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Broadcom), 5G 시대를 이끌 통신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Broadcom), 5G 시대를 이끌 통신 반도체 기업

글로벌 비즈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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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 줄로 요약하는 브로드컴

·브로드컴 (Broadcom)은 미국과 싱가포르에 공동 본사를 두고 있는 유무선 통신 반도체 기업으로 광범위한 반도체 칩 및 인프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디자인, 설계, 개발 및 공급

·2015년 싱가포르 기업인 아바고 테크놀로지스 (Avago Technologies)에 인수된 후 막대한 화교 자본이 장악하고 있으며 제품 90%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

·2017년 11월 브로드컴은 1,030억 달러 (약 164조 3900억 원)에 퀄컴 (Qualcomm)과 인수 합병을 제안하였으나 트럼프 행정명령으로 무산. 2022년 5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리더인 VMware를 610억 달러 (약 77조 원)에 인수하며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달성

2. 한 눈에 살펴보기

3. 어떤 사업을 하는가?

맥킨지는 최근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30년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 달러 (약 1,268조 원)에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근무의 일상화, 전기차 수요 증가 및 AI 기술 성장 등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업계의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성장의 70%를 차지하는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자동차, 데이터 스토리지, 무선 통신입니다. 오늘 소개할 기업인 브로드컴은 유무선 통신 분야의 반도체 칩과 다양한 인프라 솔루션을 디자인, 설계 및 개발의 선두 기업으로 전 세계 반도체 산업 시가 총액 4위에 해당하는 거대 기업입니다. 

지난 2020년 브로드컴의 2분기 매출이 퀄컴 (Qualcomm)과 엔비디아 (Nvidia)를 제치고 은 팹리스 기업 (Fabrication + less의 합성어로 반도체를 직접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업계)계 1위 기업으로 이름이 올랐습니다.

브로드컴의 사업모델은 크게 유선 인프라, 무선 통신,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Enterprise Storage)와 기타 산업 등 네 가지 분야에 필요한 반도체 제품입니다. 

유선 인프라는 브로드컴 사업의 주축 사업 모델로 2018년 기준 매출의 4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위성방송용 수신 장비인 셋톱박스 (Set-top box), 케이블 모뎀, 블루투스, 라우터에 필요한 반도체와 데이터 센터, 텔레콤, 네트워크 인프라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의 와이파이 칩셋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시장에 출시된 대부분 고급형 인터넷 공유기에 브로드컴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선통신은 두 번째로 큰 사업모델로 스마트폰에 필요한 무선칩을 제공합니다. 2021년 애플이 독자 개발을 발표하기 전까지 브로드컴은 애플의 무선칩 주공급자였을 정도로 스마트폰 시장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는 기업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중앙 집권된 데이터 보관소로 브로드컴의 매출 중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7년 브로드컴은 스토리지 네트워킹 제품의 선두자인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Brocade Communications Systems)을 인수하여 스토리지 시스템, 서버에 필요한 커넥터 및 컨트롤러 등 부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브로드컴의 매출 5%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공장 자동화, 디스플레이, 조명, 모터 컨트롤, 차 내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필요한 반도체 제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에 사용된 브로드컴 칩

브로드컴은 원래 미국 회사로 1991년 UCLA의 교수 헨리 사무엘리 (Henry Samueli)와 그의 제자인 헨리 T. 니콜라스 (Henry T. Nicholas)에 의해 공동 창립되었습니다. 1998년 나스닥에 상장된 후, 2015년 화교자본으로 운영되는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아바고 테크놀로지 (Avago Technologies)은 브로드컴을 370억 달러 (약 41조 원)에 인수하였습니다. 

기존 HP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창립된 아바고 테크놀로지스는 당시 2014년 이미 반도체 시장 15위로 반도체 거대 기업 중 하나로, 브로드컴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모바일, 스마트폰 시장에 필요한 반도체를 제공하게 되며 퀄컴 (Qualcomm)에 이어 무선통신 반도체 기업 부문 2위가 되었습니다. 아바고 테크놀로지는 사명을 브로드컴으로 변경하여 브로드컴의 기업명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지만 주식 상장 코드는 아바고 테크놀로지의 AVGO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바고 테크놀로지스의 브로드컴 인수합병 이후에도 전 아바고 테크놀로지스의 CEO이자 현 브로드컴의 CEO인 혹 탄 (Hok Tan) 인수합병 계획은 계속 진행되어 왔습니다. 브로드컴은 지난 2017년 경쟁사인 퀄컴 (Qualcomm)과 무려 1300억 달러 (약 145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안하며 인수합병을 시도하였으나 트럼프의 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브로드컴이 싱가포르 기업과 인수 합병하며 화교자본이 많이 들어간 친중기업이 된 점을 고려하여 퀄컴까지 인수합병될 경우 자국의 첨단기술 유출과 안보 위협 가능성을 우려해 내린 조치였습니다. 

이후 2022년 5월 26일 브로드컴은 Dell에서 창립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VMware을 610억 달러 (약 77조 원)로 인수하기로 하여 올해 성사된 인수합병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4. 핵심인물은?

브로드컴의 핵심인물은 아바고 테크놀로지와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아바고 CEO 혹 탄 (Hock Tan)과 젊은 졸부의 몰락의 좋은 예가 된 초기 창업자 헨리 T. 니콜라스 (Henry T. Nicholas) 두 인물로 나누어집니다. 

혹 탄은 중국계 말레이시안 출신 브로드컴의 현재 CEO이자 전 아바고 테크놀로지스의 CEO입니다. 그는 지난 2018년 미국 100대 상장사 기업 중 가장 많은 연봉인 1억 320만 달러 (약 1,104억 원)을 받아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혹 탄은 말레이시아 페낭 (Penang)의 가난한 집에 태어났지만 공부를 꽤 잘해 MIT 학부를 졸업한 후 하버드 MBA 석사과정을 취득했습니다. 그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오가며 벤처캐피탈과 반도체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훗날 반도체 대기업을 경영하고 싶다는 큰 야망을 가지고 2006년 아바고 테크놀로지스의 CEO로 영입되었습니다. 

혹 탄은 아바고 테크놀로지스와 브로드컴이 인수 합병된 후 타사와 경쟁하며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고민하였고,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경쟁사인 퀄컴 (Qualcomm)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두 타사의 제품을 더욱 다양화하고 강력하게 만들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반도체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으로 기술 개발과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그의 비즈니스적 안목과 협상능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혹 탄이 백악관에서 브로드컴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는 모습

브로드컴의 현 CEO와 다른 방향의 길을 가고 있는 전 CEO이자 초기 창업자인 헨리 T. 니콜라스 (Henry T. Nicholas)는 브로드컴이 아바고 테크놀로지로 인수된 이후 2001년 포브스 선정 재벌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큰 부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2003년 CEO직을 사임 후 끊임없는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8년 브로드컴의 전 CFO(최고 재무 경영자)인 빌 륄레 (Bill Ruehle)와 브로드컴 주가조작 혐의로 경찰청에 기소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약 밀매로 또 한 번 입건되었습니다. 그의 이런 구설수는 브로드컴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뿐만 아니라 미성숙한 사람이 한 번에 부를 얻게 되었을 때 쉽게 몰락할 수 있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5. 경쟁사는?

전 세계 5G 이동통신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간의 5G 주도권 쟁탈전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의 주 경쟁사는 지난 2017년 브로드컴이 인수합병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반도체 업계의 거물 기업 퀄컴 (Qualcomm)과 미국 반도체 업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 (NVDIA)가 있습니다. 

브로드컴과 퀄컴은 공통적으로 통신 및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지만, 브로드컴은 GPS와 블루투스 칩에 강점을 두고 있는 반면 퀄컴은 부호분할 다중접속 (CDMA) 기반 이동통신 칩의 강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합병을 성공했다면 현존하는 테크 기업 중 반도체 칩의 최대 기업이 되어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퀄컴의 주 핵심 제품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 제품인 ‘스냅드래곤 (Snapdragon)’입니다. 퀄컴은 올해 5월 전 세대보다 10%나 더 빠른 성능을 가진 GPU와 CPU가 탑재되어 있는 스냅드래곤 8+ 1 세대를 출시하여 하반기 삼성전자 및 다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NVDIA)는 게임 시장을 타깃으로 그래픽 처리장치 (GPU)를 판매하던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인공지능, 자율주행, IoT 등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이 모든 분야에 핵심 역할을 하는 GPU 시장의 강자가 되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인 인텔 (Intel)을 제치고 미국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 3분기 후 처음으로 브로드컴 매출에 앞선 66억 1200만 달러(약 7조 8100억 원)로 팹리스 업체 매출 2위에 등극했습니다.

6. 브로드컴의 미래는?

브로드컴의 전략 무기는 인수합병입니다. 브로드컴은 지난 20년간 엔터프라이즈 보안 기업 시만텍 (Symantec), 하드웨어 RAID 강자 LSI, 인터넷 네트워크 기업 넷 로직 (NetLogic Microsystems) 등 수십 개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여 오늘날 거대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브로드컴은 앞으로도 이런 전략을 유지하며 더 큰 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브로드컴의 주가는 지난 5년 동안 120% 상승하였습니다. 올해 초 주가가 0.13% 하락하며 주춤세를 보였지만, 5월 VMware을 610억 달러 (약 77조 원)로 인수하며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설계 및 판매를 벗어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앞으로도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테크 기업이 영향을 받았지만 반도체 업계의 수요는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밝은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릭슨 모빌리티 (Ericsson Mobility)는 2026년 전 세계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5G 네트워크를 사용할 것이고 5G 가입자 수만 35억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브로드컴은 이런 5G 시장 확대를 겨냥해 통신장비 분야에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브로드컴은 모바일과 네트워크, IoT 등 미래 산업의 핵심기술에 필요한 반도체 칩 보급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이 최근 출시한 Wi-Fi 7는 5G 전송 속도와 대등한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향후 5년 동안 기존 Wi-Fi 매출을 앞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필자 장민영 : Meta (전 Facebook)에서 Market Analyst로 일하고 있습니다. 구글에서 인턴 후, 레오버넷, 홍콩에서 블록체인 기반 빅데이터 스타트업에서 일했습니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세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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