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융시장에서 일어난 일들

러시아 금융시장에서 일어난 일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요동치는 러시아 금융시장 :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서는 자국 화폐인 루블화 가치 하락과 금리 급등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규모 예금 인출인 ‘뱅크런’ 조짐도 나타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비축 물량 2/3가 틀어막힌 러시아 외환보유액 : 러시아의 외환 보유액은 세계 4위 수준으로 사실상 이 돈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러시아로 자금 유입이 끊어지더라도 필요한 상품을 수입하는 재원이 되기도 합니다. 이 외환 보유액은 달러·유로·위안·금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중 달러와 유로가 최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히게 됐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공동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을 제재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러시아가 보유한 미 국채와 유로화 국채는 각각 미국과 유럽의 금융회사에 보관돼 있고 각각 현지에서 매각해야 현금화가 가능한데 그 거래 자체를 봉쇄하면 러시아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이 모래가 됩니다.

외환 보유액의 22%를 차지하는 금은 러시아 국내에 있고 14%를 차지하는 위안화 채권은 비교적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 정부가 보증합니다. 결국 러시아 정부의 외환 보유액은 3분의 1 수준만 남게 된 셈입니다. 루블화 가치 폭락은 이론적으로 보면 루블화 가치를 지지하는 외환이 갑자기 사라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비트코인·달러 사재기 나선 러시아인들 : 러시아인들에겐 현금을 인출해서 비트코인이나 달러를 사는 게 루블화 가치 폭락에 대비하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간 것은 그런 배경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 국민들이 현금 인출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20%로 크게 올렸습니다. 빠져나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탈출을 멈추고 루블화 가치 하락을 견딜 경우 연 20%의 이자를 주겠다는 유혹이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대응도 서방의 제재와 비슷합니다. 러시아 자산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자산을 팔거나 그걸 판 돈을 달러로 바꿔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거래를 금지시키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 루블화를 팔고 달러를 바꿔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방편입니다.

러시아의 달러 대체재는 위안? : 위안화 가치가 최근 계속 오르는 것도 같은 배경입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습니다. 러시아가 보유한 달러 채권을 중국에 넘겨주고 중국 위안화를 받아서 외환 보유액을 위안화로 구성해 운용할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러시아산 석유나 가스를 구매하려면 위안화가 필요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그 위안화를 받아놓고 있다가 중국산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합니다.)

이론적으로 구매자는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고 그 위안화를 러시아에 주면 러시아는 그 위안화를 중국에 넘겨주고 구매자가 낸 달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구매자가 달러를 현금으로 내는 게 아니라 은행을 통해 이체할 것이고 이체를 받으려면 달러 통장을 개설해주는 미국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합니다. 결국 러시아가 달러를 받을 방법은 없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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