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정부에선 코스피 4000을 갈까

新정부에선 코스피 4000을 갈까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 대통령 탄생! 주식 시장은? : 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각 분야별로 향후 일어날 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증권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제시한 양도세 폐지, 공매도 개선 같은 공약을 살펴보며 유불리를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대선 결과가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집중적으로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文 덕분에 코스피 4000 간다”던 2017년 : 잠시 5년 전인 2017년으로 돌아가볼까요? 당시 홍콩의 증권사 CLSA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제목은 “Dear Mr. Moon, paving the way to Kospi 4,000”. 즉, 보고서는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코스피가 4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코스피가 2000포인트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파격적인 내용이어서 크게 이슈가 됐습니다.

코스피 4000포인트의 중요한 논리는 “한국의 저평가 요인 해소”였습니다. 늘 있던 말이긴 했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를 보면 이번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1998년 경제 위기 극복 때처럼 부패·기업 지배 구조 개선 등 국면을 전환할 만한 굵직하고 획기적인 경제 성과가 나오긴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아니 잠깐, 근데 왜 주식 시장이 올라야만 하지? : 이번 대선에서도 1000만 주식 투자자들 때문인지 어느 때보다 한국 증시 재평가를 위한 대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됐습니다. 윤 당선인이 내세웠던 양도세 폐지와 공매도 제도 개선 역시 그 사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주식 시장이 올라야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해볼까요? ‘주가가 올라봐야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나 돈 벌게 해주지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주식 시장이 제대로 평가 받는 게 왜 중요한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업이 사업을 잘 했는지 여부는 “조달한 돈으로 장사를 얼마나 잘 하느냐”로 결정됩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1️⃣은행이나 시장에서 빌리는 것(차입)과 2️⃣주식 시장에서 조달(IPO 등)하는 것 2가지가 있습니다. 둘 간엔 큰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는 경우는 금리(r)라고 하는 확정적인 비용을 지불합니다. 반면 주식으로 조달하는 경우엔 자기자본비용(Cost of equity), 또는 기회비용이라고 하는 모호한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성장 기업 대부분이 주식으로 투자금을 받는다 : 과거 중후장대 산업이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일 때는 1️⃣이 주요 자금 조달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성장 기업들은 1️⃣이 쉽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게 대부분 보이지 않는 무형 자산으로 장사하는 기업들이기 때문이죠. 50~100명이 열심히 일하는 비전있는 스타트업을 떠올려 볼까요? 가진 거라곤 패기 넘치는 직원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은행 대출을 위해 제시할 담보가 없는 거죠. 결국 주식을 쪼개 팔아 투자금을 받는 방식밖에 없는 겁니다. 꼭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요즘 성장 기업 대부분은 미래 가치를 인정 받고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담보로 제시할 만한 유형 자산을 들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런 기업들에겐 주가의 저평가가 조달 비용의 상승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주식 시장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건 비단 주식 투자자들을 배 불리기 위함만은 아닌 거죠. 향후 국가의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저평가가 해소될까요? 수요-공급 법칙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적을수록 한 기업의 주식은 저평가됩니다. 그러면 어떤 회사일수록 주식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을까요?

<회사의 가치=일반 주주의 가치>가 실현돼야 : 여러 경우가 있지만 쉽게 말하면, 회사의 가치가 일반 주주의 가치와 다른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가 있나?’ 고개를 갸우뚱하실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주주가 된다는 건 그 지분율만큼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물적분할 후 동시 상장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기존 일반 주주에게는 성장하는 회사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됩니다. 물적분할 외에도 낮은 배당 성향 책정 등 일반 주주가 아닌 대주주에게 유리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싶어하지 않았고, 기업의 가치에서 주주의 가치로 오는 파이프라인에 구멍이 났던 것이죠. 이처럼 회사와 일반 주주의 가치를 어긋나게 하는 지점들을 바로잡고 두 가치가 나란히 서게 하는 데서 새 대통령도 코스피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A 보험사가 고객 자산 30조를 가지고 있다면, 이 30조는 A사의 자산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고객이 잠시 맡겨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도 마찬가지죠. 그러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고객 자산 30조를 갖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같은 논리로 ‘아니요‘라는 답이 나와야 하지만, 조금 애매합니다.

법은 ‘금융, 보험업‘에 대해서만 회사의 금융자산에서 고객자산을 제외한다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현재는 금융업이 아닙니다. 법에서 정한 바가 없으니 기계적으로 본다면 30조 전체를 회사의 자산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면 두나무는 대기업 기업집단이 됩니다. 그래서 공정위는 두나무를 대기업 기업집단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법이 가상화폐 거래소 같은 ‘신산업’을 반영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데, 법에서 이 비즈니스에 대한 정의가 없어 불법도 합법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 국제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계속 치솟았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세계 2위 규모인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공급 불안이 가중돼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고 조만간 200달러를 돌파할 거란 전망까지 나왔었는데요.

상황이 급반전됐습니다. 국제 유가가 9일 하루 만에 12% 이상 폭락해 110달러 안팎으로 주저앉은 건데요. 결정적 계기는 OPEC+의 석유 증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UAE가 ‘소폭 증산’이란 OPEC+ 방침에 반기를 들어 추가 증산을 압박하고 나선 겁니다.

이외에도 미국의 원유 다변화 정책도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미 정부 고위급들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 재개를 논의하고, 한동안 외면했던 셰일 가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네요.

👛 정부가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 한도를 이달부터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한도가 5000달러였으니 이제 1000만원짜리 샤넬 백도 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된 건데요. 그럼 이제 샤넬 백을 면세점에서 백화점보다 싸게 살 수 있게 된 걸까요?

정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구매 한도만 없어졌지 세금 혜택을 주는 면세 한도가 600달러로 그대로이기 때문인데요.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에선 샤넬 ‘클래식 스몰 플랩백’이 약 1000만원인 8340달러에 팔리고 있습니다. 면세 한도 초과액에 붙는 관세와 고가품에 매기는 개별소비세가 추가되면 대략 1394만원을 내야 합니다. 같은 백이 백화점에선 1180만원에 팔립니다.

🌾 우크라이나 정부가 밀 등 농산품과 일부 육류를 수출 금지했다는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장기전을 대비해 자국 식량난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인데요. 러시아와 더불어 전 세계 밀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농업 대국이기에 유럽을 비롯, 중동과 아프리카 식량난으로 번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네요.

농산물은 빠르게 생산할 수 없어 당장 대체재를 찾기도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 자원 출처를 늘리기도 힘듭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밀 재배가 유리한 미국에서도 높은 비료 가격 탓에 밀 재배 면적을 당장 넓히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