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새로운 투자 전략 짜야할 때

저는 주가·채권·유가의 동시 하락이 경기 침체 공포를 가리킨다는 기사 해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선 주가·채권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 금리를 올리는 각국 긴축 통화 정책에 기인합니다. 유가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특수 이벤트로 급등했다가 상황이 개선되면서 잦아드는 것이고요. 3개 다 경기 침체와 직접적 관련은 없는 것이죠.

다만 주요 자산이 동시 하락하면서 현금 보유가 늘고 있는 현상이 나오는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투자 전략을 수립할 타이밍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학습한 투자 환경은 40년간 이어진 저물가 시대입니다. 그러나 고물가가 뉴노멀로 떠오르는 상황이죠. 각국 중앙은행은 전처럼 풍부한 유동성보다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면서 통화 정책을 펼 수밖에 없습니다. 즉, 기준금리의 꾸준한 상승을 가정하고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 원자재로의 투자 분산이 어떨까요 

주식과 채권의 동시 하락은 보통 급격한 금리 상승이나 코로나 초기 때처럼 거대한 돌발 상황 때 발생합니다. 투자가 꺼려지기 때문에 현금화하려는 것이죠.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유가까지 떨어졌습니다. 종합하면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이죠.

전쟁, 코로나…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게 없습니다.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만 확실합니다. 미국 중앙은행도 불확실한 경기에 신경 쓰기보다는 분명하게 상승 중인 물가를 목표로 삼을 겁니다. 즉, 미국이 전보다 훨씬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플레를 감안하면 미국의 실질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입니다. 😰) 주식과 채권이 우려된다면 원자재 등으로 투자를 분산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다시 힘 얻는 공급 중시 경제학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미국은 ‘뉴딜’로 불리는 일련의 대규모 정부 사업을 통해 민간에 돈을 풀면서 경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당시 경제 위기가 민간의 지출이 부족해 생기는 문제라고 진단하고 정부가 대신해서 지출을 늘린 것이죠. 뉴딜은 수요 측면의 해법이었습니다.

1970년대는 유가가 오르면서 다시 경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유가는 생산과 밀접한 공급 요소인데 뉴딜 같은 재정 지출로 수요 측면을 자극하니 물가가 더 올라 상황이 더 악화되는 문제가 생겼죠. 이 오일 쇼크를 계기로 신자유주의와 공급 중시 경제학이 대두됐습니다. 공급 충격에 대응해 공급 부문을 개선하고 확대한다는 게 이 둘의 골자입니다. 규제 완화, 세금 감면 등 정책이 이에 해당하죠.

길게 역사적 흐름을 설명 드린 건, 현 시점도 오일 쇼크 당시와 비슷하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의도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 충격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정부도 돈을 푸는 수요 확대 정책보다는 공급 부문을 개선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 분양가 상한제 있는 한 해결은 난망

기사에선 시행사들이 공사비 상승분을 분양가 인상으로 메꿀 것이라 전망해놨는데,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전제한 상태에선 해결책이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시공사들이 많게는 수백억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시행사와 실랑이 중입니다. 게다가 공사 자금을 빌려준 금융 기관은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시행사 입장에선 과도한 비용 상승을 상쇄할 방법은 수입을 늘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전국민 로또’로 변질된 분양 사업장들의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게 적절해 보입니다. 일각에선 분양가 급등을 우려하지만 작년부터 분양 경쟁력이 낮은 지역에선 신규 사업이 현격히 감소하는 등 장기적으로 가격이 적정 수준을 찾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정부가 나서 공사 중단 사태 막아야

공사비 상승은 사업 계획 단계에서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 요소입니다. 때문에 진행 단계에 따라 공사비를 일정 부분 갭을 두고 산정하는데, 최근의 급격한 공사비 상승은 이 갭을 뛰어넘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한 겁니다. 사업 단계에서 조정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공사가 이미 시작된 경우엔 공사 중단으로 이어져 좁게는 아파트 청약자, 넓게는 GTX 같은 기간 산업 공사의 경우 국민에게 큰 손실이 예상됩니다. 전쟁 등 국제적 변수는 통제하기 어렵더라도 금리 상승이나 건설 자재 수급 등은 정부가 얼마든지 대처가 가능한 문제입니다. 정부가 대비 시스템을 구축해 갑작스런 공사비 상승과 그로 인한 공사 중단 사태를 방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왜 기재부가 나설까’의 답

‘일시적 2주택자 세제 혜택 검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거부’ 정부가 다룬 이 사항들은 모두 세법에 얽혀 있습니다. 세법을 고치려면 입법 기관인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어떻게 행정부인 기재부가 맘대로 위 사항들을 검토하고 조치하고 있는 걸까요?

여기에 바로 시행령의 마법이 숨어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17년 세법을 개정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정만 소득세법에 명시하고 중과 예외 사항들은 시행령에서 다루도록 위임했습니다. 때문에 시행령만 바꿔서 각종 사안을 예외로 넣어두면 법을 바꿀 필요가 없는 것이죠. 시행령은 국회 의결없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만 하면 됩니다.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이미 1주택자 혜택 적용되던 취득세

취득세에 대해선 일시적 2주택자도 이미 1주택자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1~3년 내 기존 주택을 매각하기만 하면 1주택 기준으로 세율이 부과됐습니다. 그 말인즉슨, 정부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규제 사각에 있던 다른 1주택자 혜택들도 진작 적용해줄 수 있었단 얘깁니다.

이승규

핑크퐁컴퍼니 부사장&공동창업자

🚢 벤처에 담긴 ‘용기’의 섭리 

벤처캐피털(VC)의 영업 이익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건 ‘캐리(Carry)’입니다. VC가 굴리는 펀드 수익 중 VC가 챙기는 몫을 Carried Interest라고 하는데 이를 편의상 캐리라고 부릅니다. 이 용어의 기원은 대항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아시아·아메리카 대륙과 교역하던 배가 거친 여정 끝에 돌아와 운송한 물품을 팔 때, 선장에게 무려 수익의 20%가 배분됐다고 합니다. 선장은 그 몫으로 항해로 나간 지출을 메꾸고 항해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만끽할 수 있게 됐죠. 오늘날 결핍이나 위험을 짊어지고 해소하는 이에게 기대 이상의 몫이 돌아가는 것은 과거부터 우리 피에 흐르는 섭리와 같습니다. 공포와 싸워 이긴 용감한 이에겐 언제나 합당한 대가가 지급됐으니까요.

이효석

초기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디렉터

🙅🏻‍♂️ 단순 돈 놓고 돈 먹기가 아닙니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업체인 ‘액셀러레이터’에서 근무하는 제게 스타트업 투자란 단순한 돈 놓고 돈 먹기가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크고 작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창업가의 의지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때문에 스타트업 투자는 이들의 도전을 지원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활황이면 그만큼 이들의 도전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겁니다. 벤처캐피털 투자 활성화로 자금을 흡수한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덩치를 키운 뒤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고, 다시 그 돈이 다른 신생 스타트업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효석

초기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디렉터

🔮 롯데의 다음 투자를 예측해봅니다 

롯데의 발빠른 사업 전환이 눈에 띕니다. 작년 가을, 롯데는 수익이 별로 나지 않던 식육 사업을 정리했어요. 그 대신 가정 간편식에 눈을 돌렸죠.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관련 생산 라인 이사진에 건강식 전문가를 포진시켰는데, 간편하면서도 건강식을 추구하는 최신 트렌드에 발 맞춘 조직 개편이었죠. 이어 가정 간편식을 공급하는 최적의 채널인 편의점 공급 라인을 구축했습니다. 작년 11월 즉석식품을 생산해 편의점에 납품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 법인을 신설했고, 올해는 편의점 미니스톱을 인수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퍼즐 조각을 맞추던 롯데에게 다음 퍼즐 조각은 밀키트 스타트업 전략 투자였네요. 과감히 예측해보자면 롯데가 조만간 음식 배달 부문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롯데의 편의점 쌍포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을 거점 삼아 집이나 회사까지 간편식을 연결해주는 밸류체인을 완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