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우 전쟁에 중국이 놀란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러-우 전쟁의 본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사실상 러시아와 미국의 전쟁입니다.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과거 소련 연방이었던) 동유럽 국가들을 북대서양조약기구(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 조약)에 가입하도록 허용하면서 러시아가 반발한 것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입니다. 물론 이것을 서방의 시각에서 보면 나토의 존재 자체가 러시아의 서방 진출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러시아의 서진 욕구가 우크라이나와의 충돌을 일으킨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 전쟁의 승패가 어느 쪽 승리로 귀결되든 이 전쟁의 과정에서 가장 놀란 나라는 중국입니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실린 이 칼럼은 중국이 왜 이번 전쟁으로 놀라고 걱정하게 됐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외환보유액 몰수된 러시아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국가들은 대러 경제 제재를 결정했는데,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러시아가 보유한 외환보유액을 몰수한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몰수가 아니라 계좌 동결이지만 결국은 같은 말입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쌓아놓은 국부를 갑자기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러시아는 석유와 지하 자원 등을 수출해 돈을 벌어들이고 그 돈을 달러나 유로, 위안, 금 등으로 바꿔서 보관해놓는데 달러나 유로는 미국과 유럽의 돈이므로 미국과 유럽의 금융회사에 예치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러시아든 어디든 돈을 맡긴 고객이 언제든지 그 돈을 인출하려고 할 때 얼마든지 인출해줄 수 있는 곳은 그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미국과 유럽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중립 안 지킨 금융회사들 : 그런데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의 그 돈을 꺼낼 수 없도록 압류해버렸습니다. 이건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놀라운 일인데, 왜나하면 과거에는 국가 간 분쟁이 있더라도 금융회사들은 그 분쟁에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관행이거나 원칙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앞으로도 자주 생긴다면 이제는 미국과 대결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은 자국의 재산을 미국 달러화로 보관하기 어려워집니다. 미국 금융회사에 보관돼 있는 재산은 미국 정부와 대립하는 순간 휴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中의 우려 ‘서방에 쌓아놓은 자산은 갑자기 휴지가 될 수 있다!’ : 예를 들어 우리는 범법 행위를 한 범죄자라도 식당에서 돈을 내고 음식을 사 먹을 수 있고 신용카드를 쓸 수 있습니다. 범죄 행위는 그 행위대로 처벌할 뿐 그의 나머지 재산이나 음식을 구매하는 행위를 제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범죄자들에게는 음식을 팔지 않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규제한다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사실상 전국민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 누구도 본의 아니게 또는 불가피하게라도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0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집에 비상 식량을 쌓아놓거나 재산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쌓아놔야 합니다. 똑같은 고민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이 하기 시작했다는 게 앞서 인용한 칼럼의 요지입니다.

달러 대신 금으로 보관하면 될까? : 중국은 3조 달러의 외환 보유액을 대부분 달러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건 미국과 대결하는 순간 그 외환 보유액이 휴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걸 아는 중국이라도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무역 흑자를 통해 벌어들인 달러를 다른 자산으로 바꿔서 보관할 대안이 없습니다. 금 실물이 떠오르는 대안이지만 지구상의 금은 약 6조달러어치 뿐이고 이 중 2조달러어치는 이미 여러 나라 중앙은행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금을 거의 전부 중국 정부가 사들여야 하는데 이건 불가능합니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중국의 주변국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인프라 구축을 하게 하는 것은 중국의 국부를 달러 자산 이외의 다른 형태로 분산하려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벌어들인 돈을 어떤 형태로 보관해야 하느냐는 고민, 달러나 유로화는 답이 아니라는 의심이 앞으로 세계 금융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는 매우 예민하면서도 귀추가 주목되는 주제입니다.

요즘 채권 금리가 오르는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요즘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습니다. 사실 시중금리라는 표현은 매우 모호해서 여러가지 금리 중에 어떤 금리를 의미하느냐를 구체적으로 지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 은행이 결정하는 예금 또는 대출금리, 그리고 시장에서 결정되는 장기 또는 단기 국고채 금리 등이 그 ‘여러 가지 금리’에 포함됩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른다 : 요즘 오르고 있는 것은 국고채 금리입니다. 최근 수년간 국고채 3년물의 금리 흐름을 보면 최근의 금리 수준은 2.5%로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는 이유는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공언을 하면서 미국의 시중금리가 올라가고 있고 한국에서는 코로나 피해 상인들에 대한 손실 보상을 위해 50조원의 재정 지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 돈은 시중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끌어모아야하므로 돈의 수요가 늘어서 시중 금리가 올라갑니다) 입니다.

대출금리는 왜 내릴까 : 참고로 요즘 대출금리는 오히려 내려가고있습니다.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정부가 실제 금리 흐름과는 무관하게 과도한 고금리를 강제하면서 대출 조이기를 해온 것이 그 지속성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진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일본 엔화는 달러화 등 기축통화에 버금 가는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혀왔죠. 그런데 이 엔화 가치가 최근 급속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24일(현지 시각) 뉴욕 외환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22.4엔까지 치솟았습니다. 122엔을 넘긴 건 2015년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원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겹친 일본의 장기 저성장이 꼽힙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이번달 3년 3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전반적인 달러 가치가 올랐죠. 우리나라 등 각국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자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온 것과 달리, 일본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경기 부양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휘발유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한다는 뉴스입니다. 30%는 정부가 유류세를 법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휘발유 기준 리터당 82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할 전망인데요. 앞서 정부는 작년 11월 중순부터 올해 4월까지 유류세를 20% 한시 인하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유가 추가 상승으로 에너지 가격 불안이 가라앉지 않자 해당 시한을 7월까지 연장했는데요. 그럼에도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르자 이번에 또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 겁니다.

💻 웨이브·티빙 등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요금이 다음달부터 2000원가량 오릅니다.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 이용자가 대상인데요. 구글이 다음 달부터 새로운 앱 장터 수수료 정책을 적용하는 게 그 배경입니다. 앞서 구글은 앱 개발사들이 앱 장터에 자신들의 앱을 무료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 앱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최대 30% 수수료를 받아왔습니다. 이에 앱 개발사들은 외부 홈페이지나 별도 결제 앱으로 넘어가 결제하게 하는 수수료 회피책을 써왔습니다. 구글이 이 수수료 회피를 차단하기로 한 대신 수수료율을 15%로 낮추면서 요금 상승으로 이어진 겁니다. 대신 웨이브·티빙 등 OTT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서 결제하면 기존 요금 그대로 결제할 수 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