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 ‘아파트 쇼핑’이란 표현부터 불편하네요

첨부 기사의 주제와 각종 표현이 다소 단정적이고 자극적입니다. 일단 ‘아파트를 쇼핑한다’는 표현부터 좀 불편합니다. 아파트가 아무리 싸도 쇼핑이라뇨. ‘외지인의 강원도 토지 매입이 많아졌다’는 기사 핵심 주장도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해선 안 됩니다. 긴 추세를 살핀 게 아니라 특정 시점의 거래 상황만 놓고 분석한 결과라면 더 그렇습니다. 우선 강원도는 인구가 늘지 않고 있는 지역입니다. 저출생 고령화 사회에서 이들 지역의 토지 거래량은 절대적으로 적죠. 때문에 외지인 거래가 조금이라도 많아지면 그 비중이 확 높아집니다. 더구나 특정 개발 호재나 규제의 풍선효과까지 이를 부추기죠. (물론 은퇴 인구 증가·레저수요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강원도 인구 밀도는 1㎢당 90명입니다. 같은 면적에 서울은 1만6000명쯤 됩니다. 178배 차이죠. 그만큼 강원도는 인구에 비해 땅이 넓습니다. 토지의 대부분은 산지고요. 외지인들의 아파트 거래란 것도 실질적으론 단기 숙박용이거나 세컨드 하우스용일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오늘 이 기사는 자극적 제목에 비해 내용이 주는 정보는 그리 새롭지 않은 듯합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개발 사업 남아있는 강원도의 진가

가치 있어 보이는 땅을 산다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강원도를 대하는 외지인들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강원도’ ‘토지’ ‘외지인’ 등으로 검색해보면 1~2년 전에도 비슷한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최근 중요한 투자 트렌드 변화가 감지된다는 건 괄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개발 사업들이 개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장이 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강원도의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는 겁니다. 교통망 개선으로 강원도 전체의 교통 인프라는 좋아졌지만 아직 강원도 구석구석에는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좋은 개발 사업 기회가 남아있을 겁니다. 이를 감지하고 개인들이 삼삼오오 모이면서 토지 매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고 보는 게 좋겠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기사에서 안 짚어준 중요한 사실들

작년과 달리 올해부터는 강원도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기사에 안 나온 중요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1️⃣우선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강원도 전체 토지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강원도 토지 거래량은 작년 대비 32% 넘게 감소했어요. 수요가 급감 중이란 소리죠. 2️⃣수도권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것도 주의할 점입니다. 새 정부가 각종 주택 규제를 완화하면서 수요가 다시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죠. 그만큼 강원도 전체 주택 수요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3️⃣강원도는 얼마든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지역이란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작년 같은 매수 수요가 사라진다면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 있습니다.

류상철

경희대 겸임교수·전(前) 한국은행 국장

📉 한전, ‘상장’기업이라는 것도 기억해야죠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낮은 전기료 수준·원자재 가격 급등 등을 고려하면 요금을 올려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지나치게 가격을 억제해 오히려 적절한 시기를 놓쳤고, 뒤늦은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필수재인 전기료를 인상하면 인플레를 자극하는 효과가 높을 수 있거든요. 진작 요금을 올렸다면 한전, 나아가 경제 전체에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한전이 상장기업이라는 점도 더 이상 요금 인상을 미룰 수 없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정부의 가격 억제로 누적 적자가 커지면 주주들이 집단 소송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기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제도적으로 정착됐으면 합니다. 정부가 더 이상 정치적 논리로 공공 서비스 요금을 결정하지 않도록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공공 요금 체계 손볼 기회입니다

한전 적자는 상당 부분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물가를 요금 인상의 걸림돌로 지목하는데, 사실 몇년 전만 해도 물가 상승률은 너무 낮아서 문제였습니다.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삼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요금을 인상했다면 목표치도 달성하고 공공기관은 충분한 이익을 비축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참에 공공기관의 요금 체계를 정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물가가 오르는 비상시에 대비해 평상시 소폭의 흑자를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기대보다 흑자 규모가 커지더라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자금을 다시 재정으로 유입시키면 되니까요.

일각에선 공공 요금을 낮게 유지해야 경제 주체에 이익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적절하진 않습니다. 그 적자를 결국 세금으로 메꾸잖습니까. 특별히 요금을 낮게 유지한 산업용 전력 지원도 보조금 방식으로 전환하면 요금을 올리면서도 얼마든 그 효과를 대체할 수 있을 겁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공급발 인플레는 뾰족한 정책 수단 없어

인플레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경제가 좋아지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인플레는 재정·금융정책을 통해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처럼 에너지·공공 요금 인상 등으로 발생하는 공급 측면의 인플레는 정부가 대처할 뾰족한 정책 수단이 없습니다. 결국 인플레를 억제하는 긴축 정책을 고수하되 인플레로 고통받는 저소득 계층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병행하는 방법밖에는 길이 없어 보입니다.

류상철

경희대 겸임교수·전(前) 한국은행 국장

😕 가격 통제는 이중가격 유도할 수 있어요

당장 시장 왜곡이 우려됩니다. 러시아 원유에만 가격 상한제를 적용하면 국제 원유 시장에 이중 가격이 형성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국제 유가가 러시아 원유에 설정된 가격 상한선보다 올라가 버린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차익을 노리고 러시아 원유를 싼 가격에 수입해 국제 원유 시장에 비싼 가격으로 되팔 수 있죠. 이처럼 가격 상한제 아래선 가격 차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러시아 원유를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는 나라들만 부당 차익을 얻게 됩니다. 

이 차익 발생을 구조적으로 방지하려면 모든 나라에 가격 상한제를 적용해야 합니다. 그럼 일물일가 법칙(한 상품에 하나의 가격이 적용되는 원칙)이 작동해 차익을 사라지게 합니다. (그러나 인도 등이 러시아와 이면합의를 한다면 이 대책은 무용지물이 되겠죠.)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SON의 선전보다 중요한 ‘이것’ 

현재 OTT 회사들은 독점 영화·드라마·예능을 만들고 인기 유튜버들과 광고 협업까지 합니다. 새 경쟁력 확보에 혈안인 그들이 스포츠 중계에 집중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선전으로 쿠팡플레이가 잘되니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지고 있는 듯하고요.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선전은 단순히 손흥민 선수와 스포츠 중계 인기에 얻어걸린 게 아닙니다. 선제적인 의사결정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봐야합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후발 OTT 회사들이 드라마, 영화에 이어 스포츠 중계권 경쟁에까지 뛰어드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세상은 국경이 없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합니다. 때문에 쿠팡플레이처럼 한발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후발 회사들이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얼마나 더 빨리,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느냐가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 온라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듯합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모빌리티, 카카오엔 골칫덩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진 상징성 및 독점적 지위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굉장히 매력적이죠. 그런데 카카오는 왜 이 핵심 계열사를 팔려고 하는 걸까요?

작년 국정감사 기억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문어발식 대리운전 업체 인수부터 공유자전거, 택배, 렌터카 사업 확장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등 여러 논란 탓에 눈초리를 받았죠. 뿐만 아니라 요금제 인상으로 인한 택시 업계와의 갈등 등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눈 부정적 여론이 거셉니다. 새 정부가 해당 이슈에 규제의 칼을 꺼내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많죠.

야심 차게 추진해 온 IPO도 암초를 만났습니다. 주식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이미 여러 ‘대어’들이 발을 뺐죠.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다간 역풍이 불 거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게다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확장하고 있는 사업 영역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카카오모빌리티를 안고 가는 것 자체가 카카오에게 부담입니다. 이 부담이 매각설의 핵심 이유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