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의 핵심 변수 2가지가 바뀌고 있다

🏡 집값의 핵심 변수 2가지가 바뀌고 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집값 상승

주택가격의 두 가지 변수 : 요즘 전문가들이 앞으로 우리나라 주택가격의 변수로 꼽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금리, 하나는 공급량. 이 가운데 금리는 단기적인 변수여서 장기적인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못합니다. 반면 공급량은 그 자체로 매우 오랜 기간이 필요하기에 단기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줍니다. 요즘 경제 뉴스 중에는 이 금리와 공급량을 유추할 수 있는 뉴스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다만 그 행간을 잘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노포 보존 규정 폐지한 서울시 : 서울시가 오래된 가게를 미래 세대를 위한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규정을 폐지했다는 뉴스입니다. 수십 년 된 노포들은 고령자들에게는 추억을 제공하기도 하고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오래된 가게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자고 하는 주장에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원형 그대로 보존하려고 하면 그 오래된 가게가 있는 동네는 아무리 건물이 낡아도 재개발하지 못합니다. 

서울시 선택에 담긴 의미는? : 결국 오래된 전통을 보전하는 일과 새로운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일 사이의 저울질에서 주거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선택을 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뉴스는 오래된 노포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이 바뀐 것을 전해주는 뉴스가 아니라 주택 공급에 있어서 ‘그만큼 서울시의 마음이 급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이나 새 주택을 짓는 일에 대해서는 앞으로 당분간 서울시는 ‘규제 완화’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주택이나 사무실 공급이 과거와는 달리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고, 문화유산 급 노포마저 고려 대상이 아닐 만큼 주택 공급이 매우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자는 주택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고 후자는 주택 가격의 지속적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소입니다. 정책의 기조는 바뀌었으나 그 변화가 너무 늦어서 원활한 공급이 만만치 않다는 현재 수도권 주택 상황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시중금리, 지금이 고점일 수 있다 : 금리와 관련해서는 요즘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집니다. 금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인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려면 <어떤 금리>에 대한 질문인지를 다시 물어야 합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한 질문이라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가 현재까지는 정답이고 대출금리나 시중금리에 대한 질문이라면 ‘지금이 고점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출금리나 시중금리는 기준금리 변화를 미리 반영하고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기준금리가 시중금리 변화를 뒤따라간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미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에 대한 한국은행의 예상은 앞으로 시중금리가 낮아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불붙는 대출금리 인하 경쟁 : 대출금리에 관해서는 좀 더 복잡한 변수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전해드리면 <현재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나 시중의 채권금리를 반영한 수준보다 더 높은 부가금리가 붙어있으며 적어도 이 부가금리는 앞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부가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때문에 작년 연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대출금리에 붙어있던 일종의 모래주머니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기조도 바뀌고 있고 은행도 본격적으로 주택거래가 늘어날 것을 예상해 대출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면서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씨티은행의 영업 중단으로 인해 씨티은행 대출고객을 시중은행이 흡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인데, 경쟁의 수단은 ‘금리’ 이외에는 없습니다.

최고금리 제한하기도 : 신한은행은 연 5% 이상 이자를 물고 있는 일부 금융 소비자들에게 대출금리를 5%로 낮춰주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앞으로 최고금리를 5%로 제한한다는 의미로, 5% 이상 대출금리를 적용받은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5%대 금리가 이례적이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금리가 높은 시기에 대출받는 바람에 불필요하게 많은 이자를 내는 고객들이 있었다는 거죠.

본격적으로 대출 경쟁 벌어질 것 : 은행이 예금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도 늘 있는 현상은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대출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은행이 예상한다는 뜻입니다. 대출 수요가 많지 않을때는 예금유치 경쟁도 없고 특판예금도 없습니다. 앞으로 주택거래가 과거보다 더 활발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대출 수요도 늘어나겠지만 은행의 대출 경쟁이 더 치열하면 금리는 과거보다 하락할 것입니다. (대출 수요 증가 규모보다 대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는 이유는 DSR 등 새로 시작하는 대출 규제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대출 수요를 모두 채우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 금리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워 고정금리가 좋으냐 변동금리가 좋으냐는 해묵은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생각할 때 항상 옳은 원칙은 ‘대출금리는 사람들의 대출 수요가 높을 때 높게 유지되고 낮을 때는 낮게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대출 수요가 낮아서 주택 가격이 내려갈 때(또는 주택가격이 내려가서 사람들의 대출 수요가 낮을 때)는 대출금리만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주택을 구입할 때 적어도 그 구입 목적이 1년 안에 파는 단타 거래가 아니라면 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가 오히려 위험을 좀 더 줄일 수 있는 선택입니다. 

고정금리를 선택했더라도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기간에 접어들 경우에는 갈아타기가 가능하므로 사실상 호흡이 긴 변동금리와 유사합니다. 가끔 매우 운이 좋으면 금리 저점에서 고정금리를 선택해서 긴 기간 동안 이례적인 저금리를 만끽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건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라 일반적으로 그걸 노리라고 권유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카카오T 벤티, 요금 오른다 : 승객이 많은 심야 시간대에 택시 기사가 적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형 승합 택시 서비스 ‘카카오T 벤티’가 4일부터 최대 4배 요금을 받는다는 소식입니다. 기존 0.8~2배였던 탄력 요금 구간은 최소 0.8배에서 최대 4배로, 기본요금은 1.5㎞까지 4000원에서, 800m 4000원으로 변경됩니다. 택시 수요·공급 등에 따라 요금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요금제를 탄력 요금제라고 하는데요. 택시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는 거리당 요금보다 저렴하게,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비싸게 요금이 책정되는 제도입니다. 대형·고급 택시에서 시작된 탄력 요금제는 앞으로 중형택시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7월부터 대출받기 더 어려워졌다 : 7월부터 소득 기준 대출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대출액이 1억원을 넘어가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확대 적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DSR이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가 연간 소득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계산한 수치입니다. 은행을 비롯한 대출기관에서 돈을 빌려줄 때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얼마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기존에는 총대출이 2억원을 넘을 때만 DSR 규제를 적용하다가 대상을 확대한 것입니다. 다만, 전세대출이나 중도금대출, 소액 신용대출 등은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청년층은 대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미래에 늘어날 소득을 반영에 대출 한도를 더 늘려주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