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언제 거품 터질지 몰라요

현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이게끔 하는 3가지 요인이 있어요. 1️⃣현재 미국 경제가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탄탄한 상황이라는 것과 2️⃣집값이 상승 중인 대도시들의 주력 산업이 탄탄하다는 것이죠. 3️⃣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이 비정상적 주택담보대출을 자제하면서 대출 건전성이 강화된 영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착륙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주택 가격이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하면 항상 거품 논쟁이 생깁니다. 그리고 언제든 거품은 터지고 시장은 결국 붕괴합니다. 현재의 미국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이성을 잃어버린 모습입니다. 더 늦기 전에 주택을 사겠다는 조바심 때문에 ‘빚까지 내서’ 주택을 사는 매입자들의 심리를 다스리지 못하면 언제 거품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2008년 전철 밟지 않으려면

부동산 시장은 통상 주식 시장보다 나중에 조정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 연준의 통화 긴축이 지속되고 주식 시장이 지속 하락하면, 최근까지도 급등한 미국 주택 시장도 결국 조정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때문에 집값이 일제 폭락해 금융 위기를 불러온 2008년처럼 되지 않기 위해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집값 폭락은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한 투자 상품의 손실로 이어졌고, 해당 상품에 투자한 금융기관에도 막대한 손실이 초래됐습니다. 금융기관이 무너지면서 대출 등 기업 투자를 돕는 금융 중개 기능이 마비되면서 실물 경제가 크게 침체돼 버렸죠. 미리 금융시장의 연결고리를 점검해 약한 고리를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 대대적 폭락은 ‘글쎄’

기사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리며 미국 집값 버블 위험을 강하게 피력했는데, 다음 내용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1️⃣주택 임대료 상승 중 : 한국과 미국 모두 주택 임대료가 상승 중입니다. 이는 매매가를 뒷받침하는 요인인데요. 다만, 임대료가 정체나 하락 추세로 접어든다면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2️⃣신축 공급의 어려움 : 한국과 미국 모두 신축 원가가 상승 중입니다. 신축 공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이 역시 매매가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입니다.

3️⃣ 금리 상승 : 한국은 올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세도 안정됐습니다. 일부 지역은 하락세로 접어들었죠. 미국도 금리 인상으로 가격이 안정 혹은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일부 가격이 폭등한 지역은 폭락이 생길 수도 있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시장 전반에 걸친 대대적 폭락 위험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 리쇼어링 카드 아낀 타협점

프렌드쇼어링은 리쇼어링으로 가는 전 단계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한 타협점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높은 임금 수준 등을 고려하면 괜한 리쇼어링이 인플레 압력을 가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매우 양호하며 연준이 추정하는 자연실업률*보다도 낮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프렌드쇼어링을 먼저 추진하고 인프라 투자나 일자리 증가 효과가 있는 리쇼어링은 향후 경기가 둔화할 경우를 대비해 아껴두는 전략인 건데 시기적으로도 적절해 보입니다.

📌 자연실업률 :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는 균형 실업률. 경제에서 자발적 실업만이 존재하는 균형 상태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중국이라는 힘의 중력 막겠단 의도

반도체, 주요 광물 위주로 공급망 재편이 예상되기 때문에 프렌드쇼어링이 당장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의 반도체 수출 규모가 매우 작고 기술 수준도 낮은 편이니까요. 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는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총체적 지원으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입장에서는 견제할 필요가 생긴 거죠. 아시아 동맹국이 중국이라는 힘의 중력 속으로 끌려 들어갈 수 없게 말이에요.

윤정현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 전문연구원

탈중국 타격, 예상보다 안 심할 것

90년대 초 선진국의 제조업 생산이 ‘중국+아세안’으로 대체됐습니다. 중국이 G2로 부상하는 계기가 됐죠. 미국과 성장한 중국이 기술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전략기술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같은 핵심 산업에서 중국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최근 다시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미 정부가 안정적 공급망 구축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만큼,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망 관점에서) 탈중국화로 인한 비용 상승은 일시적 부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타격이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도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미 생산비가 늘었고, 코로나 이후 중국을 떠나는 기업이 늘면서 이미 공급망 재편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리쇼어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생산 기지는 중국보다 제조업 생산 비용이 낮은 국가로 이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우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전(前)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

30년 자유주의 대체하는 새 기조 될까

90년대 중후반을 지배했던 자유주의는 교류를 통해 전 세계로 민주주의가 퍼지고 모두의 경제적 번영을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WTO 가입으로 중국을 세계 무대로 끌어들였고, 유로라는 역사적인 공동체를 출범시키는 등 성과도 있었죠.

그렇다면, 20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자유주의(혹은 세계주의)는 과연 성공했을까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아니라는 결론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와 교류를 지속했던 메르켈 등 독일 정치 리더들의 판단이 순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중국도 민주주의가 오히려 퇴보했으며 자유주의는 결론적으로 실패했다는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프렌드쇼어링, 즉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안보 동맹으로의 공급망 재편은 그간의 자유주의를 대체하는 기조가 될 것 같습니다. 경제안보 비서관을 신설한 현 정권의 방향성도 프렌드쇼어링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고요. 글로벌 인플레 상황에도 큰 틀에서 이 기조는 한동안 지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주식 6: 채권 4> 포트폴리오 무력화

채권을 둘러싼 거의 모든 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1️⃣일단 채권과 반비례 관계인 금리가 매우 빨리 올라 채권 가격이 하락 중입니다. (둘이 반비례하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채권은 만기 때 받을 돈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데요. 만약 금리가 올라 채권 수익률이 좋아지면 대신 채권 가격이 떨어집니다. 반면 채권 가격이 오르면 대신 금리가 낮아져 채권 수익률이 나빠집니다.) 2️⃣물가 상승으로 화폐 가치는 떨어졌습니다. 화폐 가치가 낮아지면 투자자가 얻는 채권 이자나 원금의 가치도 당연히 낮아집니다.

미국의 70년대 초부터 90년대 말까지의 흐름과 지금이 유사합니다. 이때는 주식과 채권이 양(+)의 상관관계였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오르락내리락했다는 뜻이고, 그만큼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보유했을 때 분산 투자 효과가 적었다는 말입니다. 이 경우 가장 친숙한 자산 배분 전략인 이른바 ‘60:40 포트폴리오’(주식 60%, 채권 40%)도 무력해집니다. 물가 상승이 경기순환적 측면도 있겠지만 향후의 탈세계화·그린플레이션(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원자재 등 물가 상승이 초래되는 현상) 등 중장기적 물가 상승 가속화 요인들도 많습니다. 자산 배분 전략을 새 판에서 고민할 시점입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미국 국채는 안전/위험 자산?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 꼭 안전자산일까요? 오묘한 말 같지만 긍정도 맞고, 부정도 맞는 말입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 자체는 안전자산입니다. 미국 정부가 부도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죠. 반면 이 국채가 미국 정부의 손을 떠나 거래되고 있는 시장에선 가격이 수시로 변동하기에 국채는 시장 위험에 노출됩니다. 국채 투자자로선 시가로 평가되는 시장의 국채는 당연히 손실 위험이 있는 위험자산입니다.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비례 관계입니다. 현재 미국 중앙은행(연준)이 인플레에 대응해 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죠. 미국 국채의 시장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 중입니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상당 기간 이어질 텐데 미국 국채의 시장 위험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재개발 난이도? 종교시설 숫자에 달려

건설업계에서는 “재개발 사업의 난이도를 그 정비 구역 안에 있는 종교 시설 숫자로 알 수 있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재개발 구역들이 종교 시설과의 갈등으로 사업 진행이 늦어지곤 합니다. 사업을 때맞춰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 조합이 시도할 수 있는 2가지 중 하나는 종교 시설의 요구 금액을 받아들여 보상을 빠르게 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일반 분양 물량을 희생하더라도 존치를 원하는 종교 시설 측 의견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종교 시설과의 갈등은 다수 선례에서 보았듯,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져 해결도 어려워지고 보상 요구 금액도 몇배로 늘어날 수 있단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 측도 몇억 수준의 웃돈은 분양이 잘되고 안전하게 내 집을 마련하게 되면 큰 금액이 아니라고 느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