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ool] 만우절에 독립한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는 연착륙할까요?

만우절에 독립한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는 연착륙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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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 국내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모회사에서 모두 분사했습니다. KT와 NHN은 모두 각각 KT 클라우드와 NHN 클라우드를 출범시켰습니다. 참고로 네이버는 클라우드를 비롯한 B2B IT 사업을 2009년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이하 “NBP”, 현재는 “네이버 클라우드”)으로 분사했습니다. 무려 13년 전입니다.

분사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죠.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잘 되는 사업을 더 키우기 위함”일 것입니다. 각 회사의 4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KT와 NHN 전체 매출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각각 6.7%와 22%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KT의 클라우드/IDC 매출과 NHN의 기술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6% 및 62.4% 증가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KT는 전통적으로 통신이 핵심 사업입니다. NHN도 게임 및 광고, 콘텐츠, 커머스 등 B2C에 가까운 사업 모델이 주입니다. 물론 KT는 기업용 회선 및 데이터 사업을 B2B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었고, NHN도 결제 같은 B2B용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클라우드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별도 조직을 통해, 사업 모델에 맞는 분사가 답이었을 것입니다.

그럼 독립한 KT 클라우드와 NHN 클라우드는 어느 시장과 고객군을 목표로 할까요?

그들의 타겟 :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IDC와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국내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를 2025년 기준 11.6조 원으로 전망합니다. 참고로 이 예측치는 2021년부터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6%를 기록할 것을 예상했을 때 도출되는 수치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은 대부분 아마존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 Azure, 구글 클라우드 등 외산 클라우드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 9월 열린 네이버  클라우드의 행사에서 네이버 클라우드 김태창 전무는 자사 클라우드가 2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및 쿠팡, LG전자, 대형 게임사 등 주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아마존웹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80~85%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NHN 클라우드의 백도민 공동 대표는 2021년 4분기 NHN 실적 발표에서 외산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점유율이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경우 90%는 민간 고객들이, 10%는 공공 고객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측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 같은 외산 벤더가 점유한 시장 대신 두 사업자 모두 공공 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장은 현재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만 진입이 가능합니다. 바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보안인증(CSAP)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보안 인증을 받은 사업자는 모두 국내 사업자. 그래서 KT 클라우드와 NHN 클라우드는 이 시장 공략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KT는 KT 클라우드의 출범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8000억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집중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며, 공공 분야 전담 사업 체계도 구축”할 것을 밝혔습니다. NHN 클라우드도 지난해 11월 열린 간담회를 통해 2022년 목표를 “공공 클라우드 분야 선도 사업자”로 발표했습니다.

어느 사업자에게 공공 시장이 더 열려 있을까요? 올해 전망은? : 행정안전부가 올해 목표로 삼은 클라우드 전환 시스템은 총 2149개입니다. 예산은 2400억원. 이중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몫은 97%에 달합니다.

현재까지 성적은 NHN 클라우드가 제일 앞서 있습니다. 1차 및 2차에 걸친 행정안전부 주관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선정 결과, NHN이 1차 9곳, 2차 7곳 등 총 16곳의 클라우드 전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1차 4곳, 2차 7곳 등 11곳을 담당하고, KT 클라우드는 1차 3곳, 2차 2곳 등 5곳을 담당했습니다.

국내 언론은 KT가 고객 확보를 위해 가격 인하 및 회선 상품 추가 제안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KT라는 대형 항공모함에서 떨어져 나온 KT 클라우드 입장에서는 날렵해진 몸으로 고객 사례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KT가 2026년까지 올려야 하는 매출은 2조원입니다.

NHN 클라우드는 지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에 약속한 올 하반기 흑자 전환을 이뤄야 하는 한 해입니다.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대해 2021년 클라우드 사업이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참고로 민간 고객보다 공공 부문 고객들로부터의 수익성은 안정적입니다. NHN 클라우드가 투자해야 하는 규모는 4~5년간 약 3000억원가량 됩니다. 정확한 투자 금액은 향후 NHN이 공시할 예정입니다. KT 클라우드는 참고로 현물 분할 방식으로 출자했습니다. KT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14곳 중 5곳이 KT 클라우드 소유입니다.

구조적인 리스크는 없을까요? : 미국 무역 대표부(USTR)는 2020년 10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보안 인증이 보이지 않는 무역 장벽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정보원 등 국내 행정기관이 어떻게 이 정책을 다루고 있는지 기술하고 있습니다.

민간 고객 부문과 공공 고객 부문이 구분된 아마존웹서비스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 코리아에 별도로 공공 부문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이 부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만약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캐시카우 삼아 성장하고자 하는 KT 클라우드 및 NHN 클라우드의 성장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온실가스 배출 및 탄소 배출 등 ESG 향배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움직일 것인지 여부입니다. 두 회사 모두 에너지 절감 기술과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고, 친환경 탄소 저감 데이터 센터를 실현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현재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로 보았을 때는 선제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방안과 행동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Comment : 공공 시장을 기반으로 얼마나 다른 버티컬의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지에 분사의 성패가 달려 있을 것입니다. 특히 큰 회사 안에 있을 때 숨겨져 있던 비효율적인 비용을 효율화하는 것도 중요한 연착륙 변수겠죠. 단기적으로는 올해 공공 시장 성적에서 웃는 팀, 우는 팀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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