어떤 사업이든 핵심은 소비자입니다. 쉬인에 입점해있는 브랜드의 잘못으로 소비자들이 짝퉁 표절 상품을 샀다고 해도, 그들은 여전히 쉬인의 고객입니다. 실망도 입점 업체가 아니라 쉬인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은 거죠. 플랫폼 업체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플랫폼 사업을 키우는 데도 그 안에 담길 컨텐츠가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이 회원 간 컨텐츠를 공유하게 만들고 오가는 컨텐츠의 양과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합니다. 이 일의 성공 여부에 따라 회원 모집과 광고 판매 실적, 수익이 결정되니까요. 컨텐츠에 대한 책임이 컨텐츠 오너에게 있는지 플랫폼에 있는지 공방은 지속되겠지만, 컨텐츠가 플랫폼의 핵심이며 나아가 기업의 가치평가에도 큰 영향을 줄 거란 점은 더 분명해질 겁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쉬인의 두 얼굴, ‘패스트패션’과 ‘정크패션’

​쉬인은 매일 수천 개의 신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 디자이너 수백 명의 노력과 며칠 만에 생산·판매가 가능한 공정혁신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사실 그 이면엔 ‘카피’라는 민감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단순히 메이저 브랜드가 선보인 시즌 컬렉션을 따라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인스타에서 셀럽이 입고 반응이 좋으면 며칠 안에 초저렴 카피 버전이 등장하는 수준입니다. 😅 저작권의 빈틈을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인데, 최근 여론을 보면 자칫하면 그 틈에 자기 몸이 낄 수도 있겠습니다. 계속 모른 척하며 성장을 이어가기엔 너무 존재감이 커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