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대응, 어떻게 할 것인가?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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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발효된지 어느덧 3년이 경과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법률의 도입 및 강화1)와 직원들의 권리의식 제고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은 증가하고 있으며, 그 강도도 세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직장 내 괴롭힘이 사내 문제를 넘어 외부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론화되는 사례들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은 적절한 대응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회사, 직접적 당사자(가해자, 피해자, 목격자), 사내 구성원, 노동조합, 유족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존재하고, 구체적인 사건의 내용과 경과, 이해관계인의 성향과 요구 등이 제각각이어서 천편일률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본 고에서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실무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사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자살하는 사례와 다수의 팀원들 간에 집단적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된 사례를 위주로 직장 내 괴롭힘 대응방안을 살펴봅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자살하는 사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직원이 자살한 사례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은 그 결과의 중대성 측면에서 일반적인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비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큽니다. 가해자에 대한 징계, 인사조치를 넘어 경영진의 퇴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인인 피해자가 사망함으로써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난맥이 있습니다.

조사위원회의 독립성, 공정성 확보가 핵심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정확한 사실관계의 파악에서 비롯되므로, 회사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자살 사건은 유족, 사내 구성원,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거나, 조사과정에서 분쟁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이해당사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의 실무는 내부조사위원회보다 외부 기관을 활용하는 사례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구체적인 형태에 있어 로펌이나 노무법인에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하는 전통적인 방식도 활용되지만, 외부 기관과 회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공동조사위원회, 로펌, 노동 전문가, 학계 등의 다양한 외부 위원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한편, 내부조사위원회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위원회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고, 제반 사내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위원들을 선정하며, 위원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등 그 객관성과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사 초기부터 유족, 노사협의회, 노동조합의 의견을 경청하고, 주기적으로 조사 경과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조사위원회에 충분한 권한과 시간 부여
조사위원회가 구성되면 조사위원회에 대한 충분한 권한과 시간을 부여해야 합니다.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불가능한 만큼 유족의 동의를 얻어 피해자의 유서, 이메일, 문자, 카카오톡 등 제반 증거를 검토하고, 피해자를 대신해 진술할 수 있는 유족이나 가까운 동료 등의 참고인을 확보합니다. 또한 외부 위원들은 아무래도 회사의 업무 구조, 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어, 사건 파악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회사 소속 직원들과 같은 전문 참고인을 지정하기도 합니다.

1차적인 조사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파악한 후에는 조사 범위를 확대해 동일 또는 유사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시스템적으로 다수에게 가해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의무가 회사에 있기 때문입니다.2) 최근에는 직원들과 대면 인터뷰로 특정 부서/직군에 대해 익명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가해자와의 면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 후에 혐의가 밝혀진 임직원에 대해서는 징계절차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므로 가해자에게 충분한 변명 기회 및 증거 제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집단적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된 사례
흔히들 직장 내 괴롭힘을 ‘일대일의 함수관계’ 또는 ‘일대다수의 함수관계’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복잡한 사례, 즉 ‘다수 대 다수’ 간 직장 내 괴롭힘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 경우, 가해자-피해자 관계가 다각적으로 발생하므로, 피해자를 어떻게 특정할지, 조사는 어떤 단계로 진행할지 등 절차적인 측면에서부터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당사자들이 외부 대리인을 선임하거나 특정 조사방식을 고집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때는 분쟁 양상이 더 복잡해져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도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됩니다.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존재하는 조사에서는 조사의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조사위원회 구성 시 이해관계인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것은 물론 이해관계인에게 스케줄, 조사 범위, 의견제출절차 등 전체적인 조사절차를 사전에 고지하고, 조사 단계가 완료될 때마다 그 경과를 고지하기도 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매우 민감하고 감정적이므로, 어느 한쪽의 편의를 봐주는 데에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또한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회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데, 불필요한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불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이유를 서면/이메일로 고지해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이해관계인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자신의 의견이 충분히 수용되지 않았다고 문제 삼거나, 심지어 이를 이유로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3)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 인사담당자가 챙겨야 할 사항
심각하거나 복잡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 조사는 외부 기관에서 담당하는 사례가 많은데 회사의 업무 구조, 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외부 기관에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 조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습니다. 이에 HR은 조사가 실질화될 수 있도록 외부 기관에 충분한 도움을 제공해야 합니다. 다만, HR이 외부 기관과 지속적으로 접촉한다면 회사가 자칫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이해관계인과 협의하여 중립적인 직원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4)

다음으로, HR은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입장을 효율적으로 조율해야 합니다. 이해관계인에게 전체적인 스케줄, 조사 범위, 의견제출절차 등 내부조사절차를 사전에 고지하고, 각 조사 단계 완료 시 진행 경과를 고지하며,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경청해 조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회사가 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거나, 특정인의 의사만을 존중하고 있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사건이 공론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HR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먼저 내부 조사와 관련된 임직원으로부터 비밀유지서약서를 징구하고,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중징계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고지해야 합니다.

또한,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조사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므로, 통상적으로 이해관계인에게도 동일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합니다. 마지막으로, 사건이 회사 내부에 이미 퍼졌거나 퍼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체 임직원 또는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2차 가해 행위나 이해관계자의 명예나 인격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비관용No-tolerance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공지해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다수의 팀원들이 집단적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 특정 부서의 업무 자체가 마비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도 고민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중에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보호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집단적 직장 내 괴롭힘 사안에서는 가해자와 피해근로자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때때로 가해자 및 피해자가 이중적인 지위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적으로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해관계인 일방에 대한 보호조치를 부여하기보다 이해관계인과의 협의를 통해 조사 완료 시까지 업무 공간의 분리, 재택근무 활용을 통한 근무장소 변경 등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향후에도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은 발생하고, 그 양상은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의 법률적, 비법률적 리스크도 이에 상응하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HR 입장에서는 관련 분쟁 및 실무상의 해결 방법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면서 공동의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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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법원은 2019. 7. 16. 근로기준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 및 회사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13. 선고 2016가합538467 판결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징계사유로 인정해 왔다(서울행정법원 2019. 3. 29. 선고 2018구합65361 판결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률이 제정됐다. 2021. 10. 14.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객관적인 조사 의무 및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고,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조사, 피해 근로자 보호, 가해 근로자 징계 등의 조치 의무를 미이행한 사용자에게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제재를 강화했다.

2) 검찰과 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이 최근에 발효된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중대산업재해’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는 사실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3) 피해근로자가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노동청은 통상적으로 회사에 내부조사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데, 내부 조사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재조사를 요구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고 보아 특정한 징계/인사조치를 명하거나, 회사에 대한 수시감사/특별감사를 진행할 수도 있음.

4) HR이 내부조사 후에 징계절차, 인사조치 등 후속 업무를 담당하게 되므로, 사건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 HR은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므로 중립성이 결여되었다고 오해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HR에게 조사 업무를 전담하도록 하지 않고, 대표이사 직속 임시 기구를 꾸리거나, 감사팀 등 다른 부서로 하여금 조사 업무를 담당하게 하기도 한다.

✍🏻 작성자 이정우 :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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