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제도의 필요성 고민해야 하는 시기

분상제는 결국 제로섬 게임입니다. 기존에는 사업 주체가 높은 분양가를 통해 이익을 남겼다면, 현재는 낮은 가격에 분양받은 수분양자가 시세와의 차익만큼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주택 분양으로 인한 이익의 크기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그 이익을 가져가는 주체만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반면 오히려 주택 공급량 감소 → 가격 증가 → 사회 전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주택 공급량을 늘려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면 제도 손질에 그치지 않고 분양가를 자율화하는 것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 장기적 접근 필요

제도 개선만으로도 상황은 일부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인 적용이 가능해진다면, 주택 공급의 큰 장애물이 제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사원가 상승의 반영, 실수요자의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거래에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역간 주택가격 편차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서울 주요지역의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규제 완화로 특정 지역의 쏠림 현상과 주택 가격 양극화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도권 및 서울 일부 지역에 집중하려는 욕구를 분산시키고, 지역간 가격 편차를 줄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이 기회에 폐지해야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할 적절한 기회입니다. 지역·계층 등 하위 시장으로 나뉘는 주택시장을 하나의 기준 잣대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과거에는 토지가격이 아파트 가격 상승의 원인이었다면, 현재는 건축비의 급등 역시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요인입니다. 원가 상승은 이미 건설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에 상한선을 두기보다는 분양가 책정의 타당성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받는 방법으로 변화가 필요합니다.

윤정현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 전문연구원

반전 없다면 구조적 불황 우려

가장 우려되는 건 지속되는 무역 적자와, 물가 상승이 교역조건 악화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교역 조건이 12개월 연속 악화되고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상품교역지수가 83.3으로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품 100개를 수출해 번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이 83.3개뿐이라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상황이 빨리 안정되고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지 않는다면 구조적 불황의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너무 올라도, 안 올라도 문제인 물가

코로나 전까진 안 올라서 문제였다 : 코로나 사태 전 대부분 선진국에선 물가가 너무 안 올라 문제였습니다. 경제학 이론에서는 물가 오르는 속도가 가팔라지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물건을 사놓으려는 경향이 강해져 수요가 증가한다고들 이야기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물가가 오르면 이익이 생깁니다. 보통 판매에 앞서 물건을 생산하죠. 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건 생산 비용 대비 판매가가 더 올라간다는 얘깁니다.

이제 너무 빨리 올라 문제 : 그런데 지금처럼 물가가 너무 빠르게 높아질 때는 이게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득은 물가 상승률만큼 오르지 않곤 합니다. 현재 농식품 등 생필품 가격도 오른 만큼 사람들이 그쪽에 많은 돈을 쓰게 됐죠. 자연히 전자 제품 등 내구재를 구매할 여력이 없게 됩니다. 기름값이 많이 올라 자동차 구매 수요가 준 것과 같은 이치죠. 물가가 오르면 당장 손해를 보는 업종도 생깁니다. 조선업은 주문 생산 방식이죠. 판매가가 미리 정해져 있고 나중에 생산합니다. 물가가 오를수록 손해란 얘기죠.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인플레로 인한 소비 위축은 필연

경제학에선 ‘메뉴 비용’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가를 조정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하는데요. 물가가 자주, 빠르게 오르게 되면 기업들은 이 메뉴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가격을 수시로 올리면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그만큼 수요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로 인한 소득 불평등 심화도 문제입니다.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 속도를 못따라가니 근로자들은 지갑을 더 닫게 됩니다. 특히 임금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 근로자나 가격 전가가 어려운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의 비율이 높다면 소비 감소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결국 인플레는 기업도 가계도 모두 위축시킬 수 있는 겁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 수도권의 가려운 곳 긁어야죠

규모와 더불어 차별화 분야에 대해 신경 써야 메가시티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수요가 많지만, 수도권이 제공하지 못하는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것입니다. 해외 선진교육이 그중 하나로, 제주도의 영어교육도시가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겠네요. 서귀포시 내에 국제학교와 주거·상업시설, 지원시설 등을 갖춘 교육특화도시를 조성한 것인데요. 해외 조기유학에 대한 수요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해주자 자녀 교육을 위해 이사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등 교육도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어교육도시는 미니도시 규모지만, 부울경 메가시티는 초·중·고는 물론, 대학과 연구까지 아우르는 대대적 규모로 진행 가능할 정도로 입지 측면에서 훨씬 유리해 보입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서울의 경쟁력 갉아먹는 상황은 안 돼요

사실 수도권 집중화는 한국의 최대 약점이자 최고 강점이었습니다. 좁은 국토 면적과 부존자원의 부족을 서울의 경쟁력으로 메꿔 왔으니까요. 때문에 역사적으로 중심 역할을 해온 서울의 각종 기능을 인위적으로 분산시키겠다는 발상은 그나마 한국이 가진 강점을 까먹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접근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돈을 투입해 해결하는 도시 계획적 사고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건물을 짓고 기관을 이전한다고 해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해당 지역의 강점을 찾고 역사가 쌓여야 해결이 되는, 시간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 주거 문제 넘어서는 확실한 컨셉 있어야

부울경 메가시티는 주거 문제로 접근하면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울경이나 TK 지역은 주거 시설이 부족한 상황도 아닙니다. 단순히 신축 아파트를 공급하고 거점 병원을 설치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의미죠.

결국 메가시티 안착을 위해서는 지역 컨셉을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관광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해 관광인구를 유입시키거나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적극적으로 제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대표적이죠. 현재 침체된 조선·제철 산업 등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각종 지원을 하는 방법도 있겠네요.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윈터 이즈 커밍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미래가치’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당장은 적자이고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비전, 즉 미래에 일궈낼 가능성에 배팅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런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미래가치보다는 ‘현재가치’, 즉 현금 창출 능력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는 투자사 대표들에게 ‘최악을 대비하자’는 메일을 뿌렸습니다. 핵심만 요약하면 “최악을 생각하고 움직여라. 투자 받기는 훨씬 어려워질 것이고 받아도 만족스럽지 않을 테니 성장보다는 생존에 초점을 맞춰라. 24개월 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플랜을 짜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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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미래 얘기를 하지 말고 지금 증명해내라. 어쩌면 이 과열된 시장에서 필요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지난주 한 스타트업 임원에게 투자를 약속했던 투자사 한곳이 갑자기 빠지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에도 찬바람이 조금씩 불고있는 거죠. 근데 아직 겨울은 오지도 않았습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주의해야 합니다

신종자본증권은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순위인 변제우선순위가 후순위입니다. 만일 발행사가 부도나거나 파산하면 투자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신종자본증권은 1등급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금리가 높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영구채지만, 통상적으로 콜옵션(조기상환권)이 발동되는 시점(주로 5년)을 만기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5년 만기 고금리 채권’으로 받아들여지죠.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5년이나 내 돈이 묶일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급전이 필요하면 중도에 판매할 수 있지만, 만기 전에 사고 파는 사람이 적다 보니 헐값에 넘겨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중간에 코로나나 시장금리가 발행 금리를 상회하는 등의 이벤트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죠. 실제로 09년 3월 우리은행이 후순위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콜옵션 행사 여부를 당연히 여기기보다는 발행사의 건전성을 점검하여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물론 발행사가 대형 금융사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투자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리스크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