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재건축 진행이 ‘신통’치 않은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신통치 않은 ‘신통기획’ : 서울 아파트 가격의 단기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이 얼마나 잘 될 것이냐가 가격 흐름을 파악하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의 가장 큰 아파트 공급원인 재건축과 재개발이 얼마나 원활히 진행되는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죠.

그런데 최근 나온 뉴스들은 재건축 진행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 뉴스는 서울시가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최근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이 현장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신통기획이란? : 신속통합기획, 일명 신통기획은  1️⃣재건축 추진 과정에 소요되는 행정 절차를 3년 정도 줄여주고, 2️⃣용적률을 더 높여 같은 토지에 더 많은 가구수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해주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그 대가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보유 중인 소유자 조합은 더 늘어난 가구수의 아파트 중 일부를 기부채납 형식으로 정부에 내놔야 합니다. 정부는 이렇게 확보한 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어차피 100가구만 지을 수 있던 1000평의 땅에 용적률을 높여 200가구를 지으면, 50가구를 정부에 넘겨주더라도 150가구가 더 생기니 정부도 좋고 재건축 조합도 좋은 구상 같죠. 그러나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 입장에서 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1️⃣1000평의 땅에 100가구만 지으면 한 가구의 대지 지분은 10평입니다. 그런데 1000평의 땅에 200가구를 지으면 한 가구의 대지지분이 5평으로 줄어듭니다. 재건축 조합 입장에서 보면 대지 지분 5평짜리 150가구보다 대지 지분 10평짜리 100가구가 더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실제로 용적률이 높은 상업 지구에 공급되는 ‘아파텔’ 은 아파트와 내부 구조가 거의 동일함에도 낮은 대지 지분 때문에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결국 정부가 제공하는 용적률 혜택이라는 것이 더 많은 아파트를 주는 게 아니라 아파트를 더 잘게 쪼개라는 것이라면 괜히 대지 지분 5평짜리 아파트 50채를 정부에 넘겨주는 꼴만 될 수 있다는 게 조합의 생각입니다.

2️⃣더 많은 가구를 지어서 정부에 제공하면 해당 아파트 단지에 임대 주택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 경우 차후 집값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인 겁니다. 용적률을 높여서 대지 지분이 적은 아파트라도 더 많이 지으면 일반 분양할 수 있는 아파트 수도 늘어나므로, 그런 아파트를 팔아서 공사 대금을 충당하면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담금이 3억원 줄어드는 대신 대지 지분이나 용적률, 임대 주택 숫자 등으로 인해 재건축 후 아파트 가격이 일반적인 재건축 아파트보다 3억원 이상 낮게 형성된다면 조합은 굳이 신통기획을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3️⃣궁극적으로 아파트 가격은 결국 그 아파트가 보유한 토지의 가격입니다. 이 원리로 생각하면 용적률을 높여주고 더 지어진 아파트를 정부가 받아가는 신통기획 방식은 재건축 전후의 토지 소유 면적을 감안할 때 조합이 손해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최근 중대형 아파트 부족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어서 가구수를 늘리지 않고 더 넓은 면적의 아파트로 1대1 재건축을 하더라도 비용 부담이나 재건축 전후의 수지타산 면에서 나쁘지 않다는 계산을 하기도 합니다.

재건축 마무리 늦어지는 또다른 이유 : 재건축 초기 단계 아파트들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반면 이미 재건축이 상당 부분 진행되어 분양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들은 시공사와의 마찰 또는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에서 약 5만가구가 새로 분양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1만가구 남짓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지연 이유는 시공사와의 분쟁이지만 실제 이유는 분양가 상한제가 완화될 때까지 분양을 지연시켜보자는 계산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재 규정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면 시세의 60% 정도에서 분양을 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시세의 80% 수준으로 분양가를 현실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정이 지연되더라도 기다렸다가 높은 분양가를 적용받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계산이라면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유 재산인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에 대해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개입해서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의 재산을 가져올 수 있느냐에 대한 기준이 명확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생각이나 노선, 경기 상황에 따라 많이 가져가기도 하고 조금 덜 가져가기도 하고 하나도 안가져가기도 하니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도 판단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플레에도 금리 내리는 중국, 왜?

오늘의 이슈

중국 또 금리 내렸다 : 중국이 금리를 내렸습니다.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물 금리는 그대로 동결했지만 5년물 금리는 0.15%포인트 낮췄습니다. 경기가 나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미국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중국이 단기 금리는 동결하면서 장기 금리를 내린 것에 ‘단기적인 외환 유출은 막으면서 장기적인 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계속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는데 중국은 거꾸로 가는 상황은, 자칫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걱정입니다. (그 걱정이 아니라면 금리를 더 많이 내렸을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에서 어느 쪽에 보조를 맞춰야 할지 고민스러울 겁니다. 한은은 이번주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를 개최합니다.

일본도, 유럽도 제로금리 유지 중 : 계속 제로금리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아직 금리 인상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지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1%를 기록했습니다. 13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낮습니다.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이 금리를 마지막으로 올린 것은 2011년이었습니다.

이진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 이 소식, 놓치지 마세요

😱 테슬라 서학개미 올 수익률 -14%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 개미’의 평균 투자 수익률이 약 -14%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 개미들의 평균 순매수 가격은 826달러인데, 테슬라 주가는 지난 19일 기준 709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테슬라 공장이 있는 중국 상하이 재봉쇄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런 위기 가운데 일론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에만 열을 올린 것도 악재로 분류됩니다. 미국 내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 투자만 부진했던 건 아닙니다. 리비안 투자자의 경우 -42.4%로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다만 해외 공장 증설 계획 등 공급망 확충에 성과를 낸 루시드 투자자의 경우 23.3%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 항공사 유류할증료 역대 최고치 : 항공사들이 기름값 상승분을 메우기 위해 항공권에 붙이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합니다. 이로써 다음달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최대 29만3800원까지 부과될 전망이라는데요. 2016년 제도 개편 후 최고치입니다. 코로나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항공권 공급까지 부족한 상황이라 소비자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입니다. 일례로 인천~파리, 인천~런던 왕복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 이전 150만~200만원 수준에서 현재 220만~350만원으로 뛰었습니다.

💰 개소세 인하 6개월 추가 연장? : 정부가 다음달 말 종료되는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또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승용차를 살 때는 교육세(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와 더불어 개소세를 내야하는데요. 정부는 코로나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 개소세를 70% 인하했고, 2020년 하반기부터 인하 폭을 30%로 되돌린 채로 인하 조치를 연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