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ool] 카카오가 주도하는 손해보험사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카카오가 주도하는 손해보험사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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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진출하는 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 자회사 설립을 통해 보험업에 진출합니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본허가를 내주면서, 카카오 손해보험(가칭)은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허가는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에 통신판매 전문 보험회사(디지털 보험사)로 본허가를 내준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교보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한화의 “캐롯손해보험”이 디지털 보험사입니다.

카카오 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1️⃣상품 개발 2️⃣가입 및 청구의 편의 3️⃣소비자 보호 등의 이니셔티브로 기존 손해보험사와 차별화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리고 계획서는 기존 카카오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 안심 및 바이크, 대리기사 보험. 카카오커머스와 함께하는 반송 보험. 카카오키즈와 연계한 어린이 보험. 이런 상품은 카카오만 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일 것입니다. 그리고 월간 이용자 수 4705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이나 215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페이를 레버리지하는 “간편 가입”도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플랫폼 기업답게 간편 청구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도 그들이 밝힌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보호인 고객 응대에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카카오페이는 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나선 것일까요?
카카오페이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카카오페이의 보험 카테고리 매출은 4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4%에 불과했습니다. 1.4%에 달하는 매출 중 규제로 인해 중단된 매출은 68.1%에 달합니다. 참고로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던 보험 업무는 보험 판매가 아닌 보험 상담 채널 연결, 일부 보험 정보의 게시에 불과했습니다. 더구나 이 시장은 기존 5대 손해보험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강의 흐름은 강 밖에서 잘 보입니다. 카카오페이의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페이의 성장 전략은 “3단계에 따른 선순환 구조 성장 전략”. 1단계는 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통한 트래픽 키우기입니다. 2단계는 이렇게 모은 이용자들이 고지서 및 전자 문서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록인하게 만들고요. 3단계는 수익 창출입니다. 대출 및 투자, 보험 등의 금융서비스와 자산관리가 수익 창출의 키입니다.

그래서 카카오페이는 2021년 4분기부터 복수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의 비율을 발표했습니다. 2021년 4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이용자 중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는 서비스. 송금 및 결제, 인증, 투자, 대출, 보험 중 3가지 이상 활용하는 비중은 2018년 22%에서 2021년 62%로 증가했습니다. 송금 및 결제 서비스에 더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확장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중 보험 상품도 하나의 좋은 라인업이 될 것입니다.

이지홍 카카오페이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실적 발표 당시 “유저들이 송금, 결제, 인증, 투자, 대출,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에도 3개 이상의 서비스를 교차 사용하는 유저들의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측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2021년을 구축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서비스의 수행을 본격화하는 시기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당시 그들의 계획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출범 예정인 디지털 손해보험 자회사는 “보험 상품의 혁신”을 이룰 것임을 강조했고요.

카카오페이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자체 개발한 신용 대안 평가모델을 통해,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소비자를 끌어들여 이용자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자회사 설립은 그런 큰 그림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가 노릴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 시장은 어디일까요?
카카오페이가 목표로 하는 잠재 시장(TAM, Total Addressable Market)은 2023년 기준 46.3조원에 달합니다. 이중 현재 카카오페이의 주력 사업인 간편 결제의 잠재시장은 18.9조원, 보험 서비스의 경우 3.8조원입니다. 카카오페이의 주요 사업 모델 중 하나인 대출 서비스의 잠재 시장 규모 3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카카오페이는 보험 시장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2019년 9월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을 위한 협약을 삼성화재와 체결했지만, 이듬해 5월 무산됩니다. 이 협의와는 별개로 2019년 7월 인바이유를 인수하면서, 보험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10월부터 “간편 보험” 서비스를 출시 운영해왔습니다.

카카오 손해보험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에 대한 답은 카카오페이 투자설명서에 있습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을 명시합니다. 여기서 혁신적인 서비스란 맞춤형 건강보험과 미니 운전자 보험을 말합니다. 더 나아가 그동안 카카오페이를 통해 경험한 이용자 경험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손해보험사 17곳 및 생명보험사 22곳과 연동을 통해 “병원비 청구하기” 서비스로 트래픽과 청구 경험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기존의 복잡했던 병원비 청구 프로세스를 카카오페이 하나로 단순화 시킨 것이 특징인데요. 12월 한 달간 순 방문자 수 2만명, 일평균 700건의 청구를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접근도 가능한 접근이겠죠?

참고로 딜로이트는 2018년 발간한 “보험의 핀테크 혁명(The fintech revolution in insurance)” 보고서를 통해, 보험 상품의 진화가 사용량 기반 및 상황에 따라 모듈화된 보험, 개인용 및 상업용 보험의 경계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 보험이나, 현재 카카오페이가 밝힌 미니 보험, 더 나아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할 대리기사 또는 바이크 보험 등이 이 방향성에 부합할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더 나아가 사람 중심의 가입 채널 변경 및 인공지능을 통한 보험 설계, 모듈화되어서 탄력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보험 상품 등을 미래 모습으로 전망했습니다. 카카오 손해보험이 사업계획서를 통해 밝힌 가입자층의 확대도 미래의 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카카오 손해보험은 시장에 파급력이 있을까요?
카카오 손해보험이 초기 집중할 미니보험 상품. 여행자 보험이나 펫 보험이 대표적입니다. 보험 업계에서는 국내 미니보험 시장을 전체 보험료 기준 10% 미만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존 주요 보험사들에 큰 위협이 되진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입니다. 현재 국내 보험 시장은 기존 보험사들의 영업망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영업이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카카오 손해보험이 향후 장기 보험 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페이의 상장신고서에도 혁신적인 상품 중 하나로 “맞춤형 건강보험”을 모회사 카카오페이가 제시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 손해보험은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업의 모든 보험 상품 취급이 가능한 종합 손해보험사입니다. 카카오톡이라는 채널과 카카오페이라는 사용자 경험의 학습효과,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것에 부담 없는 세대를 타겟할 경우 충분히 가능한 그림입니다.

특히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플랫폼에 대해서는 “자율 규제” 원칙을 내세운 만큼 플랫폼 규제 리스크가 많이 사라진 상황입니다. 카카오페이는 규제 때문에 과거 보험 비교 서비스를 일부 중단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카카오 손해보험이 본허가를 받기 전날인 4월 12일 삼성그룹의 금융 5개사는 “삼성 금융 네트웍스”를 출범시켰습니다.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5개 금융계열사들의 공동 브랜드입니다. 다음 날인 14일. 한 곳에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 “모니모”를 구글 플레이에 우선 출시했습니다. 이 앱은 UI가 핀테크 기업의 앱과 매우 유사해 보입니다.

Comment : 테크 기업의 첫 손해보험사 설립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얼마나 파급력이 있을지 분석해봐야 하는 소식이었습니다. 정말 태풍이 될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이 될지는 향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강보험 및 자동차보험 등 장기 보험상품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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