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 우크라 전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 제재의 핵심인 원유 수출 금지를 본격 검토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에 원유 수출 금지는 직격탄으로 꼽혀왔는데요. 벌써부터 국제 유가가 140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일각에선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가 맞물려 경기는 침체하고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최우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전(前)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

🔮닥터 둠의 선견지명이 맞아갑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거의 항상 비관적 전망을 내놔 ‘닥터 둠(Dr.Doom)’이라 불립니다. 그가 작년 여름 스태그플레이션을 주장할 때만 해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대규모 재정·통화 정책이 최근 전쟁·유가 상승과 결합하면서 모든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을 향해 있습니다. 러시아 원유 수출 제재도 실효성은 미지수지만 유가 상승 우려가 조성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스태그플레이션의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이제 정도가 어떻든 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를 우려합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 뉴스에서는 경기 침체를 일정 부문 감수하고 극단적 통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았던 폴 볼커 전 연준의장의 이름을 더 자주 접하게 될 겁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스태그플레이션은 피하기 힘들 것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은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급망은 위축된 상태고, 미국을 중심으로 신생 산업이 뜨면서 전통적 산업의 구직자들은 줄고 있습니다. 임금 상승으로 귀결돼 생산 비용이 늘고 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불가피한 상황인 겁니다. 공급이 위축되면 생산은 감소하고 물가는 오르는 법입니다.

때문에 통화 정책 등 수요 측면을 건드리는 정부 대응은 한계가 있습니다. 확장적 통화 정책을 하자니 물가가 오르고, 통화 긴축을 과감히 하자니 경기 둔화를 걱정해야 합니다.수요 측면 정책을 무리하게 끌고가기보단 에너지, 곡물 등 핵심 자원의 공급망을 재점검하며 공급 기초를 다질 때입니다.

이나경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실효성 없는 제재로 유가만 올릴까 걱정

원유 수입 금지만큼 효과적인 대러 제재는 없다고들 하죠. 러시아 수출 수입의 50%가량이 원유 수출에서 나오니까요. 하지만 실효성은 떨어집니다. 미국은 러시아 원유 의존도가 낮지만, 유럽은 20%가 넘습니다. 유럽은 제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크기에 미국만의 단독 제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공식적 제재가 없어도 이미 미국과 유럽 기업의 3분의 2는 자발적으로 러시아 원유 수입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이미 러시아 원유 공급책 70%가 바이어를 찾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공식 제재 발표가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켜 원유 가격만 더 오르게 할까 염려됩니다.

🏠 줄줄이 미달 사태, 확 식은 아파트 청약시장?

아파트 청약시장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 듯 보입니다. 서울 강북구에선 1년 반 만에 1순위 청약을 받은 아파트에서 미달 사태가 났고, 인천 송도에서는 1순위에서 청약 통장을 쓴 무주택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대거 미달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청약 결과 1건이 서울 전체 대표?

기사를 제대로 읽어내는 데에는 다소 노력이 필요합니다. 필요에 따라 여러 정보가 취사선택됐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문제 삼고 싶은 부분은 기사에 나온 강북구 분양 사례입니다. 32평(전용 78㎡) 분양가가 10억~11억원 수준에 잡혔는데, 인근 지역 30평형대 매매 시세가 7억~9억원입니다. 다소 무리하게 가격이 책정된 건데요. 2~3년 공사를 더 진행하면서 향후 부동산 호조세를 기대해 시행사가 가격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걸로 보입니다.

결국 몇몇 시행사의 무리한 판단 몇개를 모아놓은 걸로 부동산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판단할 수는 없는 겁니다.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짓기만 하면 무조건 분양” 낙관 안돼

기사에서는 대출 제약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으나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동일한 대출 규제에도 ‘청약 불패’라는 말이 통용되던 시기가 불과 얼마 전입니다. 청약 대상 아파트가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가 아니라는 점이 진짜 원인입니다. 투자 부문에 종사하는 저로서는 더 강하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도 여전히 건설사들은 공급자 우위 시장을 낙관하며 짓기만 하면 무조건 분양이 된다는 입장이라 우려스럽습니다. 제가 검토하는 건설 제안서 상당수가 이러한 입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수요자의 입장에서 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분양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천만 도시에서 1순위 미달이 뉴스?

지금 이 기사 속 상황이 뉴스일까요, 아니면 1년 6개월간 인구 천만 도시에서 새 아파트의 청약이 1채도 남김 없이 완판된 게 더 뉴스일까요? 강력한 대출 규제 후에서야 미분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를 ‘하락의 시그널’로 해석하기보단 ‘서울 주택 공급을 통제하는 전반적인 시스템의 문제’로 보는 게 적절해보이네요.

🇨🇳 ‘5.5% 성장’ 내건 중국, 가능할까?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제시했습니다. 31년 만의 최저치지만 5% 성장도 어렵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자국 부동산 시장 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이러한 강수를 둔 건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유의 3연임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찬영
Premia Partners Company 한국 담당 이사

5.5% 성장은 꿈일 뿐

올해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오는 중국 인구 수가 얼마인지 아시나요? 서울 인구보다 많은 107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 수준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고려해 1100 만개 일자리 창출 목표를 산정하고 성장률도 그만큼 높게 잡았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5.5% 성장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목표’에 그칠 거란 전망이 높다는 말입니다. 특히 성장이 실현되더라도 일자리 목표를 충족시키기 몹시 어렵습니다. 중국 역시 경제 고도화가 많이 진행돼 다수가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불가능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기어코 목표 이뤄도 후유증은 심할 것

중국의 성장률 제고 복안은 인프라 투자 확대입니다. 그러나 실효성은 매우 약합니다. 현재 중국 인프라 투자는 과잉이며 투자 수익률도 매우 낮습니다.

반면 방해물이 더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이 오미크론의 확산세를 차단하려면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경제 활동 제약이 더 강화될 수밖에 없죠. 우크라이나 사태도 그리 멀지 않은 중국 경제의 매우 불확실한 변수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통제력이 강한 중국 정부라면 기어코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후유증도 분명 생길 겁니다.

🥫 치솟는 전국적 전세가, ‘깡통전세’ 위험 커진다

올해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중인 전세가율이 전국적으로 상승하면서 ‘깡통 전세’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입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작년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방에선 이미 전세가가 많게는 수천만원가량 매매가보다 높게 형성됐거나,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전세가율이 100%를 넘긴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네요. 전세가율이 낮은 지방을 중심으로 ‘깡통 전세’ 위험이 확산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4년 후 전세가를 미리 따져야 하는 판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 가치는 경기(정책) 후행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주식 거래처럼 시세가 바로 형성되지 않는단 말씀입니다. 전세가 역시 거래 시점의 자산 가치를 토대로 정해지기 때문에, 계약 기간 내 자산 가치의 변동은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재작년 개정된 임대차 보호법으로 집주인들이 4년 후 가치를 미리 감안해 전세 보증금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먼 미래 시점의 집값 상승을 전제로 책정하기에 당연히 깡통 전세의 위험이 더 크게 산재한 겁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임대차 보호법 개정이 필요해요

전세가 상승은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재작년 개정한 임대차 보호법은 계약 2년 후 임차인의 계약갱신권을 보장하며 5%로 인상폭을 제한했습니다. 기존 전세가로 계약을 갱신하려는 임차인과 더 높은 임대료를 받고 싶은 임대인의 충돌이 번지며 잠잠하던 임대 시장이 들썩이게 됐습니다.

현재 동일 아파트 단지에도 신규 전세가와 갱신 전세가, 적당히 타협한 전세가까지 삼중의 가격이 형성되며 전세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에선 임대차 보호법을 부분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매수자의 수요를 고민해야

미분양, 깡통 전세…수년간 쌓인 부동산 시장의 문제들입니다. 원인을 어느 하나로 딱 잡긴 어렵지만 주된 원인은 꼽을 수 있습니다. 그건 매수자의 진정한 수요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정부에서 공급이 충분하다고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공급은 원룸, 투룸, 다세대 주택, 임대 주택 등이 주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가 상정한 공급과 수요자 다수가 원하는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부동산 사업을 계획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손정의 소뱅벤처스, AI·헬스플랫폼에 100억 이상 4곳 투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는 작년 하반기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뱅벤처스가 이 기간 시리즈A 라운드 100억원 이상 공동·단독 투자한 곳은 업스테이지·보이저엑스·한국시니어연구소·닥터나우 등 4곳이었습니다. 모두 AI 솔루션이나 헬스 플랫폼 관련 스타트업입니다.

이승규
핑크퐁컴퍼니 부사장&공동창업자

🤖 AIaaS will eat the world

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만들고 넷스케이프를 창업한 마크 앤드리슨은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에서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고 했습니다. 이제 단지 B2C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은 2가지 혁신을 만들었습니다. 1️⃣설치하는 소프트웨어에서 접속하는 소프트웨어로. 즉,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고 온라인으로 유지·관리를 해줍니다. 2️⃣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최초 구축. 즉, 클라우드와 앱스토어는 세일즈포스의 CEO 마크 베니오프와 그의 멘토 스티브 잡스에 의해 구축됐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 그 너머 AI가 as-a-service에 도전합니다. AI 원천 기술 회사보다 실제 사용 사례를 만들어낸 AIaaS(AI as a Service)로 관심·돈·인재가 모여들고 있습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국내 헬스플랫폼 시장도 불씨 활활🔥   

미국 헬스 플랫폼 시장은 이미 구글·MS·아마존 등 테크 공룡들의 주 투자처입니다. 아마존만 해도 원격 진료 및 상담·방문 예약이 가능한 ‘아마존 케어’, 집에서 약을 주문하는 ‘아마존 파머시'(Pillpack을 약 8000억원에 인수해서 시작), 원격으로 코로나 확진 검사하는 ‘아마존DX’ 등 대규모 투자를 지르는 중입니다. 

국내 기업도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들이 슬슬 몸을 풀고 있고(네이버는 이미 일본에서 ‘라인닥터’로 원격의료 사업을 시작),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시도들도 불씨를 키우는 중입니다. 하지만 강남언니의 의료법 위반 소송처럼 의사협회나 약사회에선 잔뜩 날을 세우고 있어 큰 소동은 피할 수 없을듯요. 😬

이효석
초기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디렉터

2020년대를 달굴 AI와 헬스케어

대형 벤처캐피털(VC)의 투자 소식을 보실 땐 ‘어느 회사’가 투자 받았느냐 만큼 ‘어느 영역·업종’이 투자 받았느냐도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이 기사가 좋은 예시입니다. 소뱅벤처스가 AI와 헬스케어에 투자했군요!

현재 투자 시장에서 가장 유망하다고 주목 받는 분야를 단 2개만 꼽으라면 단연 AI와 헬스케어입니다. 2010년대는 소비자의 일상 속 불편을 모바일·디지털로 해결하는 커머스 스타트업의 전성시대였습니다. 당근마켓·토스·마켓컬리·직방 등 유니콘이 마구 생겼습니다.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한 딥테크 스타트업 중 유니콘이 나올 겁니다. 초고령화 등 사회 변화의 영향으로 헬스케어도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힙니다. 

🐜 개미 울리는 ‘물적분할’ 규제 돌입

기업의 분할 방식은 크게 물적분할과 인적분할로 나뉩니다. 전자는 모회사가 사업부 일부를 떼어 내 신규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의 지분을 전부 소유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이 지분을 모회사의 주주와 나누는 방식입니다. 최근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분리한 후 모회사인 LG화학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물적분할에 대한 반발이 거세졌는데요. 앞으로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상장사가 물적분할하려면 모회사 주주의 보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뉴스입니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 센터장

이제는 물적분할이 문제

비(非)지배 주주의 권익 보호가 상당히 진전되고 있습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지배 주주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과정에서 상당히 쉽게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특혜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골적 지배 주주 친화 분할은 더이상 시장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물적분할이 문제인데요. 이번 규제로는 한계가 여전합니다. 미국의 경우 모회사가 자회사를 100% 소유하게 되어, 자회사의 경제적 이익과 손실이 모회사와 그 주주에게 갑니다. 그러나 한국은 지주사가 자회사를 특정 요구 지분만 소유하고 나머지는 다른 주주가 소유하게 되죠. 물적분할 후 자회사의 재상장으로 인해 모회사 주주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계속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양병찬
대신경제연구소 부대표

현행 법률상으론 최선책

법률로만 따졌을 땐 모회사가 물적분할로 피해를 볼 자기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게 만들기 힘듭니다. 우리나라 회사법의 주류적 해석에 따르면, 물적분할에 따른 모기업의 선관 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판례도 이 경향을 따라왔습니다.

때문에 이번 물적분할 관련 규제도 법을 바꾼 게 아니기에 엄밀한 강제성은 결여돼 있습니다. 다만 법률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주주 권리를 보호할 최선책이란 생각은 듭니다.

📝 SNS에 피곤한 MZ세대 망명지=블로그!

블로그가 MZ 세대 사이에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개방성이 높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피곤한 SNS 대신 폐쇄성이 큰 블로그를 찾는다는데요. 작년 말 네이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새로 생성된 블로그 콘텐츠 수는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 3억개를 기록했습니다. 블로거의 70%는 MZ 세대였다네요.

구혜영
CJ대한통운 트렌드인사이트 팀장·전(前)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나노 교류의 시대가 왔어요

블로그 회귀 현상을 기사가 제시한 대로 단순히 ‘관계에 대한 피로감’으로만 해석하면 더 깊은 의미에 닿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 현상을 ‘나노화된 사회 현상’의 한 예시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노 사회’란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2>가 꼽은 올해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개인의 취향을 기반으로 소수의 집단을 형성해 관계를 맺고, 자신과 같은 견해의 사람들과만 소통하는 사회를 일컫습니다. SNS에서 뛰놀던 MZ 세대 연어들이 블로그로 돌아오는 현상의 본질은 관계 자체의 피로감이 아닙니다. 자신들과 맞는 사람들과 소통을 더 강화하기 위한 관계의 변화인 겁니다.

최인욱
인터파크 플랫폼기획팀 팀장

인스타는 매운맛🌶 블로그는 깊은맛🫕

MZ 세대는 아니지만 12년 전부터 블로그를 써왔어요. 그 전엔 일기장에 일기도 썼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인스타그램도, 부캐 계정도 운영하며 거기에 빠져드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좋아요가 몇개지?’ ‘아, 오늘도 댓글은 없구나’ ‘사진을 찍으면서 이렇게 찍으면 좋아요가 더 달릴텐데’ 인스타는 이렇게 게시 후에도 계속 반응을 들여다보게 돼요.

반면 블로그는 작성하고 한 달이 지나도 다시 읽어보고 표현을 바꿀 수 있어요. 이 과정이 흐르면서 내 글이 좀 더 완성된다는 뿌듯함도 있고요. 인스타가 매운 맛이라면 블로그는 좀 더 깊은 맛이에요. 물론 맛은 취향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