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Insight] 조직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질문,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조직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질문,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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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운동, 독서, 저축, 금주. 매년 1월이면 이 5가지가 유독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회자되곤 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공통된 행동은 단연코 ‘새해 목표 실천하기’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안타깝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접어들 때 한 해를 반성하며 다시 한번 야심차게 똑같은 목표를 세우고는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매년 이렇게 새해 목표를 세울까요? 혹자는 건강을 위해서일 수도 있고, 가족과의 약속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에 맞춰서 적합한 활동과 목표치를 잡을 것이기에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그것은 결국 한 단어로 귀결된다고 봐야 합니다. 바로 ‘행복’입니다. 우리는 행복을 보다 오래, 그리고 빨리 경험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바라보는 행복이란
그렇다면 기업에서 ‘행복’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요? 필자가 경험한 상당수 기업에서 행복은 복리후생이나 워라밸의 다른 말이었습니다. 더 비극적인 경우에는 행복이라는 단어 자체가 기업이나 직장생활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리더나 구성원들도 있었습니다. 행복을 위해 참고 견디는 곳이지, 행복하다고 느끼려고 다니는 곳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국내 모 그룹에서 행복을 경영전략과 철학의 중심으로 가져갔을 때, 사람들이 반신반의하고 놀라워했던 것이겠죠.
진정 ‘난 내 일 하는 게 행복해’라고 말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일까요?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것이 기업의 성장과 일의 성과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봐야만 하는 것일까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조직문화 구현은 조직의 성과와 성장에 핵심이 될 수 없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한 학자의 모델을 통해 소개하려 합니다.

심리적 행복 모델 
2005년 미국의 한 심리학자가 모델 하나를 소개합니다. 해당 모델은 그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매슬로우, 칼 융에 이르는 고대~현대 학자들의 다양한 이론과 연구로부터 찾아낸 6가지 요인으로 구성된 모델이었습니다. 그의 모델은 다양한 연구자들의 테스트를 통해 지지할만한 모델로 받아들여졌고, 모국인 미국에서만이 아니라, 유럽과 남미, 심지어 아시아까지 전혀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가진 나라에서도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는 위스콘신 매디슨대학교 심리학부 교수인 캐롤 리프Carol D. Ryff의 ‘심리적 행복 모델Six-factor Model of Psychological Well-being‘입니다. 그는 심리적인 웰빙(행복)은 단순히 즐거운 감정만이 아니라, 본인이 정리한 6가지 요소들이 전체적으로 온전함과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가 정의한 6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자기수용Self Acceptance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으로, 자신의 장점/단점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과거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수용이 낮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갖고, 단점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민감하게 생각하고, 실망스러운 일을 매개로 과거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개인적 성장Personal Growth 자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상태로 인식하는 것으로 새로운 경험에 전향적이며, 스스로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진취적 변화를 실행한다고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개인적 성장감이 낮은 사람들은 스스로 정체되어 있다 느끼고, 본인의 태도-행동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받아들이고, 지루해하며, 삶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태가 됩니다.

긍정적 인간관계Positive Relations With Others 온기와 만족감을 주는 신뢰할 만한 관계를 보유한 상태로, 인간관계에서의 상호영향을 이해하며, 타인의 복지에 대한 염려와 강한 공감, 애정-친밀감 형성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이것이 낮은 사람들은 친밀하고 신뢰하는 관계가 부족하거나 타인에게 온정이나 관심을 주는 것을 어려워하고, 대인관계에서 고립이나 좌절감을 경험하는 상태가 됩니다.

환경 숙달Environmental Mastery 복잡한 일들의 통제와 관리에 원숙하다고 느끼고, 주변에 있는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개인적인 필요와 가치에 맞는 상황 선택과 조성이 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것이 낮은 사람들은 일상 업무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주변 상황을 자신이 통제하거나 변화시키는 게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상태가 됩니다.

자율성Autonomy 스스로를 독립적-주체적 존재로 인식하고, 강요나 사회적 압력에 대해 저항할 수 있으며, 자기 행동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고, 개인적 기준으로 자기를 평가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것이 낮은 사람은 타인의 기대-평가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중요한 결정을 자신이 아닌 타인을 비롯한 외부에 의존하며, 강요나 사회적 압력에 쉽게 순응하는 상태가 됩니다.

삶의 목적Purpose in Life 인생을 살아가는 긍정적인 목표-지향점이 존재하고 이를 느끼는 상태입니다. 이것이 낮은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의미나 특별한 가치를 찾는 것을 어려워하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뚜렷한 목적이나 목표-지향점이 없으며, 삶에 대한 의미 있는 전망이나 믿음을 갖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필자는 앞서 언급한 그의 모델을 보면서 흥미로운 사실 2가지를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그의 모델이 오늘날 경영환경에서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서 확보하고자 하는 개인과 조직역량과도 연결된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오늘날 기업의 조직문화 담당자들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MZ세대’의 특성과도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심리적 행복 모델을 충족하는 개인의 역량도 신장 
오늘날 기업들이 강력하게 확보하고자 하는 내부역량을 꼽자면 당연히 민첩성과 유연성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개인 차원의 주도성과 탁월성, 그리고 개인-조직 간의 연결성일 것입니다. 기업 전체, 또는 하나의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민첩성과 유연성은 개개인이 자신이 담당한 역할과 업무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주도성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업무 관련 요소들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이 요소들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능숙하게 업무 목표를 달성해내는 탁월성을 요구하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업무와 연결된 상위 또는 동료, 타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는 능력 자체와 연계하여 해결할 수 있는 역량 또한 담당한 업무 범위에 맞게 필요로 하게 됐습니다. 과거 리더 한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던 재량권을 담당 업무/역할에 맞게 분배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직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이런 역량들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추진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도성과 탁월성, 연결성 같은 역량을 개인이 확보하고 발휘하는 상태가 캐롤 리프가 말하는 심리적 행복 모델에 존재합니다. 담당한 업무에 대한 중요한 결정과 적합한 업무 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본인의 업무와 관계된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본인의 업무 목표에 맞게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하여 탁월하게 업무를 수행하며, 동료나 리더, 타 조직과 원만하거나 협력적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의 구성원은 자연히 자율성과, 환경숙달, 긍정적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 인식이 매우 높은 상태에 해당하게 됩니다.

이는 반대로 전환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거나 통제할 수 있고, 복잡하고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능숙하게 제어가 가능하며 주변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조성할 수 있는 상태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개인일수록 업무에서 주도성과 탁월성, 연결성을 높은 수준으로 발휘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역량의 근간인 업무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노하우와 같은 역량조차도, 개인적 성장을 추구하고 실제 그러한 상태로 자신을 인식하는 개인일수록 확보와 습득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으며, 역시 반대로 업무와 관련한 높은 수준의 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이를 끊임없이 축적해 나가는 사람일수록 본인의 ‘개인적 성장감’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의 영향력을 크게 인식하는 오늘날 구성원
그의 모델은 오늘날 구성원들의 주요한 특성 중 하나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2019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기업 웨버샌드윅Weber Shandwick에서 설문을 실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최소 전사 규모가 500명이 넘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일하는 정직원 1000명을 MZ세대, X세대, 베이비부머 세대로 나눠 진행한 당시의 설문에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직원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표출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에 대해 네/아니오로 응답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땠을까요? 당연히 MZ세대는 77%가 그렇다고 답변했고, X세대가 68%, Z세대가 65% 또한 그렇다고 답변했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었습니다. 그 질문은 사실 2가지였는데, 그 다음 질문은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일으킬 수 있는가’였고, MZ세대는 ‘70%’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놀랍게도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역시도 ‘60%, 54%’가 ‘그렇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오늘날 기업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은 대다수가 자신들 스스로 세상에 영향Impact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강력하게 존재하고, 그렇기에 자신이 속한 조직과 경영진의 운영 방식, 경영의 방향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이를 강력하게 지지하기도, 또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실제 해당 설문에 참여한 구성원들은 전 세대를 아울러 조직과 경영진에 대한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 84%,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은 75%가 나온 바 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이것을 2015년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의 저자 린지 맥그리거Lindsay Mcgregor와 닐 도쉬Neel Doshi는 일 자체에 직접적으로 존재하는 동기Direct Motives서 일하는 의미이자 목적Purpose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2018년 구글의 구성원들이 구글이 본래 추구했던 가치인 ‘Don’t be Evil’을 제시하며 한 해에만 무려 3번의 시위를 자발적으로 했던 것 또한, 그들이 현재 하는 일에서 느끼는 의미이자 목적인 세상에 선한 ‘Big Impact’를 일으키고 있다고 믿고 있던 자신과 구글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목적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오늘날 경영환경에서 중요한 역량을 발현시키는 근간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구성원들에게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성과도 부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캐롤 리프의 심리적 행복 모델에서 제시하는 삶의 목적과도 당연히 연결됩니다. 우리는 여전히 하루의 많은 시간을, 인생의 많은 시간을 일하는 시간에 투자하고 있으며 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들을 인식하고, 이것이 나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내가 추구하는 목표를 이뤄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자신의 일에서 경험하게 된다면 목적 있는 삶을 살고 있음에 대한 강력한 기반이 형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모두 고려해보면, 결국 오늘날의 구성원들이 일에서 행복하다는 것은 단순히 급여를 많이 받거나, 높은 직위에 오른다거나 자신을 감정적으로 기쁘게 만들어주는 이벤트들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 삶에서 추구하는 선한 영향, 경험하고자 하는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음을 경험하는 것이고, 그 일을 실제로 잘 해내기 위해 필요한 여러 역량과 퍼포먼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결국 자신들의 일을 능숙하게 처리해나가고 있음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 경영환경에 요구되는 내부 역량이자 조직문화 구현 방향으로 이미 오랜 시간 강조되어왔던 것이기도 합니다. 진실로, 구성원이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해야 기업도 성장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매년 새해마다 목표를 잡는 것처럼,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 작성자 안영규 : 조직문화공작소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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