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연준의 매파 기조가 지속될 이유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추가로 눈여겨봐야 했던 것이 바로 물가 상승률 전망입니다. 연준은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2.6%에서 4.3%로 올렸습니다. 이는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빠른 속도로 올리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메커니즘은 이러합니다. 보통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합니다. 명목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게 실질 금리인데요. 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즉 은행 이자보다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되면, 은행 예금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물건 사재기가 만연해질 수 있습니다. 자국 화폐 가치도 크게 하락합니다. 이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명목 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야 합니다.

때문에 연준은 기준금리를 물가 상승률 예상치인 4.3% 이상 수준으로 인상해야 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하면 최소 3% 이상 수준까지는 높일 전망입니다. 이 경우 현재 1.25%인 한국 기준금리는 연준 기준금리에다 1% 정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어 4%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올해 한국 기준금리가 최대 전망치로 거론되는 2% 수준까지 오른다 해도 내년까지 강한 인상 기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더블딥(W)까지 우려됩니다

기사에 언급된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즉 미국 10년 만기 국채와 2년 만기 국채의 금리 격차는 그간 경기 침체 예측과 잘 맞아떨어진 지표이기 때문에 변동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상 발행처가 같으면 장기 금리가 단기보다 더 높습니다. 이게 좁혀지거나 뒤집히면 경기 침체가 점쳐집니다. 일례로 2019년 8월 둘의 금리 격차가 0 수준으로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이어진 2020년 경기 침체는 코로나 위기에 이 경기 순환 주기상의 침체가 맞물려 심화된 걸로 해석됩니다.

장·단기 금리차에 비춰 올해 말이나 내년쯤 경기 침체가 온다면 이는 더블딥이 발생함을 의미합니다. 더블딥은 1980년대 초에도 일어났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고유가로 인한 고물가 대응으로 금리를 올리다가 다시 경기 침체가 발생했죠.

📌 더블딥(double dip) :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로 빠지는 것. 이를 나타낸 경제 성장률 그래프가 알파벳 W를 닮아 ‘W자형 경제’라고도 불림

김찬영

Premia Partners Company 한국 담당 이사

금리인상 외 대안도 부상할 겁니다

최근 상황을 1970년대와 비교하는 보고서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당시 중앙은행이 고물가 상황에 섣불리 금리를 올리며 시장에 개입했다가 경기 침체가 찾아왔죠. ‘샤워실의 바보’란 표현으로 종종 비판됩니다. 샤워실에 들어가서 차가운 물이 나오면 뜨거운 물 쪽으로 수도꼭지를 돌리고, 뜨거운 물이 나오면 다시 차가운 물 쪽으로 수도꼭지를 돌려 결국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 사이를 오락가락할 뿐 정작 샤워는 하지 못하는 바보란 뜻이죠.

물가를 잡으려다 너무 빠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를 침체시키지 않으려면 다른 대안을 강구해야겠죠. 예상보다 빠른 양적긴축, 즉 중앙은행이 보유한 채권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전국 미분양 주택 16만5000가구로 급증…사상 최고 경신” 

위 헤드라인은 2009년 5월 기사입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전임 시절 급등한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한 공급 확대 및 규제 완화 정책을 실행했죠. 결과는 위 헤드라인과 같았습니다. 공급 확대로 전국 미분양 주택이 급증했습니다.

당시에 비하면 현 미분양 주택 물량은 2만여 가구로 그리 높은 수치는 아닐 겁니다. 1~2개 기사 제목에 현혹돼 한 쪽 처방에 확 쏠리지 말고 세밀한 전략을 세워 실행해야 합니다.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는 지역은 공급 조절을,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엔 공급 확대를 하는 투트랙 전략이 좋겠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미분양도 다 같은 미분양이 아닙니다

최근 미분양 뉴스는 이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미분양 물건의 특징을 보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나홀로 아파트이거나 아예 분양가가 너무 높아서 생긴 결과물입니다. 모든 신규 분양 물건이 미분양될 만큼 수요 기반이 허술한 상황은 아니란 겁니다. 특히 주택 매매에 있어 기본이 되는 선호 요소가 갖춰진 분양 물건에 대해선 잠재 수요가 충분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최근 자재비 상승에 따라 당분간 신규 사업장의 공사 진행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단기간 내 공급이 쏟아져 주택 시장이 교란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미분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본인이 사고 싶은 주택의 가격 하락을 속단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 미분양 자체보다 주목할 3가지 변수

미분양 자체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변수는 크게 3가지입니다. 1️⃣먼저 주택 구매력의 근간이 되는 소득 흐름이 안정적인지 여부입니다. 아파트 주 수요층인 대기업·전문직 직장인들에게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듯합니다. 2️⃣주택 구매력에 직결된 대출 규제 완화 여부입니다. 차기 정부는 대출 규제 완화가 목표인 만큼 이 부분은 주택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리라 예상합니다. 3️⃣마지막으로는 주택 공급 확대 여부입니다. 차기 정부에선 대대적 주택 공급 확대가 있을 전망인데요, 입지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택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미분양 사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은 미분양 자체에 겁먹기보단 이성적으로 시장 흐름과 입지의 가치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겁니다. 진정한 ‘가치 투자’의 시기라 할 수 있겠네요.

임승민

유진자산운용 기업투자본부 팀장

CVC 업무 실제 담당자들의 애로사항 

1️⃣스타트업과 CVC의 서로 다른 기대치 : 스타트업은 투자를 유치할 때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모기업과의 협업과 사업 인프라 지원을 기대합니다. 그런데 모기업이 CVC와 해당 스타트업에 분명한 목표가 없고 지지도 약하다면 언감생심입니다. 수동적·1회적 투자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2️⃣짧은 호흡 그리고 주도적인 인력 배정의 부재 : CVC는 단순 관리 부서가 아닙니다. CVC 인력은 스타트업과 모기업의 협력을 조정하고 지원하는 역할은 물론, 우수한 창업팀 발굴을 위해 창업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본인만의 스타트업·투자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하루아침에 생겨날 역량일까요? 때문에 긴 호흡의 지원과 CVC 차원의 주도적인 인력 배정이 필요한데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3️⃣보수적 문화와 미흡한 인력 보상 : 투자 업무 특성상 운용역에게 높은 자율성과 권한이 부여돼야 합니다. 그러나 큰 기업의 의사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우수한 스타트업은 돈이 몰리는 만큼 딜을 따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한데, 보수적 문화와 느린 의사 결정으로 딜을 놓치는 케이스가 반복되면 CVC 인력도 지치게 됩니다. 또 상당수 기업이 CVC를 하나의 부서로 간주합니다. 즉, 인력들에게 동일한 보상 체계를 적용한다는 거죠. 업무 강도와 의사 결정 구조는 동일하거나 오히려 안 좋은데 보상까지 별로라면…

대기업은 물론 다수 중견 기업까지 CVC 설립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들의 CVC가 “회사 안의 투자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모기업과의 협력”이라는 장점을 살려 창업 자본 시장에 건전한 트렌드로 자리잡길 기대합니다.

이승규

핑크퐁컴퍼니 부사장&공동창업자

🏆 FOMO가 빚은 그들만의 트로피

‘포모 사피엔스’ 저자 패트릭 맥기닉스는 “새로운 기술이나 이니셔티브로 경쟁사가 이득을 볼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기면 기업은 경쟁사를 따라갈 유혹에 빠진다”며 “모든 기업은 메타버스에 가입해야 하는 그 이유조차 모르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간다”고 꼬집었습니다. 기업 전략의 차별화가 사라지고, 경쟁사들이 점점 비슷해지는 데는 바로 이 FOMO(Fear of Missing Out·나만 놓치는 게 아닐까하는 두려움)가 자리합니다.

삼성벤처투자·GS리테일·롯데엑셀러레이터 등을 생각해보면 지주사의 자회사로 CVC를 만들 수 없을 때에도 CVC는 사실 어떻게든 가능했습니다. GS그룹은 2020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VC 해외법인인 GS퓨처스를 출범시켰죠. 올해 초 GS벤처스 출범에 반응해 LG·SK가 CVC 설립에 나선 건 차세대 먹거리에 대한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명분과 FOMO가 결합된 국내 재벌가의 CVC 광풍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줄평 : 단기적으로 심사역에 대한 수요 급증, 중기적으로는 주식 시장 침체에도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엔 유동성 강세 유지를 낳을 수 있는, 그들만의 트로피, CVC

박수민

삼성증권 IB부문 기업금융본부 대리

스타트업과 인수합병 활성화 계기돼야

미국·중국에선 구글벤처스·인텔벤처스·바이두벤처스 등 CVC 투자 규모가 전체 VC 투자 규모의 40~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주식 상장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투자 측 모회사와의 인수합병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수월한 환경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스타트업들이 인수합병보다는 주식 상장 혹은 장외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습니다. 국내 지주사들의 CVC 설립 추세가 스타트업과의 인수합병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고객한테 비용 넘기기 전, 대비는 해놨나

과거 일본의 한 건설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도급 1위 업체였습니다. 당시 그 회사 임직원들과 원가 압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들은 자재비가 치솟고, 외국 근로자들의 수급 문제 등이 생겨 심각한 원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더군요. 이들이 떠올린 해결 방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전 세계 건축 자재 생산 업체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 2️⃣본사와 협력사 간 적절한 고통 분담

전 세계 공급망을 샅샅이 뒤져 가성비 좋은 자재를 충분히 확보하고, 협력사와 고통을 최대한 나눠 견뎌본 뒤, 그렇게 해도 안 될 때 비로소 고객들에게 고통 분담을 솔직하게 호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정도 대비는 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대형사업장 크레인 임대료도 오르겠죠

저층부 골조 공사에 쓰이는 장비의 임대료가 올랐기 때문에 소형 사업장에 공사비 상승 영향이 있고, 대형 사업장의 공사비 상승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기사의 결론인데요. 현실을 잘 모르는 근시안적인 진단입니다. 소형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크레인의 임차비가 상승하면 곧이어 대형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대형 크레인의 임차비도 상승할 우려가 커집니다. 임차비 상승 원인이 (당연하게도) 크레인의 종류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임차비 상승이 발현되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나경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 결국 디폴트는 현실화 전망이 우세

대내외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디폴트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선 러시아 정부와 기업들의 부채 상환 의지가 있다고 전제하더라도, 그와 무관하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금융 제재가 강력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단기간 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평화적으로 종결되지 않는다면 이들이 상환 자금을 틀어쥐고 있어도 채권자에게 자금을 건넬 수단이 없습니다. 

러시아의 고의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디폴트는 러시아에 악재지만, 서방 채권자들에게도 당연히 악재입니다. 러시아가 서방 채권자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히려 일부러 돈을 안 갚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디폴트 현실화에 따른 충격은 금융과 실물 부문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세계 금융 시장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사태 이후 제재로 해외에서 러시아 채권을 보유한 비중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물 경제는 좀 다를 겁니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이자 밀·니켈·알루미늄 같은 원자재의 주요 공급 국가죠. 각 분야 공급 차질에 따른 실물 경제 타격이 우려됩니다.

최인욱

인터파크 플랫폼기획팀 팀장

🤝 고객과 윈윈할 수 있는 플랫폼

나라부터 이 플랫폼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정부가 미환급 세금을 환급 받아 가도록 별도 예산을 지출해 홍보할 만큼 적극적이거든요. 게다가 서비스 요금 부과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낮습니다. 요금이 유저가 돌려 받은 돈에 부과되니 거부감이 낮겠죠.

지금은 배달 사업·프리랜서 등 플랫폼 근로자 대상으로 불편한 세금 신고·환급에 서비스가 집중되고 있는데, 법인·직장 소득자 등으로 그 범위와 경쟁이 확대될 듯 합니다. 고객과 윈윈하는 서비스로 안착되길 바랍니다.

이효석

초기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디렉터

그레이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 💪

세무사 업계는 삼쩜삼을 두고 “세무 업무를 불법 대리하는 회사”라고 비난하고 있죠. 경찰에 고발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네요. 투자사들은 삼쩜삼의 미래는 밝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듯합니다.

기존의 불편 또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은 필연적으로 전통 산업과 부딪힙니다. 현행 법이나 제도가 규정 않는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한다는 의미로 ‘그레이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로도 불립니다. 그레이 스타트업이 등장하면 해당 산업 분야에 종사하던 전통 직능 단체가 법적으로 반발하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불법행위 없음으로 결론이 나죠.

그레이 스타트업이 괜한 훼방에 시달리지 않도록 행정·입법부가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경청해야 합니다. 제도가 혁신보다 느릴 수밖에 없는 걸 인정하고, 혁신한테 적어도 천천히 가라고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