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나타난 경제 딜레마

🇺🇦 우크라 사태로 나타난 경제 딜레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25일 현재 수도 키예프 부근까지 러시아 기갑부대가 진격해 있는 상황인데요.  전쟁 공포에 세계 경제도 휘청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 유가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보다 1.1%p나 높인 3.1%로 수정했고, 코스피 지수는 2700선이 붕괴됐습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중앙은행의 딜레마와 통화 정책 전망

우크라이나 사태로 중앙은행들이 취한 기존 긴축적 통화 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가 큰 관심사일 겁니다. 이번 사태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세진 반면 경기 둔화 위험은 커졌기 때문에 중앙은행에겐 굉장히 까다롭고 혼란스러운 변수가 나타난 셈인데요.

통화 정책의 향배는 이번 사태가 경제 성장과 물가 중 어디에 더 영향을 미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가일 겁니다. 물가는 이미 고공행진 중이었는데 우크라 사태로 상승 압력이 더 커졌습니다. 특히 자원 강국인 우크라가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도 않고요.

반면 경기는 회복 국면에서 다소 위축될 상황이 됐지만 물가 영향보단 작을 겁니다. 중앙은행의 핵심 목표는 물가 안정이니 성장과 물가 중 선택한다면 물가를 택할 것으로 봅니다.

박상현
삼성전기 프로·한국표준협회 전문위원·에스엠프로 대표

전쟁으로 파생된 새로운 가능성들

러시아가 아무리 명분 없는 전쟁을 벌여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심한 상황에 함부로 러시아산 원유까지 제재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때문에 여러 새로운 가능성이 파생되고 있는데요.

1️⃣추가적 원유 공급처가 필요해진 상황에서 제재를 받고 있던 이란이나 베네수엘라의 존재감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2️⃣에너지 독립성의 관점에서 원전이 부상하기도 합니다.

3️⃣재생 에너지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커질 겁니다.

위 가능성들의 관점에서 사태를 지켜보시면 좋습니다.

💰 우크라 사태에도 美연준 일각 “6월까지 금리 1%p 올려야”

미 연준 일각에서 기준금리를 올해 6월까지 1%p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최근 몇 주간 대부분 연준 위원들이 완만한 금리 인상을 거론해왔고,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연준이 다음달 큰 폭(0.5%p)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크게 줄었던 터라 이 뉴스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우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전(前)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

🗞뉴스가 된 이유

인플레이션엔 공급과 수요 부문 요인이 각각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대처도 두 경우가 통상 다른데요. 만약 수요 측면에서 소비자의 인플레 기대 심리가 강해져 인플레가 나타난다면 금리를 올려 과열된 경기를 잡아야 합니다. 반대로 공급 부문에서 에너지 가격 등 비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가 심화되면 금리를 올리는 게 오히려 안 좋을 수 있습니다.

최근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로 소비자 심리로 인한 인플레 우려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비용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는 커졌죠. 때문에 연준이 급격히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진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연준 이사가 “아냐 꼭 그렇지는 않아”라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뉴스가 됐습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결국 큰 폭 금리 인상은 없을 것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중앙은행으로서의 신뢰도를 유지해야하죠. 때문에 3월 이른바 ‘빅스텝’으로서 0.5%p의 큰 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돼 왔는데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빅스텝 가능성은 감소할 것 같습니다. 기사에 나온 일각의 주장은 결정적이진 않을 듯합니다.

⛔️ EU에서 비트코인 거래 금지될 수 있다고?

2025년 유럽에서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가 불법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입법부인 유럽의회 일각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특정 가상자산 금지를 논의 중이기 때문이라는데요. 비트코인의 연산 풀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전기 에너지가 사용돼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2024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규제 방안에 관련 조항이 담기면 비트코인 금지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네요.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 센터장

탄소 배출권 거래에 암호화폐가 쓰이면?

암호화폐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탄소 배출량은 이미 많이 회자된 이슈입니다. 작년 5월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같은 이유로 차량 결제 수단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죠.

그러나 환경을 파괴한다던 암호화폐가 친환경을 돕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가 탄소 배출권을 NFT 기반으로 거래하자는 논의죠. 배출권 거래가 편리해지면서 거래 활성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고보민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EU의 비트코인 제재에 공감해요

비트코인의 전력 소모를 감소하기 위해 채굴 방식을 고전력을 요하는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꾸자거나, 소모 전력의 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자는 주장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재생 에너지를 끌어가면 그만큼 가정과 기업에 공급되는 재생 에너지도 줄어듭니다. 제로섬 상황인 거죠.

🏘 인기 상승 리츠, 공모 앞서 54조원 몰려

최근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츠 투자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리츠란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상품인데요. 최근 오피스 상장 리츠인 코람코더원리츠가 기관 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 794.9대1의 기록적 경쟁률을 기록해 54조원의 공모금이 모였습니다. 역대 상장 리츠 중 2위입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리츠의 가치를 인정 받을 때!

수요예측이나 공모 결과가 좋았음에도 주가가 우상향했던 리츠는 과거부터  많지 않았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시장이 리츠가 가진 보유 자산보다도 배당을 더 중시했기 때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서도 다수의 공모 리츠가 시장에 나오면서 우수 자산을 가진 리츠는 계속해서 보유 자산을 늘려가고 자산 운영 수익을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가고 있습니다. 배당보다 보유 자산으로서 리츠의 가치가 더 높아질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리츠도 무작정 안전하지는 않아요

리츠 투자의 주 대상인 오피스, 물류센터, 대형상업시설 등은 일반 주거 시설보다 금리의 영향을 잘 받습니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 건물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배당도 줄어듭니다. 기관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리츠 투자를 늘린다해서 개인도 마냥 따라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오피스와 상가를 구분해 보셔야 합니다

올해 들어선 부동산 관련 투자 상황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저금리 땐 금융상품 쪽 수익률이 낮아 대체 투자처인 리츠 투자가 인기를 끌었지만, 금리가 오르면 금융상품 기대수익률도 올라 리츠로 받는 배당은 그에 못 미쳐 인기가 떨어지거든요. 당장 코로나로 침체 중인 상가 리츠 시장은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반면 오피스 리츠 시장은 형편이 좀 다릅니다. IT 기업 등 코로나 덕을 본 업종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 강남 등지에선 사무실 공실률이 크게 줄고 임대 수익률이 개선 중입니다. 금리 상승 악재도 커버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죠.

🛏 왜 침대 회사 광고에 침대가 안 나오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말을 들으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회사가 있죠. 바로 미국 침대 업체 시몬스인데요. 감각적 영상과 음악 광고로 국내에서도 매우 인지도가 높은데, 최근엔 이상하게도 광고에 침대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네요. 수영장에 줄지어 걸터앉은 이들이 느리게 발장구를 치고 있는데… 웬걸, 이게 시몬스 침대 광고라네요? 침대 없는 침대 회사, 무슨 일까요?

이효정
스타트업 경쟁사 동향 분석 서비스 언더워치 대표·전(前) 딜로이트 컨설팅 컨설턴트

MZ세대에 힙한 150살 할아버지👴🏻

반복적 소리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ASMR 콘텐츠가 몇 년 전부터 인기였죠. 최근엔 시각으로 편안함을 주는 OSV(Oddly Satisfying Video·이상하게 만족감을 주는 비디오) 시청이 MZ세대 트렌드입니다. ‘멍 때리기 대회’까지 열릴 정도니 우리 뇌는 일부러라도 쉴 필요가 있는데요.

이 OSV의 매력을 제대로 꿰뚫고 광고에도 적용한 게 시몬스입니다. 시몬스는 150살을 먹어도 MZ세대에 먹힐 만큼 언제나 힙하네요.

최인욱
인터파크 플랫폼기획팀 팀장

한번 누워본다고 침대 가치를 아나요?

🚘자동차 매장에서 자동차를 보여주고, 👕옷 매장에서 옷을 보여주니, 🛏침대 매장에선 당연히 침대를 보여주는 게 능사라고 생각해왔겠죠. 하지만 사실 침대는 정말 잠을 자봐야 뭐가 좋은지 느낄 수 있잖아요? 딱 한번 누워본 침대에서 ‘와 이 침대는 편하게 잘 수 있겠다’고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기민한 시몬스가 브랜딩 전략을 영리하게 바꾼 겁니다. 전달할 수 없는 가치를 제거하고, 고객 생애주기와 상황에 맞는 인지를 주는 것으로 새 브랜딩 전략을 시도하는 겁니다. 시몬스답게 과감하네요. 멋집니다.

🛴 잘나가는 보라색 킥보드, 1100억 투자 유치

요즘 서울 시내를 다니다 보면 색색의 전동 공유 킥보드를 찾아보기 쉽죠. 그중 보라색 킥보드 빔(Beam)도 있는데요. 이 킥보드의 운영사인 싱가포르 업체 빔 모빌리티(Beam Mobility)가 최근 9300만달러(약 11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입니다. 안전 주행 등의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코로나 이후 매출이 15배 이상 증가하면서 높은 성장을 구가한 게 투자 배경이라네요.

이효석
초기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디렉터

외산은 쑥쑥, 국산은 규제에 울상

1000억원 넘는 후속 투자(시리즈B)에 미국 대표 벤처캐피탈인 세쿼이아캐피탈까지 투자에 참여하다니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전동 킥보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합니다.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킥보드가 보기 싫고, 인도로 달리는 킥보드가 무서운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문제는 여론에 편승해 무분별한 규제가 추진된다는 겁니다. 킥보드 사고가 발생하자 헬멧 의무화가 도입됐습니다. 헬멧 의무화로 킥보드 탑승이 불편해질 걸 노리고 우회적으로 킥보드 이용을 줄이려고 한 거죠. 미래 도시의 대표적 인프라로 꼽히는 ‘라스트마일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규제로 죽이기보단 진흥할 법·제도 고민이 시급합니다.

이승규
핑크퐁컴퍼니 부사장&공동창업자

킥보드만이 답일까?

라스트 마일리지(마지막 운송 수단)는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지하철 역에서 아파트로,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강의동으로, 푸드 딜리버리에서 집으로. 각각의 용도는 많지만 아직까지는 솔루션이 킥보드에만 집중된 감이 있습니다.

선택 수단이 다양해지려면 스케일이 나와야합니다. 라스트 마일의 구획화된 목적에 맞출 수 있는 다양한 모빌리티가 나올 수 있다면 우리들의 삶이 조금 더 편리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