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 짝퉁 논란의 나비효과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짝퉁 대전’의 결말 나왔다 : 이른바 ‘단두대 매치’로 불렸던 무신사와 크림(Kream)의 ‘짝퉁 공방’이 크림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한 고객이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브랜드의 티셔츠를 크림을 통해 판매하려 했으나, 크림이 이를 정품이 아닌 가품으로 판정하면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결국 지난 5일 브랜드사에서 해당 상품을 가품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일단락 된 것이죠.

명품 시장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하던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이른바 명품 리셀러들을 위한 전문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크림이 자존심을 걸고 벌인 공방이라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일단 무신사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명품 시장으로의 확장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 것입니다.

명품 3대장에 튄 불똥 : 그런데 무신사보다 더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는 곳들이 있으니, 바로 명품 전문 플랫폼들입니다. 이른바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가 대표적이죠. 지난해 말 기준 이들 3사의 총 거래 금액은 약 9300억으로, 2020년 대비 약 2배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시작된 명품 선호 현상과 비대면 소비 급증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 된 것이죠.

문제는 업력도 더 길고 회사 규모도 더 큰 무신사가 ‘짝퉁 공방’에서 패하는 것을 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온라인 명품 구매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 2배 이상의 금액을 보상해주는 정책 등 안전 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명품 플랫폼들조차 구매 시점에 정품임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뚜렷한 사전 정품 보장 방법이 없다 : 그 이유는 이들 명품 플랫폼 업체들의 복잡한 사업 모델 때문입니다. 해외 판매자로부터 직접 매입 후 판매, 해외 판매자들이 보유한 제품의 판매 대행, 국내 병행 수입 업체들의 제품 판매 중계 등 다양한 판매 방식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체적인 검수를 수행한다고는 하나, 무신사의 사례처럼 가품을 완전히 구별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들 명품 플랫폼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가품을 팔았고, 그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얼만큼 보상을 해줬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데이터도 없습니다. 이는 옥션, 지마켓, 필웨이 등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들에서도 상존했던 문제였지만, 당시엔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되지 않았었습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불신도 커져 : 이들과 함께 이번 논란의 또다른 희생자는 중고 거래 플랫폼들입니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이 중고 명품 및 한정판 상품의 거래에 활발하게 이용돼 왔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끼리 직접 거래하는 특성상 가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 불신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이에 대응해 일부 업체는 아예 명품 검수 서비스를 출시하며 대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명품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제품의 경우 가격 메리트가 분명히 있고, 중고 명품의 거래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트렌드니까요. 그러나 가품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질 방법 또한 찾기 어려울 것이 명확합니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극복해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사업자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철민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보험사·카드사·캐피털 등 2금융권 대출 채권을 1금융권으로 이전해 소상공인들의 이자 부담을 감면해주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이 자신이 채무를 지닌 2금융권 회사에 대환을 신청하면 정책금융기관이 보증을 해주고, 시중 은행으로 대출 채권이 넘어가는 방안입니다. 2금융권과 1금융권 간 대출 금리 격차는 보증을 선 정책 금융 기관이 이자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 삼성전기가 애플이 올해 출시할 차세대 노트북(맥북), 태블릿PC(아이패드) 등에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한 공급사입니다. 일본 이비덴, 대만 유니마이크론의 양강 구도를 뚫고 주요 공급처로 선정됐습니다.

🇰🇷 서울 사대문 안 원도심의 높이 제한이 대폭 풀립니다. 서울시는 어제(21일) 이곳 도심의 건축물 높이와 용적률 등 기존 건축 규제를 풀고, 그 대가로 얻을 공공기여 부분을 공원·녹지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도심 중앙부인 종묘~퇴계로와 동쪽인 동대문·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 등을 새 정비 구역으로 지정해 완화된 건축 규제를 적용해 개발할 예정입니다. 블록별로 조성될 공원·녹지는 ‘연트럴파크’(3만4200㎡)의 4배 이상인 총 14만㎡ 규모로 조성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