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새 대출금리 뉴스 바로읽는 법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 대출금리와 관련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동산 가격에 대출금리가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최근 금리 변동은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출금리’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보니 어떤 대출금리를 관찰한 결과인가에 따라 금리 상승폭도 다르고 해석도 다릅니다. 뉴스를 해석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담대 금리가 7%대로 오른다? : 가장 자주 눈에 띄는 뉴스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다는 내용입니다. 요지는 연말이 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숫자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7%가 넘을 수도 있다는 건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러 오는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금리의 최상단’이 그만큼이란 얘기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출금리는 그 최상단 금리에서 급여이체, 신용카드 사용 등에 따른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그 최상단 금리를 적용 받는 대출 소비자는 거의 없습니다. 7%라는 상징적인 수치를 뉴스에 인용하려다보니 생기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대출금리가 얼마나 올랐는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는 좀 다른 데이터를 들여다 봐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미 과거(수년 전)에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최근 1년 사이에 가장 낮았을 때보다 0.5~0.9%p가 올랐습니다. 변동금리 대출은 <신규 코픽스라는 지표 또는 잔액 코픽스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오르내리는데 신규 코픽스는 최근 1년 사이에 최저점 대비 약 0.9%p, 잔액 코픽스는 최저점 대비 0.48%p가 올랐습니다. 2%대 대출금리를 내다가 3%대 대출금리를 적용받는 정도의 상승입니다.

대출 수요에 달렸다 : 앞으로 이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그건 대체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 비례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 폭에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중의 대출 신청이 활발하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려서 더 많은 예금을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대출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죠.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대출 수요가 많지 않으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습니다. 더 높은 예금이자를 지불하고 자금을 조달해봐야 대출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출금리와 집값이 반비례하지 않는 이유 :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 하락하기 시작하면 새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므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에 비해 덜 오를 것입니다.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사람들의 주택 구매수요와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많이 오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집값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일>은 구조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대출금리가 올라간다고 집값이 하락하는 것을 크게 기대하는 건 잘못된 기대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앞으로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아니라, 집값은 하락할 수도 있으나 그게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시중 대출금리의 대폭적인 상승은 새로 대출을 받으러 오는 소비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그 이유는 은행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가산금리를 크게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1.5%로 같았던 3~5년전보다 요즘 (신규 고객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1%p 이상 높습니다. 과거에 비해 요즘 은행들이 대출 마진을 높여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은행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대출 규제 때문에 어차피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금액이 적으니 마진이라도 높이자는 생각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가 대출 신청 자체가 줄어들자 다시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대출경쟁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천장은 올리고 바닥은 낮춘다? : 최근 은행들은 금리 최상단만 더 높이는 경향도 보입니다. 금리 최상단은 실제로 그런 금리로 대출을 받는 소비자가 거의 없는 형식적인 수치이지만, 그 수치에 미디어들이 주목하자 일부러 그 수치만 더 높이는 경향도 있어보입니다. 실제로 작년 말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3.71~5.07%였는데 한달 전인 3월 중순에는 3.42~ 5.34%였습니다. 하단 금리는 오히려 더 낮아졌지만, 상단금리에만 주목하면 금리가 더 올라간 것으로 보입니다.

신규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작년 말 3.6~4.98%였던 것이 최근에는 3.9~6.38%로 올라갔습니다. 하단금리와 상단금리가 모두 상승했으나 하단은 0.3%포인트 상승한데 비해 상단은 1.4%p나 올랐습니다.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요새 금리 뉴스 : 어떤 통계 수치를 관찰하느냐에 따라 요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라는 결론도 가능하고 <엄청나게 올랐다>는 결론도 가능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오를 만큼 올라서 오히려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둘 다 등장합니다. 뉴스를 해석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입니다.

한은과 정부의 엇박자 0원인?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인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이창용)가 청문회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밝힌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새로 한국은행 총재가 될 후보자의 생각을 시장이 매우 궁금해하기 때문입니다.

이 후보자가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는 몇 가지 주목할만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물가 vs 경기, 한은 총재 후보자의 선택은? : 이번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서 1.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잘한 결정이며 본인 생각과도 일치한다는 게 요지였는데, 이 말은 신임 한은 총재가 물가를 잡는 데 더 적극적인지 러시아 사태 등에 따른 경기 침체를 좀 더 신경쓰고 걱정하는 쪽인지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신호를 보내줬습니다. 물가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쪽입니다.

다만 통화 정책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게 물가를 잡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은 대출 규제를 완화한다거나 자영업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위해 추경을 하는 등 시중에 오히려 유동성을 더 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게 논란거리입니다.

유동성 더 풀자는 정부와의 엇박자? : 이렇게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과 정부의 재정 정책이 엇박자가 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요지는 그럴 만한 사연도 이유도 있지만 그런 엇박자의 부작용도 있을 수는 있으니 잘 조율해야 한다는 좀 두루뭉술한 답변이었습니다.

이런 엇박자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 회복 속도나 체감 경기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에서 크게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한쪽에서는 돈을 풀고 한쪽에서는 돈을 흡수하는 어찌보면 서로 충돌하는 정책이 종종 나타납니다.

이진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불거지자 세계 각국 기업이 자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려는 ‘리쇼어링’ 현상이 대두됐었죠.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 직후 유럽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벌인 한 설문조사에서 80%가 리쇼어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었는데, 올해 조사에선 15%만이 생산지 재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네요.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고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아시아 등지를 중심으로 한 생산 기지를 그대로 두려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올해 1분기 수출액은 사상 최대였습니다. 그런데 무역수지는 39억5000만달러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수입액도 사상 최대로 수출액을 능가했기 때문입니다. 분기 기준으로 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3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입니다.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수입 단가가 폭증하면서 수입액이 1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