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태가 한국의 대출 금리를 올린다고?

러시아 사태가 한국의 대출 금리를 올린다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러시아-우크라 사태의 연쇄 효과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이를 대비한, 또는 이를 전제로 전개되는 다양한 에너지 공급망 변화는 생각보다 큰 파급 효과가 예상됩니다. 일단 유럽은 자신들이 천연가스를 다량 의존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해질 것을 감안해 비축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러시아로부터 사들이는 가스는 1년 전에 비해 40%가량 줄었고 미국에서 조달하는 가스가 거의 러시아산 가스 수준으로 비중이 커졌습니다. 일본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지원하기 위해 일본에서 쓰려던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일본도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보내주는 양이 많진 않겠지만 서방국들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외교적 제스처로서는 충분합니다.

이로부터 몇가지 파급 효과 또는 연쇄 효과가 예상됩니다.

1️⃣ 한국도 에너지 내놓게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과 같은 지원을 요구하는 압박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천연가스 여유분 중 일부를 유럽에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천연가스 수급이 불안해질 경우 우리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 러시아와 중국의 긴밀성을 감안할 때 한국의 서유럽 가스 지원이 중국 입장에선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걱정입니다.

2️⃣ 미국엔 역대급 가스 수출 호재?: 미국이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친환경 정책에 따라 탈석탄 탈석유로 가는 과정에서 천연가스는 과도기적 에너지원으로 매우 적합하기 때문에 전 세계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천연가스 공급 방식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파이프라인 방식과 액화천연가스를 배로 실어나르는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중국이 거대한 천연가스 수요국으로 부상하면서 후자가 늘어났습니다. (중국의 지리적 위치로 볼때 중국이 어딘가에서 가스를 파이프로 받을 방법은 별로 없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이나 일본 정도의 나라에서 액화천연가스 방식으로 가스를 중동 등지에서 도입하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중국이 대규모 수요국으로 부상하고 유럽도 파이프라인이 아닌 액화천연가스 방식을 도입하는 게 불가피해지면서, 배로 실어나르는 천연가스 양이 크게 늘었나고 미국의 천연가스가 그 공급원으로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3️⃣ 가스 조달에 유럽 허리는 휜다: 유럽도 배로 실어나르는 가스를 더 많이 수입하게 될 겁니다. 올해 1월 EU(유럽연합)의 천연가스 수입량은 1년 전보다 10% 정도 늘었습니다. 그런데 파이프라인으로 들여온 가스는 17%가 감소한 반면 배로 실어오는 액화천연가스는 150%가량 늘었습니다. (배로 실어오는 비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유럽은 과거에 비해 원가가 비싼 천연가스를 쓰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유럽은 액화천연가스를 좀 더 원활히 들여오기 위해 여러 곳에 액화천연가스 저장용 터미널을 만들고 있습니다.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이 진행 중인 셈입니다.) 러시아산 가스에 더 의존적이던 프랑스 북쪽 국가들이 특히 터미널 공사에 적극적입니다. 이런 터미널이 완공되면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 가격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파이프로만 가스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유럽이 러시아 이외 지역에서 파이프로 가스를 조달하는 방법은 이스라엘 앞바다에서 그리스로 실어오는 방법뿐인데 터키 리비아 등이 그 파이프의 통과를 막고 있습니다.

4️⃣ 한국 대출, 예금 금리가 오른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한국전력의 적자는 더 커지죠. 한전은 그 적자를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빌려온 돈으로 메웁니다. 적자가 커질수록 한전이 시장에서 빌려오는 돈은 더 많아지고 시장에서는 금리가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결과가 우리나라 대출과 예금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생기는 셈입니다.

美파우치 박사 “코로나 대유행 벗어나고 있다”
오늘의 이슈

‘미스터 쓴소리’가 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늘 신중론을 유지하던 미국의 파우치 박사가 한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이 화제입니다. 인터뷰에서 그가 코로나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겁니다.

유럽과 미국 등 우리에 앞서 오미크론 확산을 겪은 나라들은 이제 시차를 두고 확산 속도 정점을 확인한 후 확산세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명률이 감소하면서 봉쇄보다는 위중증 환자를 관리하는 수준에서 사회 활동을 허용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영국은 확진자라도 격리하지 않고 감기 환자처럼 사회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게 허용할 방침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에서 펼쳐진 ‘금 모으기 운동’이 터키에서도 추진됩니다. 금을 달러와 맞바꾼 뒤 달러를 시장에 공급해 폭락한 리라화 가치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터키 재무부는 곧 전국 3만여개 귀금속 상점들을 동원해 국민들로부터 금을 거둬들이고 금괴로 만들어 중앙은행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금리를 인상하고 나선 주요국들과 달리 터키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정책을 펴온 탓에 리라화 가치는 크게 폭락했습니다.

🤖🚖 운전 기사 없이 자율주행하는 ‘로보택시’를 빠르면 다음달부터 서울 강남에서 탈 수 있게 됩니다. 서울시가 강남구 강남대로 테헤란로 언주로 등 주요 도로와 그 주변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 나선다는데요. 스마트폰 앱으로 불러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릴 수 있으며 요금은 무료라네요.