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기침체 우려하는 3가지 이유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미국 주식시장에 나타난 아이러니 : 미국 주식시장이 이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진입하면서 주목할 만한 상반된 움직임이 최근 나타났습니다. 우선 눈길을 끈 건 시장 예측보다 뛰어난 실적을 거둔 델타항공입니다. 1분기 매출이 93억5000만달러로 월가의 예상치(89억2000만달러)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최근 5주간의 항공편 예약이 창사 이래 가장 활발했다는데요. 3월 한 달 매출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주가도 크게 환호했습니다.

항공 업계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들썩인 것과 달리, 다른 한 편에선 정반대의 분위기가 나타났습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실적 발표에서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준비금을 쌓았다”고 한 건데요. 한 쪽에선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상황이라 하고, 다른 한 편에선 경기 침체를 대비 중이라 하니 참 아이러니입니다. 왜 이런 아이러니가 나타날까요? 오늘은 그 아이러니를 풀어가보겠습니다.

우선 기업들이 처한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1️⃣ 좀비기업 벌벌 떠는 금리 상승 : “연준” “금리 상승” 이야기가 뉴스에 하도 많이 나와서 미 연준이 벌써 몇차례씩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착각마저 들지만, 사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이제 막 1번 인상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 국채 금리는 벌써 크게 올랐습니다. 국채 금리는 정부가 자신들이 진 빚에 대해 내야할 이자를 말하는데요. 연초에 0.7% 수준에 불과했던 2년 만기 금리는 이제 2.4%대로 상승했고, 10년 만기 금리도 1.5% 수준에서 2.7%로 급등했습니다.

통상 ‘무위험 채권’인 국채 금리가 오르면 각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금리도 국채 금리 상승폭에 기업별 위험도를 반영한 만큼 얹어 더 뛰어오릅니다. 특히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좀비(Zombie) 기업들이 빌릴 수 있는 회사채의 금리가 3% 수준에서 6.5%까지 상승했습니다. 겨우 이자까지만 낼 수 있는 어려운 회사를 좀비 기업이라 하는데, 지금까지 금리가 너무 낮은 덕분에 좀비처럼 실제로 죽지(?) 않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죠. 금리가 반등하면서 좀비 기업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된 겁니다.

2️⃣ 기업 허리 휘는 물가 부담 : 이번주에는 미국에서 아주 중요한 물가 지표가 발표됐습니다. 우선 지난달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는 8.5%로 1981년 2월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13일(현지 시각) 발표된 PPI(생산자물가지수)는 역대 최대치인 11.2% 올랐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자장면 집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소비자 물가가 자장면 값이라면 생산자 물가는 자장면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양파나 밀가루 가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선 자장면 가격보다 양파나 밀가루 가격이 더 빨리 오르고 있습니다. 재료비가 오른다고 자장면 집이 자장면 가격을 금방 올릴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죠. 장사에 자신 있는 가게라면 가격을 올릴테지만, 자신이 없는 가게는 가격을 못 올리고 끙끙 앓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가 역시 기업의 구조조정 요인입니다.

3️⃣ 한 치 앞을 모를 불확실성 :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선 소비자의 수요를 잘 예측해 재고를 적당히 준비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재고가 너무 많아도 탈이고, 없으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자장면 집이 재고를 적당히 유지하기 위해선 뭘 해야할까요? 손님이 얼마나 방문할지 정확히 예상해야겠죠.

그런데 지금 상황은 너무 불확실해 이런 예측이 어렵습니다. 손님이 언제 얼마나 올지도 예상하기 어렵고, 양파나 밀가루가 잘 확보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밀을 포함한 농산물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중국도 재봉쇄하기 시작하면서 공급망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위기에 강한 기업이 진짜 강한 기업 : 맨 위에서 말씀 드렸듯 코로나 회복 기대감에 일부 산업엔 기대감이 감돕니다. 그러나 위 3가지 위기로 인해 산업 전반에서 버티기 어려운 기업과 국가들이 나오고 경기 침체 우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투자를 한다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회사보단,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회사에 투자하는 게 유리합니다. 현재의 위기가 끝나고 나면 그 기업들은 해당 업계에서 훨씬 더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기준금리는 2019년 7월 수준인 연 1.50%로 돌아왔습니다. 한은은 지난달 말 총재가 퇴임해 아직 차기 총재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이날 기준금리 인상은 공석인 총재를 제외하면 나머지 금융통화위원 6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데요. 배경은 치솟는 물가입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0년여 만에 4%대 상승률을 보였는데, 한은은 이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시급히 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 중국 정부가 다음주(18일) 1분기 GDP 발표를 앞두고 경기 부양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지난달부터 강화된 방역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제조·무역부터 소매까지 전반적인 경기 둔화 우려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중국 당국은 통화 정책 수단을 거의 총동원한 금융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현금 비중 인하, 당국이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 자금의 이자 감면, 기준금리 격의 대출우대금리 절하 등이 그 방안으로 거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