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정치가 경제 논리를 잡아먹은 중국

중국은 정치적 논리가 경제적 효율성을 잠식했습니다. 여타 경제계 인사들은 이제 중국 내 기업가 정신은 후퇴하고 경제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간 중국의 발빠른 성장 공식과 동떨어진 길을 걷고 있다는 겁니다. 1970년대 말 시작된 개방 정책으로 중국은 빠르게 성장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세계의 공장이 됐으며, 2010년 이후엔 일본을 능가한 G2 국가로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중국몽’ 같은 정치 논리를 앞세운 시진핑 체제가 등장하면서 중국은 변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나 남중국해 나라들과 필요 이상의 대립각을 세우고, 대내적으로는 국수주의를 부추기고 권위주의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자유 무역이 위축된 것도 저물가 종식 흐름에 한몫했습니다. 중국 내 창업가 정신은 사라지고 경직된 사고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등도 중국 당국에 미운 털이 박혀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죠.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고요. 이런 시진핑 체제가 지속되는 한 중국 경제는 암울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치솟는 실업률, 중국 경제의 뇌관

중국식 경제 성장률 설정법 : 중국은 매년 취업 시장에 나오는 젊은 인구를 기업이 잘 흡수하려면 어느 정도로 경제 성장을 해야하는지 산정합니다. 이를 참고로 경제 성장률 목표치도 정해왔습니다. 권력 안정을 위해선 실업률을 낮게 유지해 불만을 없애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치솟는 중국 실업률 : 그런데 최근 중국의 실업률은 6% 이상으로 빠르게 상승 중입니다. 제로 코로나로 인해 서비스업이 부진하고, 설상가상 각국 코로나 봉쇄가 끝나면서 중국이 주력하는 제조업 상품 수요도 감소하기 때문에 실업률 상황도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돌아서긴 하겠지만… : 올해 10월 중국 공산당 당대회가 끝나면 제로 코로나를 폐기하고 실용 우선 노선으로 돌아설 거란 설이 나옵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정책도 실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지연되는 데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6월 상하이 봉쇄 완화부터 차츰 나아질듯

암울한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결국엔 정책(봉쇄)이 야기한 둔화입니다. 때문에 정책(봉쇄 해제)으로 해결해야 하는데요. 중국 정부도 성장률 목표치(5.5%) 수준을 달성하려면 2분기부터 부양책과 완화책을 집중할 듯합니다. 높아진 실업률을 낮추려 고용 효과가 큰 인프라 투자를 감행하고, 소비 진작을 위해 소비 쿠폰 발행을 확대할 겁니다. 6월부터 상하이 봉쇄 완화도 계획돼 있으니 차후 글로벌 경기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듯합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그런 식의 비교는 지양해야죠

IPEF 참가국이 경제 규모나 한국과의 무역 규모가 크다고 해서 단순히 중국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의 원자재 수입 의존도는 2020년 50.2%로 G7 국가 중 가장 높고, 그 가운데서도 중국의 비중이 28.3%로 월등히 높습니다. 한국이 대중 리스크에 취약한 이유죠. 당연히 대중 의존도를 낮춰야 하고, 그런 점에서 인태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IPEF는 유용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IPEF가 단순히 반중연대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한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IPEF 참가국과 중국을 비교하며 대립적 구도를 형성하는 것은 IPEF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는 IPEF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함께 경쟁적으로 발전하도록 방향을 모색하고, 중국과 함께 아젠다를 주도해야 할 것입니다.

📌 RCEP :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세 장벽 철폐를 목표로 출범한 일종의 자유무역협정.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함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실질적 효과는 ‘글쎄’요

향후 IPEF의 영향을 현재로서 단언하기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당장은 IPEF로 새 교역 질서가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회원국이 이익을 줄 수 있는지 효용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세 철폐를 목표로 추진된 TPP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번에 IPEF 설립을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IPEF에서 회원국 간 관세 인하를 통한 교역 확대를 추진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서 IPEF 회원국이 특정 물품을 특정 국가(중국)에서 수입하거나 혹은 특정 국가로 수출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대안으로 회원국 상호 간에는 수출입을 금지하지 않거나 자제한다는 조항을 넣을 수는 있겠지만, 중국 배제라는 실효적 효과를 거두기 힘들겠죠. 명목상 중국을 견제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 청와대만으로 형성된 상권이 아니었어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용산을 놓고 보면,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상권 이용객이 됐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지요. 하지만, 기사에서 언급된 부작용도 무시 못 할 것 같습니다. 경복궁역 인근의 고급식당 상권이 용와대 근처에 형성될지도 확실하지 않아요.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수요는 옮겨 오겠지만, 경복궁역 근처가 청와대만으로 형성된 상권은 아니었습니다. 정부 청사, 로펌, 각종 단체, 국내외 회사 사무실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과연 용와대만으로 고급식당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을까요?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집무실 제외한 수요도 꼼꼼히 살펴야

청와대 개방과 집무실 이전으로 삼청동과 용산 모두에서 추가 상권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상권은 아니고 배후지의 변화로 인한 상권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지역의 차이는 있습니다. 삼청동은 집무실 이전으로 배후 수요가 사라졌지만, 반대로 개발에 대한 제약도 없어졌습니다. 과거 상권이 확대되지 못했던 걸림돌이었는데, 이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죠.

반면 용산 상권은 아직 주변 상인들이 집무실 이전이라는 변화에 적응을 못 했고,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두 지역에 현재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대통령실뿐 아니라 기존 수요 등 해당 상권의 추정 배후 수요를 꼼꼼히 살펴야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용리단길 형성한 특색 유지돼야죠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용리단길은 슬럼화된 상권에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특색있는 상가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형성된 상권입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이국적인 음식점과 레트로 감성 등이 어우러져 입소문을 탄 덕분에 신흥 상권이 확장되기 시작했죠. 하지만 임대료와 권리금이 오르면, 밀려나는 업체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중구청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 상생협약을 체결한 사례 등을 참고해 특색 있는 상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젠트리피케이션 : 낙후된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원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현상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 기업 부동산 매각의 퍼펙트 타이밍

한동안 저금리, 서울 시내 오피스의 신규 공급 부진, 기업의 오피스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의 자산 가치 상승이 두드러져 왔습니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으니 투자 타당성은 매우 낮아졌습니다. 비싼 돈 주고 건물을 매입해도 임대료로 투자금을 회수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었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오피스 매각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의 기업 부동산 보유 기간을 감안하면 매각시 시세차익 달성이 무난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적절한 매각 타이밍으로 보입니다. 오피스를 매각하면 재무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증권사간 경쟁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최근 증권사들간 초대형증권사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이런 형국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생존전략인 셈입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가까이서 보면 각자 다른 사정

기사 내용만 보면 부동산 가격이 오를대로 올라 증권사들이 단순히 수익을 얻기 위해 오피스를 매각한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지금 기업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에 있다는 것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각각 다른 사정이 있습니다.

먼저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의 사옥 매각은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 Back)” 방식 거래입니다. 실물 자산을 매각하지만 매도자가 일정기간 임차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부동산을 완전히 처분하는 것과 보유하는 것의 중간 단계죠. 과거 오피스 가격이 그리 높지 않을 때도 기업의 이러한 행태는 종종 발견되었습니다. 자본의 유동성이나 현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에 선택하는 방식이죠.

KB증권은 구 현대증권과의 통합 과정에서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 분리 사무실을 쓰다 업무 효율화를 위해 새 건물에 입주할 계획을 예전부터 세우고 있었습니다. 마침 사옥을 보유한 펀드의 만기가 도래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타이밍이 잘 맞은 거죠.

물론 오피스 빌딩 가격이 최근 급격히 오른 부분도 매각 사유겠지만, 증권사들이 이러한 행보를 ‘기업 부동산 가격이 고점을 찍어서’라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