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ool] 카카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본 글로벌 확장 전략과 방향성은?

카카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본 글로벌 확장 전략과 방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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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게 글로벌 진출은 선언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 1분기 매출액을 기준으로 성장 둔화로 해석될 성적이 드러났습니다. 2022년 1분기 매출은 1조 6,517억.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수치고, 직전 분기 대비 8% 감소한 수치입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2020년 1분기 이후 여덟 분기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률이 30%를 기록한 것도 2020년 2분기 이후 일곱 분기 만입니다. 사업 부문별로 보았을 때, 뮤직과 스토리 사업 부분만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참고로 스토리는 카카오가 주력하는 글로벌 사업의 한 축인 웹툰과 웹소설 등이 포함된 사업 부문입니다.

지난달 카카오의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가 제시한 글로벌 사업 목표는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을 10%에서 3년 이내에 30%로 확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경영진들이 제시한 해외 사업 확대의 첨병은 웹툰과 메타버스, NFT 등이었습니다. 2020년 연간 매출 증가율이 35%, 2021년 연간 매출 증가율이 48%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현재 수준에서 최소 2~3배 수준의 볼륨을 키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콘텐츠 기반 사업 외에 다른 사업 모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한 카카오의 심장, 카카오톡: 이날 실적 발표 자료의 첫 장표는 카카오의 방향성과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전 세계 1%가 사용하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99%가 사용하는 비목적성 인터랙션 서비스로 포지셔닝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장표를 바꿔 말하면 카카오톡을 국내 향 또는 범 한국인 기반 서비스에서 이제 해외향 서비스로 바꾸겠다는 선언을 한 셈입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카카오톡은 우리나라 및 한국어권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입니다. 1분기 말 기준 대한민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4,743만 명. 같은 기간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5,377만 명. 산술적으로는 국내 스마트폰 회선 가입자의 88%가 카카오톡 이용자이지만, 기업용 회선이나 스마트폰을 2대 쓰는 사람들을 고려할 때 포화 상태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카카오 광고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이용자 숫자입니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입자 수가 5천만 명에 거의 도달했다는 점. 이 점에서 카카오의 전략은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카카오 공동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광고 지면을 늘리거나, 아니면 외부 파트너를 모집하여 광고를 틀 수 있는 지면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카카오의 경영진들은 외부 플랫폼 파트너에게 “비즈 보드”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마치 구글의 Admob과 같은 네트워크 광고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그리고 웹툰과 같은 글로벌 트래픽이 많은 지면을 확보할 경우 자연스럽게 글로벌 매출 비중도 증가하게 됩니다. 또 다른 방법은 기존에 보유한 지면 그리고 새로 확보할 외부 지면의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보다 타겟팅 역량을 높일 경우 더 광고를 비싸게 받을 수도 있고요. 또 광고비를 집행하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카카오를 더 선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카카오 경영진들이 제시한 카카오톡 서비스의 방향은 바로 두 가지였습니다. 프로필 개편과 오픈 채팅방입니다. 0.5억 명의 내수 시장이 아닌, 50억 세계인구를 타깃으로 말입니다.

카카오톡은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요? : 카카오톡 프로필을 개편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남궁훈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프로필을 통한 새로운 컨셉의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이 굉장히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가령 프로필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경우, 일차적으로 추가적인 이모티콘 매출. 더 나아가서는 사용자의 상태나 취향을 고려한 선물, 자기 구매 등의 커머스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 금액의 목표는 10조 원입니다. 참고로 네이버의 지난해 커머스 부문 거래액인 32.4조 원 대비 30%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이런 서비스 개편이 글로벌 사업과 직접 연계되진 못합니다. 카카오 경영진들이 밝힌 “관심사 중심”의 “오픈 채팅방”이 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들은 메타버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로 “가상의 자아”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그 특징을 바로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방을 통해서 구현하겠다는 것이죠.

기존 카카오톡과 비교할 때 오픈 채팅방은 아예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채널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관심사를 기반으로 B2C2C, 즉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아래 이용자 간 거래나 소통이 이뤄지는 구조가 될 것입니다. 단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뮤직이나 게임 등의 콘텐츠가 매개될 전망입니다. 카카오 측은 이 서비스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유료 채팅방의 도입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SNS나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나타나는 중입니다. 구글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유튜브 숏폼 커뮤니티를 키우기 위해 별도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나 트위터 내 창작자들은 유료 계정을 운영하고 있고요. 일론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인수 이후 기업용 및 사업자용 계정의 유료화 가능함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카카오가 제시한 맥락과 동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드러나지 않은 또 하나의 가능성 – 온라인 데이팅 :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의 대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인 “위챗”의 경우 위치 기반의 “사람 찾기 오픈 채팅”을 운영 중입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주변에 있는 이성이나 사람을 찾아서 채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서비스의 경우 자신의 위치 공개를 동의한 경우에 한하여만 제공됩니다. 중화권에서는 위챗의 이 기능 때문에 위챗을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조사해본 결과 카카오톡을 비롯해 토스의 오픈채팅방,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 등의 주요 오픈 채팅방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연애”, 즉 온라인 데이팅입니다. 이용자 수를 늘리고, 카카오톡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 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하나의 첨병으로 이 서비스를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가 이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할 경우 두 가지를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는 “온라인 데이팅”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과 그 여론이 카카오에 전이될 가능성. 또한 “위치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국내법 또는 다른 나라 법상 규제 적용 가능성입니다.

참고로 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온라인 데이팅 시장 규모는 2022년 36.7억 달러 규모로 예측됩니다. 이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6.25%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코 작지 않은 성장률입니다.

2010년 3월 18일. 12년 전 카카오톡이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인 날입니다. 12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의 지배적인 사업자로 성장했습니다. 12년 그리고 47일 후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한 번 더 바꾸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시장은 카카오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Comment : “강은 자신을 버려야 바다로 나아가고, 꽃은 자신을 버려야 열매를 맺는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카카오는 그동안 고성장을 이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제는 카카오가 기존의 캐시 카우 모델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12년 그리고 47일만에 세상은 이렇게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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